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꾹질’ 영웅과 ‘이빨없는’ 드래곤…결핍이 완성하는 영웅서사

이민경 기자 2025. 6. 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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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들 천생연분을 표현할 때, '나의 결핍된 부분을 완벽하게 채워주는 존재'라고들 한다.

영화 내 세계관 속에서 최강자로 그려지는 나이트퓨리 종족 드래곤의 이름은 투스리스(이빨빠진·toothless)로 약한 인상을 풍긴다.

투스리스와 친해지며 드래곤의 습성을 구석구석 알게 된 히컵은 또래의 바이킹들이 받는 집체훈련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다.

훈련에서 1등으로 수료한 바이킹에게 실습용 드래곤 중 하나를 죽이는 '특전'이 부여되지만 히컵은 거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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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드래곤 길들이기’ 속 주인공 투스리스. 유니버설픽쳐스 제공

흔히들 천생연분을 표현할 때, ‘나의 결핍된 부분을 완벽하게 채워주는 존재’라고들 한다. 비단 사람과 사람만이 천생연분이 되지 않는다. 바이킹의 후예 소년과 마을에 불을 지르고 가축을 훔쳐가는 드래곤 한마리가 심장을 맞대고 날아다니는 실사 영화 ‘드래곤 길들이기’는 상상력의 한계를 저 멀리 둔다.

6일 개봉한 ‘드래곤 길들이기’ 주인공은 반어법에 가까운 이름을 가졌다. ‘전사의 후예’ 바이킹 족장의 아들 이름은 히컵(딸꾹질·hiccup)으로 위엄 따위는 없다. 영화 내 세계관 속에서 최강자로 그려지는 나이트퓨리 종족 드래곤의 이름은 투스리스(이빨빠진·toothless)로 약한 인상을 풍긴다.

하지만 주인공이 왜 주인공이겠는가. 남들과 한 끗이 달라서다. 히컵의 아버지이자 족장 스토이크는 비실한 몸매의 아들을 마냥 유약하게 보지만, 사실 ‘모든 드래곤은 우리가 물리쳐야 할 주적’이라고 호통치는 아버지보다, ‘드래곤 바이 드래곤’(개별적 특성을 살피는)이라고 유연하게 접근하는 히컵이 더 내면이 단단한 사람일테다. 아울러 히컵이 던진 그물에 꼬리 한 쪽이 잘려 불구가 된 상태에서도 무턱대고 공격하지 않는 투스리스이지만, 진짜 대적해야할 거대한 악에는 실력을 최대치로 발휘해 물리치는 ‘강강약약’의 모범을 보인다.

유니버설픽쳐스 제공

주인공의 외모도 관객들을 그들 편으로 끌어들이는데 일조한다. 2007년생 메이슨 테임즈가 연기한 히컵은 원작 애니메이션 작화보다 더 훈훈하고 조화롭다. 조연·엑스트라급 드래곤들의 생김새는 야수의 모습인 것에 반해 투스리스는 애니메이션과 마찬가지로 얼굴의 절반을 차지하는 커다란 눈과 뭉툭하고 자잘한 이빨을 하고 검은고양이처럼 고개를 까딱인다.

애니메이션 3부작에 이어 이번 실사화 영화까지 제작하고 연출한 딘 드블루아 감독은 “투스리스의 매력을 실사 영화에서도 살리고자 했다”며 “처음엔 눈 크기를 줄이고, 입도 다른 드래곤처럼 현실감있게 입을 바꿔보았지만 우리가 알던 매력이 사라지더라. 최대한 기존 매력을 살리는 데 중점을 두기로 했다”고 최근 화상 인터뷰를 통해 밝혔다.

“너는 전사가 될 수 없다”며 히컵을 대장간에 조수로 넣은 아버지의 선택은 ‘오히려 좋아!’가 된다. 손재주를 부려 투스리스의 잘린 꼬리 한 쪽을 매달고, 이를 조종할 수 있는 안장까지 만들어 올라타기 때문이다. 둘은 한 몸이 되어 고공비행, 저공비행, 빙글빙글 돌기, 자유낙하를 한다.

투스리스와 친해지며 드래곤의 습성을 구석구석 알게 된 히컵은 또래의 바이킹들이 받는 집체훈련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다. 훈련에서 1등으로 수료한 바이킹에게 실습용 드래곤 중 하나를 죽이는 ‘특전’이 부여되지만 히컵은 거부한다. 대신 ‘사실 드래곤들은 인간을 해칠 생각이 없으며 그간 ‘둥지’에 도사리고 있는 악한 존재에게 겁박당해 가축을 바쳐왔다’고 폭로한다. 아버지와 아들의 견해 차는 좁혀지지 않고, 아버지는 드래곤의 씨를 말리겠다며 드래곤 둥지로 출정한다.

히컵과 아버지 스토이크는 서로 다른 견해를 가지고 부딪힌다. 유니버설픽쳐스 제공

다행히 이야기는 아버지의 감화까지 이루며 훈훈하게 마무리한다. 히컵은 치열한 전투 끝에 신체적 결핍을 하나 얻고 말지만, 이마저도 투스리스와 함께 있으면 서로의 결핍이 완벽하게 보완된다. 완전체로서 더 강해진 것은 덤.

드블루아 감독은 “누군가가 약점이라고 말하는 것이 강점일 수 있다. 그 강점을 통해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변화시켜 나가는 것”이라며 “우리는 자신을 누군가의 기준에 맞춰 변화시키는 게 아니라 있는 그대로 더 발전시켜 가는것이고, 영화에서 아버지 스토이크도 자신과 또 다른 방식의 용기를 가진 아들에게 감명 받고 아들을 인정하게 된다”고 말한다. 전체관람가.

이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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