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이적, 글쓰기' 류승우가 직접 답했다 "아직 31세, 내 인생 정점 오지 않았다고 생각"...열심히 뛰고 부지런히 적는 이유 [박윤서의 판타지스타]

박윤서 기자 2025. 6. 8.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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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RTALKOREA] 박윤서 기자= 류승우. 잊을 수 없는 이름 석 자다.


류승우는 일찍이 축구 천재로 불리며 혜성처럼 등장했다. 2013년 겨울 제주 유나이티드(現 제주SK FC)를 떠나 독일 분데스리가 명문 바이어 04 레버쿠젠으로 이적하며 주목받았다. 그해 7월엔 U-20 월드컵에서 2골을 기록해 한국을 8강으로 이끌었다.

어언 10년이 지났다. 누구보다 화려하던 앳된 소년의 이야기는 이제 과거가 됐다. 축구계에선 번뜩이던 재능들이 부족한 몸 관리, 불성실한 태도 등으로 이른 나이에 은퇴를 결심하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류승우는 달랐다. 1993년생, 소위 베테랑이란 칭호가 붙는 나이에도 여전히 현역 축구 선수로 활약하고 있다. 인터뷰를 통해 그 이유를 짐작할 수 있었다. 삶을 바라보는 특별한 사고방식, 인생 전반에 대한 진취적인 태도, 여러 좌절에도 굴하지 않는 도전 정신 등이 돋보였다. 스포탈코리아 취재진과 류승우가 나눈 대화 가운데 일부를 전한다.


류승우의 올 시즌.

류승우는 현재 태국 프로축구 1부리그(타이리그1) 콘캔 유나이티드에 몸담고 있다. 이들은 올 시즌 리그 30경기에서 4승 6무 20패 (승점 18)로 최하위에 그쳤다. 안타깝게도 다음 시즌 강등이 확정됐다.


그럼에도 개인 퍼포먼스는 준수했다. 25경기에 출전해 4골을 기록했다. 특히 인상적인 대목은 시즌 막바지 활약이 압권이었다는 점에 있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점차 경기력을 끌어올리더니 리그 막판 3경기에 3골을 몰아넣었다. 최종전에선 멀티골을 신고하며 건재함을 입증했다. 다음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기 충분한 활약이다.


Q. 근황을 묻고 싶다. 태국에서 첫 시즌을 보냈다.


태국은 추춘제라 지난해 8월부터 리그를 시작해 5월에 시즌이 끝났다. 태국 1부리그, 첫 시즌을 무사히 마치고 얼마 전 한국으로 귀국해 휴가를 보내고 있다.


Q. 첫 시즌이 끝난 소감은 어떠한가. 태국 생활 그리고 국내 무대와의 차이점 등을 듣고 싶다.

큰 부상 없이 시즌을 잘 마친 것 같아서 다행이다. 처음엔 새로운 국가로 이적을 두고 걱정이 많았다. 막상 가보니 생각보다 환경 및 날씨가 좋았다. 음식도 입에 잘 맞아서 적응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


아무래도 태국은 K리그와 비교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수준 면에서 차이가 있는 게 사실이다. 다만 계속해서 리그 발전에 힘을 쓰고 있고 투자도 늘어나고 있다. 과거보단 많이 올라왔다고 본다. 당장 최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엘리트(ACLE) 무대에서 부리람 유나이티드가 8강에 진출했다. 동남아 축구 수준이 많이 올라왔음을 알 수 있는 대표적인 예로 꼽고 싶다.


Q. 4월에만 3골을 기록했다. 시즌이 끝날 무렵 컨디션이 올라온 것 같다. 현재 몸 상태는 어떻게 보고 있으며 휴식기 운동 계획은 어떠한가.

몸 상태는 정말 훌륭하다. 후반기 들어 컨디션도 너무 좋았다. 경기력과 골 감각 모두 상승가도를 그리는 타이밍에 시즌이 종료되어 아쉬움이 컸다. 한국에 돌아온 후 2주 정도 스스로에게 휴식을 줬다. 푹 쉬었고 다시 훈련을 시작했다. 좋은 몸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신경 써서 관리하고 있다. 특히 근력과 컨디션이 떨어지지 않게 집중하고 있다.


