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리그 ‘명지대 주의보’, 플레이오프 경쟁에 가장 큰 변수가 될까?

조원규 2025. 6. 6.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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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이 반복되면 필연이 된다. 최근 명지대 경기력이 그렇다.

5월 23일, 이번 시즌 대학리그 최대 이변이 일어났다. 6전 6패의 명지대가 지난 시즌 준우승팀 건국대를 제압한 것이다. 이 경기 전 건국대는 공동 3위에 있었다

명지대 돌풍의 시작이었다. 29일 경희대전은 4쿼터 초반 12점 차로 앞섰다. 이후 외곽포 침묵과 박지환의 파울아웃으로 역전패를 당했지만, 지난 이변이 우연이 아님은 증명했다.

 


그리고 6월 4일 한양대와 원정경기. 1쿼터부터 앞서 나갔다. 이후 역전을 허용하지 않았다. 2쿼터 한때 13점 차까지 벌렸다. 꾸준히 10점 내외 점수 차를 유지하며 완벽하게 경기를 접수했다.

▲ 최지호, 박태환, 이태우

초반 흐름을 가져온 것은 신입생 최지호의 3점 슛이었다. 최지호는 1쿼터 2개, 2쿼터 1개의 3점 슛으로 답답했던 공격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지난 건국대전도 그랬다. 최지호는 4개의 3점 슛으로 승리에 공헌했다.

구력 짧은 안양고 빅맨은 명지대에서 3점 슈터로 변신했다. 3점 슛 시도(58개)가 2점 슛 시도(37개)보다 많다. 최근 4경기는 평균 2.5개의 3점 슛을 47.6%의 확률로 넣고 있다. 한양대전 쐐기포도 최지호의 손에서 나왔다.

 


3점 슛은 박태환도 자신 있다. 이번 시즌 5경기에서 16개를 성공, 경기 평균 3.2개에 성공률도 38.9%로 높다. 슛 거리가 멀고 타점이 높다. 영점이 잡히면 연속으로 넣는다.

지난 경희대전이 그랬다. 2쿼터까지 침묵했다. 3쿼터에만 4개를 몰아넣었다. 한양대전도 3쿼터에 연속 2개를 성공시키며 팀의 리드를 지켰다. 최근 2경기는 3쿼터와 인연이 깊었다.

이태우도 부상에서 복귀했다. 몸 상태가 완전하지는 않다. 출전 시간을 조절하고 있다. 그런데 한양대전 4쿼터를 책임졌다. 날카로운 드라이브인을 앞세운 6득점은 이날 명지대 4쿼터 득점(11점)의 절반 이상이었다.

2점 슛 3개만 시도했다. 그것이 모두 림을 통과했다. 한양대가 박민재와 손유찬의 3점 슛을 앞세워 추격하던 시점에 번번이 찬물을 끼얹었다. 리딩에 더 강점이 있는 2학년 가드가 출전 시간을 늘리면 박지환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이 선수들은 1, 2학년이다. 아직 경험이 적다. 주장 박지환은 이들을 다독이며 가장 많이 뛰고 가장 먼저 달린다. 지난 겨울부터 김태진 명지대 감독이 고맙다고 말한 이유다.

▲ 박지환, 이민철, 장지민

박지환은 팀에서 가장 많은 득점을 올렸고 가장 많은 리바운드를 잡았으며 가장 많은 어시스트를 배달했다. 리그 득점(14.9점) 6위, 어시스트(4.9개) 6위, 스틸(1.8개) 8위, 리바운드(6개) 11위의 전방위 활약이다.

수비도 멀티 유닛이다. 상대 빅맨부터 볼 핸들러까지 수비한다. 한양대전도 신지원을 책임졌다. 권알렉산더가 부상이다. 강영빈은 더 많은 경험으로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박지환이 빅맨을 수비했던 이유다.


4학년 이민철은 개막전 출전 이후 5경기를 결장했다. 부상으로 팀의 패배를 지켜봐야만 했다. 그리고 23일 건국대와 복귀전. 양 팀 선수 중 최다인 25득점으로 팀에 승리를 선물했다. 득점 능력은 이미 검증된 선수다.

또 하나 주목할 기록이 있다. 186센티의 가드는 뛰어난 위치 선정과 탄력을 앞세워 경기 평균 7.3개의 리바운드를 잡고 있다. 팀 내 최다 기록이고 출전 시간을 채웠다면 리그 7위의 기록이다. 빅맨 부족의 명지대에게는 득점만큼 소중한 리바운드다.

이민철과 박태환이 복귀하기 전까지 팀의 주득점원은 장지민이었다. 장지민은 평균 14.1점으로 리그 득점 10위를 기록 중이다. 시즌 첫 3경기에서 평균 19득점을 기록한 장지민에게 상대 수비가 집중됐다.

장지민의 출전 시간은 박지환보다 1분 56초 적은 2위다, 평균 출전 시간이 37분을 넘는다. 이민철과 박태환이 복귀해도 이 선수의 비중은 줄지 않았다. 부담이 줄었을 뿐이다. 이제 장지민에게 수비를 집중할 수 없다.



