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드시 여행을 떠나야만 깨달음 얻는 게 아닌데 또 체크인하는 이유 [여책저책]
우리는 매순간 행복할 수 있을까요. 항상 웃음 지으며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보다 나은 인생을 살고 싶은 희망은 누구나 가지고 있을 텐데요. 그 답을 찾기란 쉽지 않습니다. 책을 읽기도 하고, 인생 선배를 만나기도 하고, 가르침을 주는 영상을 보기도 하지만 맞춤형 해결책은 손에 잡힐 듯 잡히지 않습니다.

여책저책은 책 ‘열두 번의 체크인’과 ‘나는 아주, 예쁘게 웃었다’를 만나봅니다.
김미라 | 니케북스

그런 그가 이탈리아 시칠리아 여행길에 오른 뒤 엮은 여행기를 책으로 냈다. 저자의 시칠리아 이야기는 재미있다. 카타니아, 노토, 시라쿠사, 모디카, 라구사, 아그리젠토, 팔레르모, 체팔루, 타오르미나, 카스텔몰라, 팔라초 아드리아노. 이탈리아와 인연이 없는 사람이 보기엔 요리의 이름 같기도 한 도시 이름들이 시칠리아 편의 끝에 이르면 어느새 익숙하고 정다운 울림으로 기억된다.

시칠리아 여행의 전반에 흐르는 정서는 유쾌함, 홀가분함, 느긋함이 기본이다. 여기에 군데군데 등장하는 ‘시네마 천국’의 아련함이 함께한다. 여행을 많이 한 여행 전문가답게 길 위에서 희박한 확률로 만날 수 있는 운명적인 풍경이나 터무니없는 해프닝과 만나기도 한다. 한적한 길에서 마주친 말 세 마리의 기적적인 장면이나 3열로 주차된 차를 빼내는 시칠리아만의 특별한 방법 등 구석구석 저자만의 시선이 매력적이다.

저자가 이처럼 다양한 각도로 에피소드를 뿜어내는 원동력은 글감을 얻기 위해 치열하게 공부하기 때문이다. 소설, 에세이, 전문서적, 기관지 등의 책을 두루 섭렵하고 공연을 보고 여행을 해서 경험을 쌓는다. 이미 오래전부터 인정받고 많은 공감을 이끌어내는 작가이지만 이런 노력 덕분에 해를 거듭할수록 더 감동적인 글이 나올 수 있었다.
책을 덮으면 에릭 사티가 누구인지, 그의 음악은 어떠했는지, 오랑주리 박물관에 전시된 모네의 수련은 얼마나 아름다운지 알고 싶게끔 만든다. 이 책은 독자의 세계를 자연스럽게 넓히는, 독자 스스로 채울 수 있는 공간을 비워놓은 여행서다.
봉현 | 김영사

그러다 휴학을 한 뒤 무작정 비행기표를 끊고 독일 베를린으로 떠났다. 스마트폰은커녕 구글 지도도 없던 시절, 2년 가까이 베를린을 시작으로, 프랑스 파리, 스페인 산티아고, 이집트, 인도, 네팔 등 전 세계를 떠돌며 아무 계획 없이 발길 닿는 대로 걸었다.
낯선 곳에 있다고 해서 달라지는 건 없었다. 저자는 “떠나면 모든 게 새롭고 특별한 일의 연속일 줄 알았는데 결국 삶은 일상의 반복이었다”며 “모든 게 불행인 동시에 행복이었다. 우연이면서 필연이었고, 찰나이면서 영원이었다. 두려움은 경험이 되고 고통은 배움이 되었다”고 여정의 끝에 다다라 깨달음을 얻었다.

저자는 데뷔작 이후 ‘여백이’ ‘오늘 내가 맘에 든다’ ‘베개는 필요 없어, 네가 있으니까’ 등의 에세이집으로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그러다 13년 전 첫 작품을 전면 개정해 내기로 결심했다. 누구나 겪었을 방황의 시기에 어디서든 나로서 살아갈 수 있다는 단단한 응원을 건넨다.
저자는 “이 이야기는 13년 전 나의 이야기다. 돌아보니 인생에 두 번 다시 없을 반짝이던 시절, 2년 동안 세계를 떠돌면서 남긴 스물 몇 권의 스케치북을 다시 들여다보며 글과 그림을 다듬었다”며 “그때의 내가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있다. 이 책을 읽는 당신 또한 자신만의 어느 한 시절을 기억하며 어디서든 나 자신으로서 현재를 살아갈 수 있기를(바란다)”고 소개했다.

누구에게나 내가 존재하는 이유를, 인생의 의미를 알 수 없어서 불안했던 적이 있다. 반드시 여행을 떠나야만 어떤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확실한 건 내가 어디에 있든 나를 찾아낼 사람은 나뿐이라는 사실이다. 이 책은 나는 내 생각보다 강하고 깊은 마음을 가진 사람이라고, 힘 있는 응원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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