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슷한 듯 다른 향긋한 살구·매실…입맛 깨우는 레시피 출동
연한 주황색 껍질에 아이 같은 솜털 덮여
베타카로틴 풍부…비타민A·E 눈에 도움
씨는 ‘행인’이라 불리며 한약재로 사용돼
꾸덕한 요구르트·꿀 곁들여 건강식으로
싱그러운 초록빛 ‘매실’
청매실, 옅은 초록 신맛 강하고 과육 단단
황매실, 익을수록 노란빛 띠며 단맛 강해
‘유기산’ 성분 위액분비 도와 소화불량 개선
설탕·올리고당 넣어 청 담가 6개월 숙성
6월, 새콤달콤하고 야무진 핵과류의 계절이 왔다. 핵과류는 부드러운 과육 속에 크고 단단한 씨(핵)를 품은 열매로, 매실·살구·복숭아·자두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매실과 살구는 손안에 쏙 들어오는 크기와 수채물감을 푼 듯 고운 빛깔로,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질 만큼 사랑스럽다. 향긋한 매실과 살구로 여름을 맞이해보자. 각기 다른 매력을 지닌 두 과일에 대해 알아보고 달콤한 요리법도 함께 소개한다.

이름부터 ‘살구’라니, 어쩜 이토록 예쁠까. 노랑 한방울 섞인 연한 주황색 껍질에 동글동글한 모양. 들여다보면 아기 볼처럼 보드라운 솜털이 있다. 코를 가까이 대면 싱그럽고 상큼한 향이 난다. 반으로 가르면 주황색 속살과 갈색 씨가 보인다. 부드러운 과육은 향에 비해서는 맛이 강하지 않지만 달고 새콤하다.
살구는 ‘만금’ ‘하코트’ ‘초하’ ‘니코니코트’ 등 품종도 다양하다. 자두와 교집한 신품종 ‘플럼코트’도 인기다. 수확 시기는 빠르면 6월초부터 시작해 약 한달간 이어진다. 구입할 땐 껍질에 상처가 없고 단단한 것이 좋다. 금방 물러질 수 있으니 약간 덜 익은 상태로 사서 실온에서 후숙시키는 것도 방법이다. 달콤한 과육에 벌레가 잘 꼬이기 때문에 밀폐용기에 담아 냉장 보관하는 게 좋고, 실온에선 일주일 정도가 적당하다.
살구에 들어 있는 베타카로틴은 당근이나 고구마와 같은 황색 과채류에 있는 항산화 성분이다. 농촌진흥청 국가표준식품성분표에 따르면 살구엔 100g당 2280㎍(마이크로그램)이 함유돼 있어 과일 중에서 높은 수준이다. 또한 비타민A와 E가 많아 눈 건강에 도움을 주고 칼슘·미네랄·섬유질도 고루 들어 있어 작지만 영양이 풍부한 과일이다. 열량은 100g당 30㎉ 수준으로 낮아 부담이 없다.
잘 익은 살구는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은 뒤 두 손으로 잡고 꼭지를 중심으로 살짝 힘을 주면 깔끔하게 반으로 갈라지면서 씨가 드러난다. 씨는 한방에서 행인(杏仁)이라 해 약재로 쓴다. 얇은 살구 껍질은 향이 강하고 영양소도 풍부하니 껍질째 즐기는 걸 추천한다.

신선한 살구는 그대로 먹어도 맛있지만, 갖가지 디저트에 요리조리 활용해볼 수 있다. 설탕에 조린 살구잼은 달큼한 향과 함께 부드럽게 씹히는 과육이 매력적이다. 바삭하게 구운 식빵 위에 크림치즈를 바르고 살구잼을 듬뿍 올리면 커피나 우유와 잘 어울리는 간식이 완성된다. 상큼하게 먹고 싶다면 그리스식 요구르트와의 조합도 훌륭하다. 살구를 반으로 자른 후 씨를 뺀 자리에 꾸덕꾸덕한 요구르트를 채워 넣는다. 여기에 취향에 따라 고소한 그래놀라와 달콤한 꿀이나 알룰로스를 곁들이면 건강한 여름 디저트가 된다.
김보경 기자 bright@nongmin.com

“널 깨물어주고 싶어.” 2000년대 초 화제가 된 매실 음료 광고 문구처럼 앙증맞은 매실. 싱그러운 초록빛을 띠면서 지름은 3㎝ 내외로 자그마하다. 매실을 가르면 껍질보다 옅은 초록색의 과육이 드러난다. 한입 베어 물면 화들짝 놀랄 정도로 신맛이 강하다. 생으로 먹지 않고 주로 청이나 장아찌로 담가 먹는 이유다.
매화나무의 열매인 매실은 처음에 초록색을 띠다가 노란색으로 익어간다. 5월 하순에서 6월 중순에 수확한 초록색 매실을 ‘청매실’, 6월 중순에서 7월 상순까지 기다려 노란색으로 익은 매실을 ‘황매실’이라고 한다. 황매실은 청매실에 비해 신맛은 약하고 단맛이 강하며 과육이 부드럽다. 이는 잼이나 주스를 만드는 데 쓴다.
배탈이 났을 때 매실청을 물에 타 마신 경험이 한번쯤 있을 것이다. 매실에 풍부한 유기산은 위액 분비를 도와 소화 불량을 개선한다. 체내에 쌓인 젖산과 암모니아를 분해하고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해 피로 해소에도 효과적이다. 또 매실 속 식이섬유는 장운동을 도와 변비나 설사를 완화한다. 항균 성분도 들어 있어 장내 유해균 증식을 억제한다.
매실청을 담글 땐 이쑤시개로 꼭지를 제거하면 쓴맛이 줄어든다. 매실청에 물이 들어가면 곰팡이가 생길 수 있으므로 매실과 용기를 세척하고 나선 물기를 바짝 말린다. 전남 광양청매실농원의 홍쌍리 명인은 설탕과 함께 올리고당을 사용한다. 올리고당은 설탕보다 단맛이 적고 부드러운 맛을 낸다. 매실과 설탕, 올리고당의 비율(무게)은 2:1:1이 적당하다. 매실과 설탕, 올리고당을 켜켜이 쌓고 맨 마지막엔 매실이 공기와 닿지 않도록 설탕을 두껍게 덮는다. 발효 과정에서 가스가 생기므로 처음 이틀간은 뚜껑 대신 창호지를 덮어둔다. 100일 후 매실은 건져내고 매실청은 최소 6개월 이상 숙성 후 사용한다.

매실을 6등분해 씨를 제거하고 설탕과 1:1 비율로 섞어 6개월간 냉장 보관하면 장아찌가 완성된다. 밥에 잘게 다진 장아찌와 간장·김가루·참기름을 넣고 주먹밥을 만들면 여름철 불을 사용하지 않고도 간편하게 한끼를 차릴 수 있다. 상큼한 감칠맛 덕분에 입맛 없을 때 먹기 제격이다. 샐러드 위에 장아찌를 썰어 올리고 매실청 5큰술과 간장·식초·참기름을 1큰술씩 넣은 드레싱을 뿌려 완성하는 매실 샐러드도 별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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