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대표 독립운동가 만오 홍진] 의거 성공했지만 피난길 떠난 임정 요인들… “마치 첩보 작전 같았다”

만오 홍진과 백범 김구 등 독립운동가의 발자취를 찾기 위해 중국에 온 인천시민답사단이 상하이와 항저우를 비롯한 주요 독립운동 유적지를 방문했다.
지난 3일 오후 2시쯤 중국에 도착한 답사단은 상하이 루쉰공원(옛 훙커우공원) 내부에 있는 윤봉길 기념관으로 달려갔다.
이곳은 1932년 4월 29일 이곳 인근에서 벌어진 전승축하기념식에 모인 일제 군부에게 수통형 폭탄을 던져 시라카와 요시노리 육군대장을 척살하고 일군 고위 간부와 정부 관계자 5명에게 부상을 입힌 윤봉길 의사를 의거를 기리기 위해 중국 정부가 마련한 독립운동 유적지다.
이 의거는 독립운동 침체기를 맞고 있던 상해 임시정부가 활로를 개척하고 중국 국민당 정부로부터 적극 지원을 받는 계기가 됐다.

또 수학여행 차 이곳을 다녀간 학생들이 가져다놓은 추모 글귀를 읽는 등 주변을 둘러봤다.
상하이는 1919년 4월 임시정부가 세워진 데 이어 5개월 뒤인 9월 한성(서울)과 연해주 등에 세운 임시정부가 통합돼 세워진 곳이다.
답사단은 상하이 시내를 둘러보며 백범 김구나 만오 홍진 등이 지냈던 임시정부 제1청사를 볼 수 있었다.
만오 홍진(1877~1946)은 1919년 3.1 운동이 전국적으로 일어나자 독립운동에 투신했으며, 인천 만국공원에서 13도 대표자회의를 통해 한성임시정부 수립을 결정한 이후 상해에서 독립 투쟁을 이어간 인물이다. 임시정부 의회인 임시 의정원 의장을 세 차례 역임하고, 1926년 국무령까지 올랐다.
그는 독립운동가들 내 좌·우 대립이 심했을 때 이런 직위를 맡으며 의정원과 임시정부 안정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임시정부 요인들이 3·1절과 신년 기념행사 등을 치른 뒤 기념사진을 찍었던 영안백화점 옥상(기운각)을 찾아가 같은 장소에서 사진을 촬영하는 기쁨을 누렸다.
또 김구 일행이 교민 환영 장소로 활용했던 호텔에 직접 투숙하면서 그 의미를 되새겼다.
다만, 중국의 도시개발계획에 따라 흔적조차 없는 연경방 10호(김구와 그 가족이 거주했던 곳)에서는 온전히 남아 있지 않은 쓸쓸한 모습을 보며 안타까워했다.
2일차인 4일은 자싱(가흥)과 하이앤(해염)을 갔다.
이들 지역은 윤봉길 의사의 거사 이후 김구 등 임시정부 요인들이 저보성 등 중국 지역 유지들의 도움을 받아 은신했던 곳이다.
자싱에 있는 매만가 76-4의 2층 숙소는 김구가 외부에서 이 집에 찾아온 사람의 신원을 파악할 수 있고, 비상시 탈출 할 수 있는 구멍도 갖췄다.
그러나 이곳도 상황이 여의치 않자 해염 주씨의 별장인 하이앤으로 가 은거하게 된다.
'재청별서'라는 이름의 별장에도 김구가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침대와 각종 도구들이 복원돼 있었다.
3일차에 방문한 항저우에도 독립운동가들의 흔적이 역력했다. 특히 항저우 서호는 홍진이 1923년 의형제인 김응섭과 함께 유람했던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임시정부에서는 독립운동 기구를 새롭게 만들자는 창조파와 기존 임시정부를 개조하자는 개조파의 대립이 심한 상태였는데, 임시정부 창립 멤버인 홍진은 이런 갈등에 대한 고심이 컸던 것으로 전해진다.


같은날 항저우 내에 남겨져 있는 임시정부청사 유적지를 방문해 큐레이터로부터 설명을 들은 뒤 인천일보와 만오홍진기념사업회가 펴낸 책 2권을 기증하며 그 의미를 더했다.
정세일 만오홍진기념사업회장은 "홍진 선생은 임시 의정원 의장을 세 차례나 역임하고 국무령까지 지낸 훌륭한 독립운동가이지만 제대로 조명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항저우 임시정부청사에서 역사를 설명해주는 관계자분들이 이 책을 통해 조금 더 홍진을 알려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이번 답사단에 참여한 김경은(58·여)씨는 "마치 한 편의 첩보작전을 다루는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며 "독립운동사에서 홍진은 안개처럼 잘 보이지 않았는데 김구의 행적과 같이 보니 그의 삶이 좀 더 선명해지는 느낌"이라고 전했다.
한편, 답사단은 6일부터 7일까지 난징대학살 기념관과 진강 임시정부 청사 등을 방문한 후 이번 활동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글·사진 안지섭 기자 ajs@incheonilbo.com
Copyright © 인천일보 All rights reserved - 무단 전재, 복사,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