[기자메모] 은혜, 빛바랜 5월

신연경 2025. 6. 8.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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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의 은혜는 하늘 같아서 우러러 볼 수록 높아만 지네'

매년 5월 15일 스승의 날이면 교실에 울려 퍼지는 노래의 한 소절이다. 학창 시절, 이날을 떠올려보면 반 친구들과 모여 선생님께 드릴 손편지를 쓰고, 카네이션을 준비했던 추억이 생생하다.

고맙게 베풀어 주는 신세나 혜택을 뜻하는 은혜(恩惠)의 뜻을 담아 교권 존중과 스승 공경의 사회적 풍토로 만들어진 날이지만, 올해는 경기도 내 학교에서 안타까운 소식으로 쓰라린 상처를 안겨줬다. 유독 은혜가 빛바랜 5월이었다.

지난달 시흥시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한 학부모가 출입 절차를 지키지 않고 찾아와 교사에게 고성을 지르고 항의하는 일이 발생해 해당 교사를 포함한 8명이 교육활동침해로 신고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학생이 수업 중 교사를 향해 발길질 하거나 폭행하는 일도 있었다.

의왕시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3학년 학생이 단원평가 결과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시험 다 맞았다'며 교사의 무릎과 손, 발목 등을 주먹과 발로 때렸고, 수원시에서는 중학교 2학년 학생이 체육 수업 시간 중 '교육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교사에게 야구방망이를 휘두르는 돌발행동을 벌였다.

가장 안전해야 할 학교. 지난 한 달간 경기교육 현장에서 만난 교사들은 학교의 안전은 학생과 학부모, 교직원 등 교육공동체가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은 빠른 시일 내 전문가와 협의해 교사들이 안심할 수 있는 교육환경을 만들기 위한 체계적인 보완책을 제시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달 4일 출범한 새 정부도 '교사와 학생이 모두 편안한 학교문화를 만들겠다'며 교권보호강화, 학교안전강화, 정부책임형 유보통합 추진 등 교육 분야 공약을 내걸었다.

내년 스승의 날엔 교사들이 보람과 자부심을 느끼며, 학생들과 함께 웃음꽃 피는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올해보다 더 안전한 교육 환경이 마련되길 바란다.

신연경 사회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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