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계엄·반탄·극우 못 끊자…이준석 死票 알고도 `김문수 거부`
'투표한 이유' 이재명 1위는 내란심판 27%
'투표 안한 이유' 김문수 1위도 계엄옹호 30%
국힘 싫어서 19%, 후보 행적요소 포함 과반
'단일화 거부' 이준석 투표층, 97% 낙선 예상
친윤·金 향하는 책임론



6·3 대통령선거에서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에게 '투표하지 않았다'고 밝힌 유권자 대부분이 '후보와 정당의 12·3 비상계엄 동조 의혹을 우려해서였다'고 볼 만한 설문 결과가 나왔다. 범(汎)보수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투표자들은 거의 100%가 당선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면서도 김문수 후보를 거부했다.
한국갤럽이 대선 개표 후 실시해 6일 공표한 여론조사 결과(지난 4~5일·전국 제21대 대선 투표자 1003명·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포인트·무선 RDD 100%·전화면접·응답률 12.3%·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어느 후보에게 투표했는지 밝힌 응답자는 총 850명이다.
이재명 대통령(더불어민주당 후보)에 420명(42%), 김문수 후보 350명(35%),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71명(7%) 순으로 높았고 비표명/응답거절 153명(15%)으로 나타났다. 기타 후보는 1%로 집계됐다. 선관위 개표 결과 실제 득표율은 이재명 49.4%, 김문수 41.2%, 이준석 8.3%, 권영국 1% 순이었다.
총 850명에게 '특정 후보에게 투표한 이유'를 물은 경우(2가지까지 자유응답) 이 대통령에게 투표한 420명은 2% 비중을 넘긴 응답이 20건이다. '계엄 심판/내란 종식' 27%, '직무/행정 능력' 17%, '경제 기대/경제 정책' 15%, '다른 후보보다 나아서' 13% 등이 두자릿수, '후보가 좋아서/호감'은 5%였다.
'국민의힘이 싫어서' 5%도 있었다. 김 후보에게 투표한 350명의 경우 '투표한 이유'로 15건이 2%를 넘겼다. '도덕성/청렴' 33%, '이재명이 싫어서' 30%, '신뢰/믿음직함/정직' 28% 3건 만이 두자릿수에 도달했다. '국민의힘을 지지해서' 8%, '민주당이 싫어서' 4%, '후보가 좋아서/호감' 4% 등도 있었다.
'특정 후보에게 투표하지 않은 이유'를 물으면 이 대통령을 뽑지 않은 430명은 11가지(2% 이상)를 밝혔다. '사법 리스크/범죄 혐의' 30%, '신뢰 부족/거짓말/진실하지 않음' 18%, '도덕성 부족/사리사욕' 14%, '과거 언행/논란' 6%, '정책 공약 문제' 4%, '민주당이 싫어서' 3%, '후보가 싫어서' 3% 등이다.
또 '가정사/가족 비리' 3%, '토론 잘못함' 2%, '권력 집중/삼권 분립 안됨' 2%, '퍼주기/포퓰리즘' 2%가 뒤를 이었다. 김 후보를 뽑지 않은 500명은 15가지 이유(2% 이상 응답)를 댔다. '계엄 옹호/내란 동조' 30%, '국민의힘이 싫어서' 19%, '신뢰 부족/거짓말' 4%, '후보가 싫어서' 4% 등 순으로 높았다.
'경험 부족/준비 부족', '정책 공약 문제', '대통령감 아님', '극우 세력', '역사관/친일 언행', '다른 후보 지지해서' 각 3%다. '직무 능력 부족' 2%, '과거 언행', '주관/소신 부족/오락가락함', '합리성 부족/똑똑하지 못함', '나이 많음'은 각 2%다. 윤석열 전 대통령 및 극단세력과 절연을 회피한 여파로 보인다.
한국갤럽은 "이재명 비투표 이유로는 개인사 관련 지적이 많고, 김문수 비투표 이유에서는 '소속 정당 문제' 비중이 크다는 점이 대비된다"고 해석했다. 국민의힘은 계엄을 저지한 한동훈 지도부를 해체하고 반년간 친윤(親윤석열) 비대위 체제로 탄핵 반대 당론을 고수, 장외 집회·유튜브세력과 연대해왔다.
투표한 후보에 대해 '당선될 것이라 보고 투표했느냐'는 설문도 진행됐는데 63%는 '당선될 것이라 보고 투표했다'고, 32%는 '그렇지 않다'고 했다. 투표후보별 '이재명' 응답층에선 90% 대 7%, '김문수'에선 45% 대 48%로 기세가 달랐다. 특히 '이준석'층의 경우 0% 대 97%, '모름/응답거절' 3%로 극단적이었다.
이준석 후보를 뽑은 응답자 100% 가까이가 사표(死票)가 될 것을 알고도 거대양당 후보를 거부한 표를 던진 셈이다. 이준석 후보는 '반명(反이재명) 단일화'를 줄곧 요구했던 김 후보 측의 접근을 물리치면서 "김 후보에게 던지는 표는 윤석열-전광훈-황교안을 면책하고 살찌우는 표"라고 일갈한 바 있다.
국민의힘 내에서 계엄옹호 극우·음모론 세력과의 절연을 촉구했던 친한(親한동훈)계에선 당 주류를 향한 비판이 나왔다. 송영훈 국민의힘 전 대변인은 이날 페이스북에 "김 후보에게 투표하지 않은 이유 '계엄 옹호/내란 동조' 30%, '국민의힘이 싫어서' 19%는 기본적으로 당의 책임이 절반"이라고 썼다.
그는 "이처럼 응답한 사람들의 배경엔 김 후보 본인이 계엄과 탄핵에 대해 끝끝내 명확한 입장 정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것도 한몫 한다. 즉 이 부분은 당과 후보의 공동책임 영역"이라며 "'김 후보 본인의 요소들'을 지적한 (투표 거부 이유) 답변들을 두루 합하면, 결국 후보의 책임도 대략 절반"이라고 했다.
송영훈 전 대변인은 "이 결과의 의미는 명확하다. 우리 당은 지난 6개월간 잘못된 노선으로 인해 대선 패배했다. 이 노선을 주도한 분들의 책임윤리에 입각한 정치적 입장표명과 이행은 가장 기본적 과제"라며 "김 후보가 마치 자신은 당과 분리된 존재였기라도 한 것처럼 남탓할 계제는 전혀 아니다"고 짚었다.
아울러 "선거 당일 지상파 3사 출구조사(예측득표율 조사)에선 '김 후보에게 투표했다'는 응답자 중 40.9%가 그에게 투표한 이유를 '이재명 후보가 싫어서'라고 밝힌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며 "국민은 이미 '불합격'이란 당락 결과 뿐만 아니라, 점수를 매긴 채점표에, 채점 이유까지 자세하게 적어 돌려줬다"고 지적했다.
선거를 시험에 빗댄 그는 "'급우들이 노트를 안 보여줘서 점수가 안 나왔다'니 남탓만 하거나, '시험에 뻔히 나올 문제를 찍어주는데도' 시험 전날까지 엉뚱한 책만 보도록 내버려뒀으면서 '시험 대비 방식에는 문제가 없었다'는 식의 정신승리(자기합리화)만 하면, 다음 시험 결과는 더 참혹할 수 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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