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시내버스 파업 '기후 위기' 화두 남겼다

안지산 기자 2025. 6. 8.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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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 동안 승용차로 도로 혼잡·탄소 배출↑
누비자 등 대체 교통수단은 활용률 올라가
창원, 인구 대비 승용차 많은 지역 상위권
“승용차 불편하고 대중교통 편한 구조 가야”
2일 창원시 시내버스 노조가 파업을 풀고 정상 운행에 들어갔다. 창원시 마산합포구 경남대학교 앞 정류소로 시내버스가 지나가고 있고 버스정보시스템도 정상 작동하고 있다./김구연 기자

창원 시내버스 파업은 '대중교통과 기후위기' 문제를 수면로 끄집어 올렸다. 이는 환경적인 측면에서 보더라도 승용차 아닌 대중교통 정책 강화 필요성으로 귀결된다.

창원 시내버스는 노조 파업으로 지난달 28일 오전 5시부터 이달 2일 오후 4시까지 시내버스 운행이 멈췄다. 승용차가 도로에 쏟아져 나왔다. 출퇴근 시간대 도로는 평소와 비교해 극심한 혼잡을 빚었다.

정우정(31·창원시 마산합포구) 씨는 "차량이 확실히 많아졌다는 걸 체감했고, 실제 출퇴근 시간도 10분이면 됐는데 그 이상 걸렸다"며 "평소 시간만 생각하고 출근길에 나섰다가 지각한 회사원도 많았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김해시민 박모 씨는 평소 40분 출근길이 1시간 5분가량 걸렸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는 현실적인 불편함 그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즉 수소와 전기버스 등 청정 연료로 달리는 시내버스가 멈춰 서면서 휘발유·경유 등을 사용하는 내연기관 차량 운행이 늘면서 쏟아지면서 탄소배출 또한 증가했다.

창원시내버스협의회 관계자는 "창원 시내버스는 친환경 에너지로 운행되기에 지역 탄소중립에도 큰 공헌을 하고 있다"며 "시내버스가 멈춘 기간 전세버스가 일부 노선을 대체했는데, 전세버스 대다수가 경유를 연료로 쓰기에 매연을 더 뿜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권 경남기후위기비상행동 대표는 "전기·수소차 대체가 아직 이뤄지지 않은 가운데 시내버스 파업으로 휘발유·경유 등 내연기관 차량이 거리로 쏟아졌다"고 짚었다.
창원기후행동 관계자들이 기후위기 대응을 촉구하고 있다. /최석환 기자

시민은 대중교통 발이 묶이자 걷거나 누비자(창원형 공유 자전거) 이용을 택하기도 했다. 창원레포츠파크가 집계한 누비자 이용률을 보면, 창원 시내버스가 멈춘 6일간 누비자 이용률은 11만 5413대였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9만 1265대)보다 26.5%(2만 4148대)나 증가한 수치다. 창원레포츠파크 관계자는 "이는 창원 시내버스 파업 여파 때문으로 보인다"라고 해석했다.

시내버스 파업 기간 누비자 누리집에는 '터미널에 자전거가 한 대도 없다', '파업 기간 원활한 누비자 배치가 필요하다'는 시민 의견·문의가 잇따랐다. 누비자가 파업 기간 대체 교통수단으로 한몫한 것이다.

창원은 인구 수 대비 자동차가 많고 대중교통 분담률이 적은 지역으로 전국에서 손에 꼽힌다. 국토교통부·창원시 자료를 보면, 5월 기준 창원시 차량 등록 대수는 69만 4143대고, 인구는 99만 5372명이다.

창원 1인당 등록 자동차 수는 0.69대로 다른 특례시 4곳(고양·수원·용인·화성) 대비 0.12~0.23대 더 많다. 창원시 대중교통 분담률은 국내 평균보다 낮은데, 인구당 등록 자동차 수는 계속 늘고 있어 '승용차 없이 다니기 불편한 도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는 곧 '기후 위기' 해결에도 역행한다. 이에 창원시가 승용차 아닌 대중교통 중심 정책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오래전부터 이어졌다.

국외 사례를 보면, 프랑스 파리는 2014년 안 이달고 시장 취임 후 친 대중교통 정책을 펼쳤다. 극심한 차량 정체와 도시 혼잡을 줄이고 보행·자전거 위주 이동 수단만으로 15분 이내 생활권을 만드는 '15분 도시' 정책이었다. 파리는 도로 대부분 차량 통행 제한속도를 시속 30㎞로 낮추고 주차공간을 없애거나 대형 SUV(스포츠 유틸리티 차량)에 주차요금 3배를 물렸다. 대중교통을 활성화하고자 자동차 도로를 자전거 전용이나 보행자 전용으로 바꾸면서 10년 후 미세먼지 농도가 45% 감소했다.

박종권 대표는 "프랑스 파리는 개혁적인 대중교통 정책으로 기후 위기 대책을 잘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며 "다만 창원은 대중교통이 시내버스뿐이고 파리는 지하철, 버스, 트램 등을 고루 갖춘 도시기에 정교한 비교에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창원도 S-BRT(간선급행버스체계) 확장, 누비자 활성화 등으로 대중교통 분담률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시내버스 파업이 기후 위기에도 경종을 울린 만큼, 재정 부담 관점에서 벗어나 준공영제를 더 강화하고 과감한 공영제 시행까지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지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