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워기 그만 괴롭히라는 호텔…‘필터’ 교체 없이 물 쓰기 괴롭다는 한국인

“냐짱 ○○리조트, 다이소 샤워기 필터 호환되나요?”
동남아 전문 여행 카페를 들여다보면 호텔 샤워기의 헤드 필터 호환 여부를 묻는 글이 빈번하게 올라온다. 일부 여행 크리에이터들은 특정 지역 호텔 욕실 샤워기에 필터를 장착해 오염도를 측정한 ‘수질 후기’를 제작하기도 한다. 어느새 샤워기 헤드 필터는 유럽이나 동남아 여행의 필수품으로 인식되고 있다. 낯선 수질에 대한 여행객의 불안과 위생 걱정이 높아지면서다.
최근 여행 카페를 통해 동남아의 고급 호텔들이 투숙객의 샤워기 헤드 필터 자체 교체를 제한하거나 금지하기 시작했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필리핀 세부의 S호텔이다. 새로 바뀐 호텔 정책에 의하면 호텔은 필터 장착을 목적으로 한 샤워기 헤드 교체를 금지하고 있다. 일부 객실에는 샤워기 헤드를 아예 분리하지 못하도록 인위적으로 접착해두기도 했다. 호텔 측에 그 이유를 물었더니 한 관계자는 “투숙객이 샤워기를 무리하게 교체하다 연결 부위가 깨지거나 내부 고무 패킹(O링)이 빠져 분실되는 일이 많았다”며 “누수 등 반복된 문제로 인해 고객 불만과 시설 손상이 누적돼 어쩔 수 없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비슷한 사례로 베트남 다낭의 M호텔도 투숙객의 샤워기 직접 분리·장착을 제한하고 있다. 단, 호텔은 필터 장착을 요청하면 직원이 투숙객이 지참해온 샤워기 헤드로 이를 교체해주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호텔 측은 “고객 편의를 고려해 협조하고 있지만, 자가 설치 시 파손 사고가 있어 이를 사전에 방지하려는 목적”이라는 입장이다.
새로 바뀐 호텔 방침에 대해 국내 여행객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실제 커뮤니티에는 “하루만 써도 필터가 라테색으로 진하게 변한다” “피부 민감한 아이와 동행하는 처지에선 필터가 절실하다”는 주장과 함께, “호환이 안 되는 제품을 억지로 끼우다 망가뜨리면 그다음 사람들에게 피해가 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양측 모두의 입장을 고려한 절충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한 국내 호텔 관계자는 “호텔의 설비 보호 조치도 타당하지만, 위생을 중시하는 여행객을 위한 안내와 서비스도 병행돼야 한다”며 “필터 사용 후 원상복구를 조건으로 한 부분적 허용이나, 호텔 차원의 필터 제공 서비스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단, 투숙객 역시 현지 사정에 맞춰 여행 에티켓을 지켜야 한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여행자에게 돌아가기 때문이다. 해외 숙소를 예약할 때는 객실 내 시설물 교체 가능 여부를 호텔에 사전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개인이 휴대하는 필터 샤워기의 규격과 호환성 여부도 확인해야 파손 등 사고를 막을 수 있다.
이유진 기자 882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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