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배의 공간과 스타일] [291] 루프톱의 미학
언젠가 유행하기 시작한 루프톱(rooftop)의 인기가 여전하다. 용도도 정원이나 야외 수영장, 레스토랑, 전시 공간 등으로 다양하다. 루프톱의 가장 큰 매력은 자연과 직접 접촉하고, 다른 눈높이에서 파노라마 경관을 즐기는 것이다. 일상생활에서 접근하고 활용한다는 점이, 한번 마음먹고 올라가야 하는 전망대와 다르다.


오래전부터 건축 거장들은 옥상 공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그 특별함을 활용해 왔다. 르 코르뷔지에(Le Corbusier)가 ‘근대 건축의 5원칙’ 중 하나로 옥상 정원을 제시했고, 가우디는 옥상에 동화 속 이미지 같은 놀이터를 만들었다. 또한 훈데르트바서는 빈의 아파트와 내파밸리의 포도원에 친환경 그린 루프를 설치했다.
루프톱이 유명한 도시들이 있다. 높은 건물이 많지 않아 멀리서도 유적지가 잘 보이는 로마, 마천루의 에너지를 느낄 수 있는 뉴욕, 아크로폴리스 언덕의 파르테논 신전이 잘 보이는 아테네 등이다. 기념비적 건축물은 아니더라도 부산스러운 광장과 시장, 길거리의 퍼포먼스를 내려다보는 마라케시, 도시전체가 유네스코 문화유산인 멕시코의 산 미겔 데 아옌데(San Miguel de Allende)도 포함된다.

관망 기능을 초월하는 루프톱도 있다. 모로코의 페스(Fez)는 골목길이 좁고 촘촘하다. 이사를 하려면 골목으로는 세간살이가 통과하지 못해서, 건물 옥상에서 옥상으로 짐을 나르곤 한다. 중동이나 북아프리카 나라에서는 루프톱에서 잠을 자는 경우도 많다. 냉방 시설이 변변하지 못해서 실내보다 옥상이 시원하기 때문이다. 이럴 때 루프톱은 휴식 이상의 기능을 수행한다.
루프톱의 경쟁력은 경관이다. 구도심의 정취건, 광장의 활기참이건 무언가 바라볼만한 광경이 있어야 한다. 그저 그런 건물들만 늘어선 도시들의 루프톱이 상대적으로 매력이 덜한 이유다. 여름은 루프톱의 계절이다. 루프톱에서 무얼 보고 싶은지, 그 경관의 미학과 의미를 생각해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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