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는 보호할 가치가 있을까…김기창 첫 SF '화성의 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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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열대화로 인해 대홍수가 발생하며 인류가 멸망할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커진 서기 2068년, 화성에 인류의 거주지를 확보하기 위해 탐사대가 파견된다.
두 대의 탐사선이 착륙에 실패한 끝에 비로소 3호기가 화성에 발을 내딛게 되고, 20명의 대원은 국적이나 성별을 짐작할 수 없는 '그레이', '핑크', '퍼플', '아이보리', '그린' 등의 이름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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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의 판다' 표지 이미지 [프시케의숲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6/08/yonhap/20250608080104412uqbx.jpg)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기후 열대화로 인해 대홍수가 발생하며 인류가 멸망할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커진 서기 2068년, 화성에 인류의 거주지를 확보하기 위해 탐사대가 파견된다.
두 대의 탐사선이 착륙에 실패한 끝에 비로소 3호기가 화성에 발을 내딛게 되고, 20명의 대원은 국적이나 성별을 짐작할 수 없는 '그레이', '핑크', '퍼플', '아이보리', '그린' 등의 이름을 쓴다.
대원들이 작물을 키우고 화성 지형을 탐사하던 중 지체 장애를 가진 대원 '핑크'가 독단적으로 임무를 이탈해 돌연 자취를 감추고 화성 올림푸스몬스(올림푸스산) 정상을 향하는 사건이 벌어진다.
김기창의 신작 장편소설 '화성의 판다'(프시케의숲)는 인류가 존속해야 하는 이유와 그 가능성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SF(과학소설)다.
이 소설은 화성 탐사 대원이자 소설가인 '그레이'가 200일 동안 지구에 있는 사람들과 동료 대원들에게 보낸 서간문의 형식이다. 그의 이메일을 통해 핑크의 이탈, 아이보리의 죽음, 그레이의 과거 등 여러 서사가 펼쳐진다.
핑크가 이탈하자 그의 돌발 행동을 둘러싼 여러 추측이 난무하는데, 그가 다른 대원보다 먼저 올림푸스몬스를 정복해 지구에 있는 자기 조국의 깃발을 꽂으려 한다는 의혹이 싹튼다.
그간 발표한 소설들에서 국가와 개인, 사회와 개인 사이의 관계를 탐구해온 김기창은 이번 '지구의 판다'에서도 개인이 늘 국가와 사회를 위한 희생과 노력을 강요당하는 모순을 조명했다.
예를 들어 그레이는 지구의 대통령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국가는 왜 존재하는 걸까요?"라고 물으며 "국가는 유효 기간이 만료된 장치"라고 단언한다.
그는 자연 파괴, 사회 양극화와 불평등, 각종 차별 등 지구의 국가들이 해소하지 못한 문제들을 거론하며 "국가는 어떤 문제도 해결하지 못했고 오히려 위 문제들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며 더 악화시켰다"고 꼬집는다.
냉소적인 그레이는 국가의 존재 이유를 묻는 것을 넘어 인류가 왜 존재해야 하는지 의문을 제기한다. 그는 '유엔화성이주기구'의 인구개발국 국장에게 보낸 이메일에 이렇게 적었다.
"개인적으론 이런 고민도 다시 슬그머니 고개를 내미는군요. 인류는 과연 보호할 가치가 있는 존재인가?"
2014년 오늘의 작가상을 받으며 데뷔한 이래 여러 장편을 펴낸 김기창이 SF를 발표한 건 이번 '화성의 판다'가 처음이다. 그간 '모나코'와 '방콕', '마산' 등의 소설에서 도시를 깊이 탐구했던 작가는 이번 작품의 배경으로 화성을 선택했다.
이 소설은 시간적으로 미래, 공간적으로 화성이라는 낯선 시공간을 배경으로 하지만, 작가는 과학적인 상상력에서 나오는 쾌감 또는 화려한 배경 묘사보다 '인간이란 무엇인가' 하는 인문학적인 문제에 더 주목한다.
작가는 기후 위기와 환경 파괴, 장애, 차별과 혐오, 전체주의 등 우리 시대 지구인이 당면한 문제를 미래 화성인의 관점에서 바라본다. 이는 절대 외면해서는 안 되는 여러 문제에 더욱 큰 존재감을 부여한다.
김기창은 '작가의 말'에 "인류는 화성에 어떻게든 갈 것"이라며 "그러나, 그레이의 말투를 빌려 말하면, 그게 제일 중요한 일은 아니다"라고 썼다. 이어 "이 소설은 더 중요한 것은 무엇인지를 고심하며 화성인 그레이와 주고받은 편지나 다름없다"고 덧붙였다.
200쪽.
jae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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