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홍명보호, 쿠웨이트전 '로테이션' 힘든 이유 '살얼음판 걷는 FIFA 랭킹'

김희준 기자 2025. 6. 7.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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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남자 축구대표팀 감독. 서형권 기자

[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홍명보호가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이란 성과를 냈다. 그러나 쿠웨이트전 로테이션을 돌리기에는 여전히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 우위를 점해야 하는 숙제가 남았다.


지난 6일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남자 축구대표팀은 어려운 이라크 원정에서 귀중한 승점 3점을 챙겼다. 경기 초반에는 이라크에 밀리는 양상이었으나 전반 26분 상대 공격수 알리 알하마디가 퇴장당한 뒤에는 줄곧 주도권을 잡았다. 골대 불운을 두 번 겪고도 대표팀은 후반 18분 김진규, 후반 37분 오현규의 연속골로 승기를 거머쥐었다. 이로써 홍명보호는 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하는 성과를 이뤄냈다.


대한민국 남자 축구대표팀. 대한축구협회 제공

쿠웨이트전은 대표팀이 로테이션을 돌릴 적기다. 한국과 쿠웨이트 모두에 남은 동기부여가 없기 때문이다. 한국은 이미 월드컵 본선에 직행하는 데다 승점 1점만 확보하면 조 1위까지 확정할 수 있기 때문에 무리해서 경기를 운영할 필요가 없다. 쿠웨이트도 지난 팔레스타인전 패배로 월드컵 본선 플레이오프조차 오르지 못하는 상황이라 이 경기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게 거의 없다.


하지만 한국이 마냥 로테이션을 돌리기에는 불안 요소가 남아있다. 바로 FIFA 랭킹이다. 현재 한국은 이라크전을 통해 FIFA 랭킹 포인트 8.75를 확보해 총 1,583.68점으로 22위에 올라있다. 그 뒤를 23위 오스트리아(1580.22), 24위 에콰도르(1572.69), 25위 호주(1569.38)가 추격하는 형국이다.


48개국 체제로 개편된 이번 월드컵에서 포트 배정은 10월자 FIFA 랭킹을 기준으로 한다. 1포트는 개최국 캐나다, 미국, 멕시코를 제외한 FIFA 랭킹 상위 9팀이, 2포트는 1포트에 포함되지 않은 FIFA 랭킹 다음 상위 12팀이 포함될 걸로 예상된다. 산술적인 계산으로는 21위까지 2포트에 드는 것인데 미국과 멕시코가 각각 15위, 16위에 있어 실질적으로는 FIFA 랭킹 23위까지 2포트에 포함될 걸로 예상된다. 한국은 아슬아슬하게 2포트에 걸쳐있는 셈이다.


한국이 2포트에 든다면 강팀을 피할 확률이 높아진다. 1포트에 개최국 3국이 포함되기 때문에 2포트에는 1포트만큼이나 강팀들이 포진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이 3포트에 든다면 더욱 까다로운 상대를 만나야 하는데, 2포트에 들 경우 이러한 불상사를 피할 수 있다.


홍명보 남자 축구대표팀 감독. 대한축구협회 제공

만약 한국이 지난 3월 A매치에서 2경기를 모두 이겼다면 쿠웨이트전에 한결 수월하게 로테이션을 돌릴 수 있었을 것이다. 한국은 FIFA 랭킹 78위 오만과 62위 요르단에 모두 비기며 랭킹 포인트를 10.56점 잃어버렸다. 같은 기간 24위 에콰도르가 7.82점, 25위 호주가 10.43점을 얻은 것과 대조적이다. 순위는 유지했지만 바로 밑에 있는 국가에 추격을 허용한 건 분명 아쉬운 일이다.


이번에 쿠웨이트에 승리하면 한국은 3.4점을 추가해 FIFA 랭킹 포인트가 1587.08이 된다. 이 경우 이번 A매치 2경기에서 승리 시 도합 11.07점을 얻는 23위 오스트리아와 현재 격차가 3.46에 불과하므로 오스트리아에 22위를 내주는 건 확정적이다. 24위 에콰도르가 페루와 경기에서 승리하면 10.49점을 추가로 획득해 1583.18점이 된다. 한국과 격차가 4점 정도로 줄어드는 것.


또다른 변수는 월드컵 예선이 지역마다 다른 시기에 끝난다는 점이다. 한국은 6월 A매치를 끝으로 더이상 중요도가 높은 경기를 치르지 않는다. 반면 유럽에 있는 오스트리아는 올해 3월에야 월드컵 예선을 치르기 시작했고, 에콰도르는 9월 A매치까지 월드컵 예선을 이어간다. FIFA는 랭킹 포인트를 계산할 때 월드컵 예선에 경기 가중치를 25로 배정한 반면 일반 친선경기에는 10만 배정했다. 친선경기보다 중요도가 2.5배 높은 경기에서 승리하면 한국보다 밑에 있는 팀들도 FIFA 랭킹 역전이 가능한 구조다. 일단은 쿠웨이트전을 이겨야 한국이 FIFA 랭킹 방어를 기대해볼 수 있다.


만약 한국이 쿠웨이트에 패한다면 최악의 상황을 받아들여야 한다. 이 경우 한국은 무려 FIFA 랭킹 포인트 21.6점을 잃어버려 1562.08점이 된다. 호주가 비기기만 해도 한국을 추월할 수 있다. 한국에 남은 월드컵 예선이 없어 포인트를 쌓기도 쉽지 않아 3포트를 받아들여야 한다.


홍명보 남자 축구대표팀 감독. 대한축구협회 제공

< 현재 FIFA 랭킹 순위 (6월 A매치 첫경기 반영) >


22위 한국 1583.68


23위 오스트리아 1580.22 (6월 A매치 첫경기 이전)


24위 에콰도르 1572.69


25위 호주 1569.38


사진= 풋볼리스트,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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