Q. 콘캔 유나이티드가 강등됐다. 다음 시즌 거취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

아무래도 팀이 강등되면서 잔류가 어려워진 게 사실이다. 모든 팀이 그렇듯 강등은 재정을 열악하게 만든다. 후반기 들어 팀이 강등권 경쟁을 펼치던 시기에 부상이 있었다. 컨디션이 한창 좋았던 시점이다. 팀에 도움이 되고 싶었는데 잠시 이탈할 수밖에 없어 미안한 마음이다.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다시금 팀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열린 마음으로 에이전트와 소통하고 있다.


Q. 류승우 하면 글 쓰는 축구 선수로 불린다. 현역 축구 선수가 타국에서 이토록 꾸준히 글을 쓰는 일은 쉽지 않을 것 같다. 어떤 동기부여에서 시작된 일인지 궁금하다.


30대로 접어들면서 내 인생을 많이 되돌아보고 있다. 축구 선수는 하루에 운동하는 3~4시간을 제외하면 여가 시간이 많은 편에 속한다. 20대 때는 끊임없는 경쟁과 스트레스로 나에게 주어지는 여가 시간을 의미 없게 보냈던 것 같다. 대부분은 친구들과 밥을 먹고 커피를 마시거나 집에서 OTT 또는 스마트폰을 보며 시간을 보냈다.


어느 순간 내가 계속 이렇게 살아도 되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축구 선수는 오래 할 수 있는 직업이 아니다. 제2의 인생도 준비해야 하는 시점이었다. 문득 내게 주어진 여가 시간을 의미 있게 보내자는 마음이 들었다.

마침 친구 연제민(화성FC)도 블로그를 하고 있었다. 자연스레 관심이 생겼고 도움을 받아 꾸준히 글을 쓰기 시작한 것 같다. 사실 계속해서 글을 쓰는 이유와 목적은 정해두지 않았다. 내 블로그만 봐도 알겠지만, 전부 부족한 글이다. 그냥 자신과의 약속인 것 같다. 집에 누워서 스마트폰과 함께 시간을 낭비하는 것보단 하루에 한 가지라도 의미 있는 일을 꾸준히 해보자는 마음에서 비롯됐다.


글을 적는 게 생각보다 재밌었다. 쓰다 보니 책을 찾게 됐고 관심사가 좋은 쪽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인생이란 게 사소하고 작은 것들 하나하나가 모여 연결고리가 되고 큰일이 된다는 걸 깨달았다.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단 무엇이든 해보자는 마음이 꾸준히 글을 쓰게 만드는 원동력인 것 같다.


Q. 다음 시즌 혹은 선수 생활 가운데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이루고 싶은 목표라기보단 사랑하는 축구를 오랫동안 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쉬고 있는 휴가 기간에도 축구가 하고 싶고 경기장이 그립다. 축구 선수라면 누구나 국가대표, 우승, 해외 진출을 꿈꾼다고 생각한다. 나 또한 마찬가지다. 하지만 내가 정말 사랑하는 축구를 부상 없이 최대한 오랫동안 하는 게 가장 큰 바람이자 목표이다.


Q. 축구 선수 류승우가 꼽는 인생의 정점은 어느 순간이었는지 묻고 싶다.

축구를 하면서 영광스럽고 자랑스러웠던 순간이 많았지만, 아직 31세다. 내 인생의 정점은 오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선수 생활을 하며 이루고 싶은 것도 남아 있다. 은퇴 후엔 제2의 인생도 멋지게 잘 살고 싶은 욕심이 크다.


"누구에게나 환상적인 혹은 그렇게 기억될 순간이 있다"


판타지스타는 흔히 'Fantasy star'=Fantasy+star라는 의미로 알려져 있다. 다만 본래 'Fantasista'=Fantasia+지시대명사 –ista의 합성어다. 우리말론 '위대한 사람', '다재다능한 사람'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


현대에선 주로 무에서 유를 만드는 이들에 대한 찬사로 쓰인다. '박윤서의 판타지스타'는 두 가지 의미를 모두 담아 이들을 조명한다. [편집자주]


사진=콘캔 유나이티드 SNS, 게티이미지코리아, 류승우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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