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에게 날씨 알려주는 ‘AI 스피커’ 설치했더니… 폭염 질환자 0명
외출 때 참고할 날씨 정보 읽어줘
올여름엔 서귀포에도 서비스 확대

“바람이 세게 불민 몸을 못 가시쿠다 획 넘어져 부러. 근디 요놈이 날씨 알려주난 바람 센 날은 안 나감수다.”
지난 4일 제주도 제주시 일도이동의 한 빌라에서 오춘자(90) 할머니가 기자에게 ‘바람이 세게 부는 날 외출했다가 몸을 못 가눠 넘어지지 않도록 AI(인공지능) 스피커가 미리 날씨를 알려준다’고 설명했다. 실제 거실에 놓인 음료수병 크기의 작은 AI 스피커에서는 “오늘 제주시에 강풍이 예상된다”는 날씨 안내 음성이 흘러나왔다.

제주도는 작년 여름부터 제주시에 사는 독거노인 가정 100곳에 ‘돌봄 AI 스피커’를 설치했다. 사회복지사 등과 안부를 묻는 대화를 나누고, 응급 상황에서 “살려달라” 말하면 119에 바로 신고되도록 했다. 여기에 더해 제주기상청은 ‘읽어주는 폭염(暴炎) 재난 문자’를 전달하기 시작했다. 단순히 ‘덥다’는 정보만 전하는 게 아니라, ‘습도가 높아 숨이 턱턱 막히는 날씨’ ‘볕이 강해 갑자기 쓰러지기 쉬운 날’ 등 외출에 참고할 내용을 담았다. 작년 한 해 AI 스피커 보급 가정에서는 폭염 질환자가 한 명도 발생하지 않으면서, 올여름엔 서귀포시에 사는 독거노인 100가구까지 서비스를 확대하기로 했다. 제주기상청 신선옥 주무관은 “어르신들의 날씨 정보 습득이 용이해져 위험한 날씨를 피하는 데 효과가 크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했다.
제주기상청은 폭염뿐만 아니라 강풍, 폭우와 폭설, 짙은 안개 등 제주도에서 빈번한 위험 기상 정보도 수시로 송출한다는 계획이다. 제주기상청 양태규 주무관은 “올해부터는 AI를 활용해 어르신 건강 상태 등을 체크하는 보건복지부와 협업해 전국적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런 실험을 한 것은 최근 10년 새 제주도의 폭염·열대야 일수가 급격하게 늘었기 때문이다. 제주시의 폭염 일수는 2014년 3건에서 지난해 42건으로 14배로 늘었고, 열대야 일수도 10건에서 75건으로 폭증했다. 제주도의 북쪽 절반인 제주시에서는 고온 다습한 남서풍이 한라산을 타고 넘어오며 더 뜨거워져 폭염이 심하다.
바다에서 다소 선선한 남풍이 불어오는 제주 남쪽 서귀포시에서도 온난화 여파로 폭염 강도가 점점 세지고 있다. 서귀포시의 폭염·열대야 일수는 2014년 3건, 9건에서 지난해 26건, 68건으로 크게 늘었다. 제주도 전역이 폭염 위험 지대가 된 셈이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김태희, 한남더힐 127억에 팔았다...7년 만에 85억 시세차익
- 北, 김정은 독자 우상화 가속 “기적의 시대 펼치는 천하제일 위인”
- 李대통령 “농지 매각 명령에 공산당 운운...이승만 대통령이 빨갱이 공산주의자냐”
- [속보] 코스피 6000 돌파
- “코스피, 4월 강세장 전 3월 조정 올 수도”
- 2년 이상 예금 잔액 역대 최대폭 감소...주가 활황에 “투자 기회 엿보자”
- 李대통령 “대통령 뒷전 된 일 없다... 과도한 걱정은 기우”
- 민주당과 4석차 美 공화당 지도부, 불륜 의혹 의원 사퇴도 막아
- 간 전문의가 밝힌 ‘알부민’의 불편한 진실 [이러면 낫는다]
- “대산 석화 구조개편 승인”…정부, 2.1조원+α 지원 패키지 가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