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약없는 '평택함 해양안전체험관' 이번엔 특혜 논란

류제현 2025. 6. 8. 16:03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퇴역 해군 구조함 민간 공모 사업
2023년 민간공모 당시 1곳만 응모
경쟁 없이 '형식적 연장 불과' 비판
손해방지 재정 안전장치도 없어
평택시 "보증금 명시 없어 몰랐다" 해명
건조한 지 58년 된 퇴역 해군 구조함 '평택함'이 해양안전체험관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평택항 친수공간에 거치돼 있다. 사진=류제현기자

평택시가 추진 중인 '평택함 해양안전체험관' 사업이 졸속 행정(중부일보 6월 3일자 12면 보도)에 이어 특혜 시비 논란이 일고 있다. 수십억 원의 시민 혈세가 투입된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사업자가 사업 포기나 불이행 시, 시가 입는 손해를 방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인 협약이행보증서조차 받지 않고 민간사업자와 협약을 체결한 사실이 드러나면서다.

9일 평택시에 따르면 시는 해군으로부터 퇴역 구조함을 무상 대여받아 평택함 해양안전체험 공간을 조성하는 민간공모 사업을 추진했다. 시와 민간사업자와 각각 20억 원, 25억 원을 부담하는 구조로 협약을 체결하고, 이후 경기도 특별조정교부금 9억 원까지 확보해 추가 지원에 나섰다.

문제는 2023년 3월 민간공모 절차부터 시작됐다. 시가 실시한 민간공모에는 A 사단법인 단 한 곳만 응모했다. 시는 경쟁을 유도하기 위한 재공고나 심사 보완 없이 공모기간만 형식적으로 1주일 연장하고 이 협회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그대로 실시협약을 체결했다. 이 때문에 실질적 경쟁이 없는 상황에서 '형식적 연장에 불과한 들러리 절차'였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더 심각한 문제는 협약 체결 당시 법적 재정 안전장치를 무시했다는 점이다. 시가 배포한 공모지침서 제23조에는 협약 체결 시 민간사업자로부터 전체 사업비의 10%에 해당하는 협약이행보증금을 현금 또는 보증서로 예치받도록 명시돼 있다. 이는 사업자가 사업 포기나 이행 불이행 시 시가 입는 손해를 방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다. 실제로 평택시는 협약서에 명시가 없다는 이유로 이를 받지 않았다. 그 결과 사업 실패 시 모든 책임과 손해는 고스란히 시가 떠안게 되는 구조가 됐다.

업계 관계자는 "단독 응모 상황에서 협약을 강행한 것은 전형적인 특혜 행정을 펼친 것"이라며 "보증 없는 협약은 공공사업을 무방비 상태로 민간에 위탁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시민사회 반응도 싸늘하다. 김광태 평택시민단체협의회장은 "수십억 원의 예산이 들어가는 사업이 처음부터 이 사업에 관여한 협회만 단독 응모하고 협약한 건 명백한 특혜 논란이 있을 수 있다"며 "사업이 과연 완공될 수 있는지, 누가 책임질 건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성토했다.

이에 대해 평택시 관계자는 "민간공모사업에 추가 응모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해 공모기간만 연장했고, 보증금은 협약서에 명시되지 않아 몰랐다"고 답했다.

류제현 기자

Copyright © 저작권자 © 중부일보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