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심전심…'산재 1위' 악순환 끊을 기회

김현우 기자 2025. 6. 8.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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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사망 사고 '연 200명대'
지자체 차원 감축 대책 한계
李 대통령, 안전한 나라 약속
강력한 국가적 개입 가능성
▲5월 19일 오전 3시쯤 시흥시에 위치한 SPC삼립 시화공장에서 윤활 작업 중이던 50대 여성 근로자 A씨가 컨베이어 벨트에 끼여 숨지는 사고가 났다.  사진은 사고가 난 기계의 모습.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 취임 이후 변화를 짐작할 수 있는 경기도 민생 현안 중 하나로 '산업재해'가 유력하게 꼽히고 있다. 산업현장이 집중돼있는 경기지역은 매년 '노동자 사망사고가 가장 빈번한 곳'으로 분류돼왔다. 이 대통령은 산재의 악순환을 끊어내기 위해 강력한 국가적 개입은 물론, 지방자치단체 사업 지원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

▲'산재 사망 1위' 경기도, 지난해는 더욱 증가

8일 인천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대한민국 산업재해 사망사고 만인율(노동자 1만명 당 사망자)은 2015년 0.53명에서 10년간 계속 내려가는 추세였다. 가장 최근 발표된 2024년 통계에선 0.39명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한 국가들의 평균 사망사고 만인율은 0.29명이다. 0.1명 차이가 난다.

산업재해 1위는 경기도다. 질병을 제외한 사고사(떨어짐·끼임·부딪힘 등)의 경우, 도내에서 1년마다 200명대의 노동자가 목숨을 잃고 있다. 2020년 235명, 2021년 221명, 2022년 256명, 2023년 222명, 2024년 242명으로 집계됐다.

전국 17개 시·도 통틀어 200명대인 곳은 경기도가 유일하다. 다음으로 많은 서울시도 100명을 넘기지 않는다. 도는 이천 한익스프레스 물류창고 화재(38명 사망), 화성 아리셀 일차전지 제조공장 화재(23명 사망) 등 예방 시스템 부족으로 일어난 대형 산재 사고도 끊이지 않았다.

도는 2020년부터 지자체 차원에서 산업재해 발생 감축에 나선 바 있다. 대표적으로 건설업·제조업 등 산업체에서 전문 인력이 직접 위험 요인을 파악한 뒤 개선을 요구하는 '노동안전지킴이 제도'가 있다. 올해 기준으로 31개 시·군에서 112명이 활동하고 있으며, 누적된 개선 실적만 23만6500여 건에 달한다.

민간과 협력, 노동자를 대상으로 안전교육을 실시하는 '산재 예방사업'이나, 법률 상담·권익 구제를 돕는 '노동상담소'를 운영하는 등 다각도의 노력도 폈다. 200억원 규모의 산업재해 예방자금도 마련했다. 해당 자금은 노동자 작업 환경 설비개선에 쓰인다.

하지만 산재는 도무지 줄지 않았다. 도는 애초 지난해 사망사고 사망자를 224명까지 낮출 방침이었다. 결과는 242명으로 나오면서 목표치보다 18명이나 증가했다. 내년엔 사고사에 대한 사망 만인율을 OECD 회원국 평균인 0.29명까지 낮출 계획이었는데, 현 추세를 고려했을 때 이 또한 성공이 불투명하다.

▲대통령 효과 기대…수많은 사업체 관리가 '관건'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선거운동 과정에서 산재 예방의 필요성을 수차례 강조했다. 선거 당일인 지난 3일 발표한 첫 메시지도 산재와 연결돼있었다. 그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노동자의 죽음이 계속되는 한, 우리는 '산재공화국'이라는 오명을 벗을 수 없다"며 "노동자가 안전한 대한민국은 반드시 실현해야 할 국가의 책임"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 당사자도 산재 피해자다. 중학생 시절 공장에서 소년공으로 일한 그는 프레스기에 팔이 끼며 비틀어지는 사고를 당했다. 후유증으로 6급 장애 판정을 받았다.
▲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취임선서식을 마치고 청소근로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차기 정부에서 대책이 기대되는 이유다. 문제는 도내 산업체가 관리할 수 있는 범위를 뛰어넘는다는 점이다. 한국산업단지공단이 추린 지난해 4분기 산업단지 현황을 보면 도는 202개소, 면적 25만9748㎡로 전국 최대급이었다. 중소기업도 경기도가 약 210만개, 전국 25%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집권했던 지난해는 정부의 산업안전 감독 제도인 '안전보건지킴이'가 폐지되기까지 했다. 14년이나 운영됐던 사업이다. 이에 경기도를 비롯한 지자체의 책임은 더 커졌다.

도를 비롯한 각 지자체는 산업현장 관리 인력 운영에 투입할 수 있는 예산 지원은 물론, 실질적인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는 요구를 하고 있다.

실제로 이 대통령의 공약에는 '지방공무원 노동 관련 특별사법경찰권 부여', '감독 인력 대폭 증원'이 포함됐다. 고용노동부는 과거부터 산업체 위법 처분 등의 주요 노동 분야 권한을 지자체와 공유하는 방안을 두고 부정적인 입장이었다.

도 관계자는 "현 지자체 권한이나 예산 시스템으로는 사전 예방에 한계가 있는데, 대통령 공약에 따라 정부 입장이 달라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현우 기자 kimhw@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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