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 건축물이 환상이 될 때 - 살보, 슐츠, 벤투라
![살보(1947~2015)의 작품 '세 개의 기둥'(1990) [사진 글래드스톤 갤러리]](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6/07/joongangsunday/20250607005206016afxi.jpg)
지난달 29일에는 서울 강남구 글래드스톤 갤러리에서 이탈리아 화가 살보(1947~2015)의 개인전 ‘살보, 여행 중’이 시작했다.(7월 12일까지) 그는 최근 몇 년 간 국내 아트페어에 작품이 종종 소개되며 한국 컬렉터들의 관심을 받아왔지만, 국내 개인전은 이번이 처음이다. 살보(본명은 살바토레 만조네)의 유족이 설립한 ‘살보재단’과 협업한 전시다.
![살보의 유화 '무제' [사진 글래드스톤 갤러리]](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6/07/joongangsunday/20250607103827349gatk.jpg)
![살보의 유화 '슈투트가르트'(1994) [사진 글래드스톤 갤러리]](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6/07/joongangsunday/20250607103828786jmxp.jpg)
살보는 초기에는 이탈리아의 중요한 미술운동인 ‘아르테 포베라(가난한 예술)’에 참여했다. 자연이나 일상의 소재로 관람자에게 어떤 생각을 유발하게 하는 개념예술적 작품을 만드는 운동이었다. 그러나 1973년을 기점으로 구상 회화로 전환했고 76년부터 자신이 여행에서 본 풍경을 재창조하는 것에 주력했다. 튀르키예와 동유럽에서 본 첨탑과 돔을 다룬 ‘오토마니아’ 연작, 고향인 시칠리 섬의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유적, 특히 기둥을 다룬 연작 등을 남겼다. 건축물의 디테일을 제거해 그 추상적 양감을 강조하고 주관적 색채를 강조함으로써 ‘아르테 포베라’의 개념예술적 특성을 간직했다.
그런 면에서 살보의 회화는 부산 해운대에 위치한 사진전문미술관인 고은사진미술관에서 현재 전시 중인 독일 작가 요세프 슐츠 및 이탈리아 작가 파올로 벤투라의 작업과 통하는 점이 있다. 이 2인전(8월 8일까지)의 제목은 찰스 디킨스의 유명한 소설 제목에서 따온 ‘두 도시 이야기’다.
![요세프 슐츠의 사진 ‘사실적인 벽돌’(2003). [사진 고은사진미술관]](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6/07/joongangsunday/20250607005203185yyid.jpg)
전시 개막일이었던 2월 28일 미술관에서 열린 아티스트 토크에서 슐츠는 작업을 할 때 “사진을 단순한 기록의 도구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이미지를 창조하는 데 중점을 둔다”고 설명했다. 즉 살보가 회화로 한 것을 슐츠는 사진과 디지털 후처리로 한 것이다.
![파올로 벤투라의 사진+회화 ‘밀라노 4 08’. [사진 고은사진미술관]](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6/07/joongangsunday/20250607005204605wulp.jpg)
슐츠가 사진에서 서사를 제거해 익숙한 도시 풍경을 새롭게 보게 한다면, 2인전의 또 다른 작가 파올로 벤투라(57)는 오히려 서사를 부여하기 위해 건축물을 촬영한 후 회화를 덧입힌다. 그 서사는 공간에 축적된 작가 개인의 기억과 시간의 흐름이다. 아티스트 토크에 화상으로 참여한 벤투라는 “나의 작품은 내가 태어나고 자란 밀라노의 건물을 촬영한 후, 필요 없는 부분을 제거하고 사적 이야기를 담아 완성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소영 기자 symoon@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SUN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