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수자부터 노인까지…다르고 불편하고 노쇠한 ‘몸’ 예술이 되었다
장애인·노인 등 사회적 약자 포용
다양한 구성원 어우러진 사회 그려

우리 사회의 다양한 구성원이 서로 어우러져 살아가는 미래를 그린 기획전 ‘기울인 몸들: 서로의 취약함이 만날 때’가 오는 7월 20일까지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개최된다. 이는 다양성과 지속가능성을 바탕으로 모든 사람을 포용하는 박물관의 과제를 실천적으로 보여주는 전시다. 국내외 작가 15인(팀)의 회화, 조각, 사진, 건축, 퍼포먼스 등 작품 40여 점을 선보인다.
전시는 ‘몸’을 매개로 펼쳐진다. 미술관이 건강한 몸뿐만 아니라 장애가 있는 몸, 나이 든 몸, 아픈 몸 등 다양한 몸을 맞이하는 공공의 장소로 변화하고자 하는 의지를 담았다. 1부 ‘기울인 몸들’을 시작으로 2부 ‘살피는 우리’, 3부 ‘다른 몸과 마주보기’로 이어진다. 이들 작품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노인과 장애인, 성소수자 등 사회적 약자의 취약한 몸에 대한 통념에 저항하는 작품과 함께 서로 다른 몸이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제안한다.

‘살피는 우리’는 서로 다른 몸이 함께하는 방법을 공간과 언어, 몸짓 등 다양한 측면에서 탐구한다. 휠체어 사용자인 데이비드 기슨 미국 예일대 건축학과 교수는 장애인의 시점에서 최적화된 도시 계획을, 리처드 도허티는 수어 사용자들을 위한 공간 디자인을 제시한다. 윤충근 작가는 ‘캡션’(2025)과 ‘격언’(2025)을 통해 화장실, 주차장, 에스컬레이터 등 미술관 곳곳의 디자인 요소를 재검토하며 다양한 몸을 환대할 수 있는 변화를 모색한다.
전시는 퍼포먼스, 대담, 강연 등 다양한 형태의 연계 프로그램으로 이뤄진 ‘다른 몸과 마주보기’로 이어진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의 개방형 전시공간인 서울박스에서 이달 15일까지 진행된다. 시각장애인들과의 발레 수업을 선보이는 안무가 윤상은의 퍼포먼스 ‘어딘가의 발레’(2025)가 대표적이다. 윤 안무가는 “발레는 누구나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예술”이라며 “시각장애인들이 발레를 했을 때 어떤 새로운 표현 가능성을 보일 수 있을지 살펴보고자 한다”고 밝혔다.

포용적 미술관으로서의 실천적 의미로 서울관 입구에 이례적으로 작품이 설치됐다. 리처드 도허티의 ‘농인공간: 입을 맞추는 의자’(2025)는 주 출입구 앞 계단에 마주 보고 앉을 수 있는 의자들을 놓고,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가 측면 경사로를 이용하도록 연출했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외부 전문가로 이뤄진 접근성기획팀과 서울노인복지센터 등과의 협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주체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장치가 도입됐다. 휠체어 사용자의 동선을 고려해 공간을 구성하는 것은 물론, 시각장애인의 자율적인 관람을 돕는 점자 블록과 대화형 음성 해설, 발달장애인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쉬운 글’ 전시 설명, 큰 글자와 음성을 지원하는 웹 전시 도록 등이다. 장애를 딛고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유튜버 구르님(김지우)과 문화예술평론가 안희제가 도록 필진으로 참여했다.
국립현대미술관 누리집과 전시안내 애플리케이션(앱) 내 접근성 페이지도 이번 전시 준비 과정에서 신설됐다. 시각장애인, 휠체어 사용자 등 다양한 관객의 무장애 관람 지원을 위해 미술관에서 제공하는 정보를 누구나 쉽게 볼 수 있다. 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이번 전시는 미술관이 얼마나 많은 사람을 환대할 수 있는지 살펴보는 실험이자 실천”이라며 “앞으로도 경계 없는 미술관으로서 다양한 관람객을 만나기 위해 새로운 실천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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