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李대통령, 투자 공언한 ‘AI 100조 예산’ 어떻게 짜일까…베일 속 ‘K-정책제안서’ 입수
AI 기본사회 구축에 ‘71조’ 예산 책정…정부 AI화 22조, 인프라 27조, 반도체 3조 등
‘부총리급 AI부’ 외에 ‘AI 로봇청’, ‘대통령 직속 배터리 추진단’ 등 조직 신설도 제안
(시사저널=변문우·정윤경 기자)

"AI(인공지능)에 100조원을 투자해 산업 대전환을 이루겠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이 같이 약속하며 '글로벌 AI 3대 강국'을 목표로 AI 산업에 대한 전폭적 투자와 지원을 약속했다. 그 일환으로 이 대통령은 취임 직후 곧바로 대통령실 내부에 'AI 미래기획수석실'을 설치하며 실천력을 입증했다. 나아가 중장기적 정부 조직 개편 과정에서 '부총리급 AI부처'가 신설될 것이란 전망도 정치권에서 나오고 있다.
아직까지 이 대통령이 공언한 '100조원' 투자 예산을 어떻게 모으고 어디에 투입할 것인지, 또 AI 유관 조직은 어떤 로드맵으로 운영될 것인지 '구체적 청사진'은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관련해 이 대통령은 대선 기간 동안 선거대책위원회 내 후보 직속 'K-이니셔티브 위원회(민형배 위원장)'를 통해 AI·첨단산업 등 글로벌 경쟁력이 있는 분야마다 즉시 실행 가능한 '전략 설계도'를 짜게 했다. 해당 작업엔 350명의 각계 최고 전문가 집단이 투입됐다.
시사저널은 이처럼 K-이니셔티브 위원회가 대선 정국에 집대성해 5월20일 민주당 선대위에 제안했던 580페이지 분량의 정책 제안서 최종본을 단독 입수했다. 해당 제안서는 분야별 정책 방향은 물론 필요한 예산 책정과 입법 로드맵, 그리고 행정 조직 개편까지 총망라한 플랜이 담겨 있다. 그런 만큼 기존 대통령직인수위원회를 대신해 정부 조직 개편과 우선 정책을 논의할 국정기획위원회(이한주 위원장)에서 비중 있게 참고할 것으로 보인다.
제안서에서 가장 심도 깊게 다루고 있는 정책은 단연 'AI 기본사회' 구현이다(시사저널 6월4일자 「[단독] 이재명이 강조하던 K-이니셔티브 위원회, '부총리급 AI부' 신설 등 액션플랜 제안」 기사 참조). AI를 전문가들의 전유물이 아닌, 누구나 쉽게 만들고 쓸 수 있도록 공공재로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위해 보고서는 ①디지털 인프라 확보 ②7대 제조 산업 지능화 ③글로벌 수출 전략 수립 등의 로드맵을 구상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선 정부 차원의 '부총리급 AI부' 신설과 '국가 AI 운영체계' 마련이 필수라는 설명이다. 제안서에선 AI부를 통해 정부 전체의 정책, 행정, 산업, 교육, 윤리 등의 영역을 AI 중심으로 총괄하고, 전 부처에 AI 책임관을 두는 안이 제시됐다. 정부 전체의 AI 정책·예산·법제 집행을 일원화해 정책 혼선을 방지하고, 부처 간 중복투자로 인한 예산 낭비를 막는 취지에서다. 쉽게 말해 '컨트롤타워'가 있어야 5년에 걸친 3단계 중장기 플랜을 실현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해당 플랜 집행을 위해 책정된 예산 규모는 총 71조원에 달한다. 구체적으로 △AI 인프라 구축 27조(컴퓨팅가속기 15조, 한국형 챗GPT 12조) △AI 산업전환 16조(산업 넥서스 10조, AI 전문 연구소 6조) △AI 초격차 미래전략 6조(AI 반도체 3조, 퀀텀 3조) △AI 정부 구축 22조(AI부 신설 5조, AI 행정 플랫폼 구축 15조, AI보안주권 프로젝트 2조) 등이다.
관련 입법 절차 로드맵도 마련됐다. 일단 '정부조직법' 개정을 통해 AI부를 설치하고 AI 행정체계 정착을 위한 법제화는 물론, AI 보안·윤리 강화를 위해 필요한 'AI 신뢰성 확보법' 제정 추진과 'AI 보안 인증제도(K-AI Secure)' 시행 근거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반도체 특별법', 'AI 서비스산업진흥법(가칭)', '국산 AI SW산업 활성화법', '국가 AI전략법' 등을 신설하고 'AI 기본법'을 개정해 법·제도적 기반을 보완하겠다는 내용이 제안서에 담겼다.

'방위산업비서관' 'K-민주주의위원회' 신설도 제안
특히 AI부와 함께 AI 기본사회 구현에 필요한 'K-정책 집행' 차원에서 정부 혹은 대통령 직속 조직 신설도 대거 제시됐다. 대표적으로 휴머노이드 개발 정책을 총괄하는 'AI로봇청'은 물론, '대통령 직속 배터리 추진단'과 어디서나 AI 활용을 위한 '대통령 직속 국가우주 AI 클라우드 전략본부' 등이 제안됐다. 또 디지털 청년 인재나 AI 기업 육성을 위한 '대통령 직속 스타트업 전략비서관실' 설치도 함께 제언됐다. 이재명 대통령이 예고한 '기후에너지부'의 구체적 업무 방향도 함께 포함됐다.
그밖에도 각 분과마다 추진하는 글로벌 경쟁 핵심 정책들의 필요 예산과 입법, 로드맵까지 세부적으로 제시됐다. K-뷰티·패션의 세계시장 선도를 위해 화장품·바이오 소재 데이터베이스와 인프라 구축을 담당하는 '뷰티패션청'을 신설하거나, K-푸드 수출 100조 달성을 위해 '대통령 직속 K-푸드 위원회'를 두는 안도 눈에 띈다. 또 K-방위산업 활성화를 위해 '대통령실 직속 방위산업비서관' 등을 신설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정부조직법이나 방위산업법 개정안도 패키지로 들어있다.
성장 비전과 함께 이번 정부 별칭인 '국민주권정부'에 맞게 민주주의를 강화시킬 기반 전략 정책도 함께 제시됐다. 구체적으로 '대통령 직속 K-민주주의 위원회'를 설치해 지방·숙의·디지털 민주주의가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지 현황을 모니터링하거나 유관 정책을 조율하는 안이다. 또 지역균형 발전을 위해 '지방시대위원회' 설치도 제언됐다. 해당 위원회의 핵심 과제는 지방을 3대 권역으로 나눠 △부산·울산·경남은 남부권 해양벨트로 △대구·경북은 '첨단산업 클러스터' 집중 도시로 △호남은 '신재생 에너지 글로벌 경쟁거점'으로 만드는 안이다.
이 같은 정책 및 로드맵 안들은 내주 본격 가동될 국정기획위원회에서 적극 검토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선대본 정책본부에서도 K-이니셔티브 위원회 정책 제안서를 국정 운영에 적극 반영하기로 약속한 바 있어서다. 이번 정부가 인수위 없이 곧바로 출범해 국정운영 공백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해당 제안서는 이재명 정부의 나침반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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