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저한 정상회담 준비 덕에 트럼프 환심 산 독일 새 총리
회담 분위기 화기애애… “트럼프와 잘 통했다”

지난 5월6일 취임한 메르츠는 이날 처음으로 미국을 방문해 트럼프와 정상회담을 했다. 트럼프와의 만남을 앞두고 메르츠는 철저한 준비를 했다. 영어 구사력을 가다듬는 동시에 먼저 트럼프와 대화를 나눈 타국 정상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돌려 자문도 구했다.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 정상회담 개시에 앞서 트럼프로부터 미처 예상치 못한 공격을 받고 결국 회담이 성과 없이 끝난 전례를 감안해서다.
트럼프는 “러시아에 우크라이나 영토를 양보할 수 없다”고 버티는 젤렌스키에게 “전쟁을 제3차 세계대전으로 확대하려는 것이냐”고 윽박질렀다. “당신은 아직 평화를 위한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듯하니 준비가 되면 다시 오라”며 아예 백악관 밖으로 쫓아냈다. 트럼프는 라마포사에게는 “남아공에서 백인 농부들이 흑인들에게 집단적인 살해를 당하고 있다”고 뜻밖의 의혹을 제기했다. 당황한 라마포사는 “사실이 아니다”라는 말만 되풀이하다가 회담이 그만 종료하고 말았다.
이날 트럼프는 독일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방 예산 비율을 미국의 요구대로 5%까지 올리겠다고 공언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 그러면서 메르츠의 영어 구사력에 찬사를 보냈다. 통역 없이 정상회담에 임한 메르츠는 “(영어가) 저의 모국어는 아니지만 가급적 모든 말을 알아듣기 위해 노력한다”고 겸손한 답변을 내놓았다.

메르츠는 트럼프 조부의 출생 증명서 사본을 트럼프가 좋아하는 황금색 액자에 담아 건넸다. 트럼프는 커다란 기쁨을 표시했으며 “독일을 방문해달라”는 메르츠의 초청을 즉석에서 수락했다. 정상회담 후 독일 언론과 가진 기자회견에서 메르츠는 “개인적 차원에서 잘 소통할 수 있는 미국 대통령과 만났다는 느낌을 받고 돌아간다”는 말로 만족감을 표시했다.
김태훈 논설위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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