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우크라전 징집 거부 러시아인… 2심은 “난민 아니다”

방극렬 기자 2025. 6. 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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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 시위 진술 의심스러워”
난민 인정 1심과 다른 판단
지난 2022년 5월 1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 군인들이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 주변을 순찰하는 모습.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전쟁에 반대한다며 소송을 통해 국내에서 처음으로 난민 지위를 인정받았던 러시아인이 2심에서 패소했다. 서울고법 행정9-3부(재판장 김형배)는 최근 러시아인 A씨가 “난민 불인정 결정을 취소해 달라”며 서울출입국·외국인청장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심을 뒤집고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A씨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인 2022년 11월 국내에 입국한 뒤 이듬해 1월 난민 신청을 했다. 그는 “징집을 피해 러시아를 탈출했으니 귀국 시 처벌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 정부가 난민 인정을 거부하자 A씨는 소송을 냈다.

쟁점은 A씨가 ‘반전(反戰)’이라는 정치적 동기로 징집을 거부한 게 맞는지 여부였다. 정부는 인종, 종교, 국적, 정치적 의견 등을 이유로 박해받을 공포가 있는 경우 난민으로 인정한다. 단순 징집 거부는 사유가 되지 않는다.

1심은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2022년 4월과 9월 러시아 첼랴빈스크 광장에서 열린 두 차례 ‘반전 시위’에 참여했다는 A씨 진술, 지인들이 작성한 A씨 시위 참여 확인서 등이 근거가 됐다.

그러나 2심은 “A씨 진술을 믿기 어렵다”고 했다. A씨는 난민 면접과 소장(訴狀)에서 “2021년 정부 반대 시위에 1차례 참여했다”고 했는데, 재판이 시작되자 “전쟁 발발 후 몇 차례 참여했다” “2022년 4월, 9월 2차례 참여했다” 등으로 말을 바꿨다. 2심은 “시위 참여 시기와 횟수 등 중요 부분에서 일관성이 없다. 우크라이나전에 반대했다고 주장하기 위해 시기를 전쟁 이후로 바꿔 진술한 것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또 지인들이 쓴 시위 참여 확인서도 “각기 다른 사람이 작성했는데 내용이 대부분 일치한다”며 “A씨의 부탁을 받고 작성한 게 아닌지 의문”이라고 했다.

A씨 상고로 최종 결론은 대법원이 내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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