장지민은 “교체 선수도 없고,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었다”고 했다. 공 소유 시간과 공격 기회가 줄어든 것에 대해 “아쉬움이 없는 건 아니지만, 팀이 이길 수 있다면 괜찮다”고 했다.

이민철은 “경기중에 서로서로 한발씩 도와주고 있다. 실수해도 괜찮다고 얘기한다. 공격이나 수비에서 놓치면 궂은일부터 해서 메꾸자는 생각으로 리바운드에 집중한다”는 성숙함을 드러냈다.

명지대의 경기력이 달라진 이유를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하나는 풍부해진 공격 자원, 또 하나는 나보다 팀을 앞세우는 자세다. 여기에 수비도 강해졌다. 박지환은 “우리는 득점을 많이 해서 이기는 팀이 아니다. (실점을) 적게 해서 이기는 팀”이라고 했다. 풍부해진 로테이션은 수비에도 큰 힘이 되고 있다.

▲ 매치업 헌팅과 3점 슛, 리바운드

3점 슛은 명지대의 중요한 공격 옵션이다. 신장이 작은 팀은 속공과 3점 슛 의존도가 높다. 박지환, 이민철, 장지민, 박태환, 최지호가 최근 세 경기 연속 선발 출전한 이유다. 모두 3점 슛 능력이 있는 선수들이다.

포인트는 2대2와 포스트업이다. 김태진 감독은 “외곽에서만 공이 돌면 3점 슛 성공률이 낮다. 안에서 공이 나와야 한다”고 했다. 그 역할을 박지환에게 맡겼다.

박지환은 192센티의 장신 가드다. 많이는 아니지만 고등학교 때도 포스트업을 했다. 포스트업에서 슛과 패스 연결 모두 가능하다. 때로는 포스트업으로 때로는 돌파 후 킥아웃으로 동료들의 3점 슛 기회를 만들어준다.



최지호가 가장 큰 수혜자다. 195센티의 신장은 포워드로 뛰었을 때 경쟁력이 더 크다. 김 감독은 고등학교 시절 최지호의 퍼리미터 슈팅 능력을 눈여겨 봤다. 그래서 기회가 생기면 과감하게 던질 것을 주문했다.

매치업 헌팅도 즐긴다. 이민철과 장지민은 슈팅 범위가 넓다. 돌파 능력도 있다. 2대2 수비가 약한 상대가 있으면 이 선수들이 메인 볼 핸들러가 된다. 건국대전에서 25득점을 올린 이민철이 그랬다. 김 감독의 주문이었다.

전력이 약한 팀은 전술의 선택도 제한적이다. 전술을 소화할 능력의 차이다. 김 감독은 각 선수의 장점에 주목한다. 우리의 강점으로 상대의 약점을 상대한다. 그것이 통하면 이변을 연출한다.

해결하기 힘든 과제도 있다. 리바운드다. ‘열정’만으로 우위를 점할 수 없다. 같은 ‘열정’이면 신장이 클수록 유리하다. 명지대는 12개 팀 중 리바운드 10위다. 리바운드 마진이 –9.9개다.

이민철은 리바운드가 3점 슛에도 영향을 준다고 했다. “해리건(손준, 가스공사)는 리바운드 걱정 말고 던지라고 했다. 지금은 무조건 넣어야한다는 생각이 강하다”고 했다. 부담은 3점 슛 성공률을 떨어트린다.

▲ 고려대 말고는 다 이겨야죠

최근 4경기의 리바운드 마진은 –5.5다. 많이 줄였다. 3점 슛은 롱 리바운드가 많다. 롱 리바운드는 예측 능력과 활동량이 중요하다. 명지대 선수들은 더 많이 움직였다. 이민철 효과도 컸다.

지난 3경기의 선전 그리고 2경기의 승리로 선수들은 플레이오프 진출을 꿈꾼다. 박지환은 “전반기 상명대, 동국대를 모두 이기면 4승이다. 플레이오프에 갈 수 있다. 남은 경기 중 고려대 말고는 다 이기고 싶다”고 했다.


 

이민철의 목표도 같다. “부상 없이 최대한 높은 순위로 가는 것”이 목표다. “플레이오프에 가고 싶다”고 했다.

장지민은 “팀이 더 끈끈해진 것 같다”고 했다. 최근 5경기 성적은 2승 3패. 연세대전을 제외하면 모두 5점 차 이내 승부였다. 치열한 접전에서 절반은 승리를 챙겼다. 그 과정에서 팀이 더 끈끈해졌다.

최근 2년 명지대 전력의 핵심은 손준과 소준혁이었다. 두 선수가 프로에 진출한 이번 시즌은 10위도 힘들 수 있다는 전망이 많았다. 그러나 새로운 선수들이 새로운 열정으로 차곡히 승리를 쌓고 있다.


물론 명지대의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낮다. 그러나 박지환의 바람처럼 상명대와 동국대를 이기면 플레이오프 진출도 불가능하지 않다.

 

확실한 건 이제는 어느 팀도 명지대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그리고 그것은 중위권 순위 경쟁, 플레이오프 진출 경쟁에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사진_점프볼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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