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7 정상회의 가는 한국 대통령 [김태훈의 의미 또는 재미]
1975년 미국, 일본, 독일(당시 서독),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6개국 정상이 프랑스에 모여 회의를 열었다. 브레턴우즈 체제 붕괴(1971) , 1차 석유파동(1973) 등을 겪으며 새로운 국제경제 질서 형성에 관해 논의가 절실했기 때문이다. 미국의 강력한 요구로 이듬해인 1976년부터 캐나다도 이 모임에 포함됐다. 주요 7개국(G7)이란 개념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말 그대로 세계 최고 선진국들만 참여하는 클럽인 만큼 그 정상회의가 열리면 회원국이 아닌 나라들 언론의 시선도 집중된다. 1980∼1990년대 우리 외무부(현 외교부)에선 장관, 차관, 차관보 등 부처 핵심 인사 7명을 ‘G7’이란 약칭으로 부르곤 했다. 우리도 거기에 끼고 싶다는 외교관들의 부러움이 반영된 농담일 것이다.

2023년 G7 정상회의는 일본이 의장국을 맡아 그해 5월 히로시마에서 개최했다. 일본은 ‘G7이 한국을 새로 가입시켜 G8로 확대해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반대 입장을 명확히 한 바 있다. 그래도 윤석열정부 들어 한·일 관계가 크게 개선됐다고 여긴 일본은 한국에 초대장을 보냈다. 당시 윤석열 대통령은 G7 회원국과 비회원국이 함께한 확대 정상회의에서 ‘법치에 기반한 국제질서’를 주제로 연설했다. 일본을 비롯한 여러 나라 정상과도 양자회담을 가지며 국제사회에서 존재감을 올렸다. 이를 계기로 한국까지 포함한 G8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여론이 차츰 확산하던 시점에 12·3 비상계엄 사태로 우리 국격이 추락한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김태훈 논설위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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