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관세, 미국 재촉해도 시간에 쫓길 필요 없어”

이본영 기자 2025. 6. 6.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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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는 출범하자마자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 나서야 한다.

이런 상태에서 미국은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7월9일부터 상호관세를 발효하겠다고 압박하고 있다.

여한구 전 통상교섭본부장은 "쫓길 필요는 없다"며 "미국 내 정치·경제 상황, 상호관세에 대한 법원의 무효 판단 등으로 불확실성이 크므로 새 정부는 선의로 최선을 다하되 당당하게 협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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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n style="color: rgb(0, 184, 177);">새 정부에 바란다</span>
1일 경기도 평택항에 컨테이너들이 쌓여 있다. 연합뉴스

새 정부는 출범하자마자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 나서야 한다. 미국이 조기 타결을 종용하는 상황에서 실패한 협상이 된다면 경제적 피해가 발생하고, 출범 초부터 비판의 화살이 날아들 테니 이중의 부담이다. 4일 한겨레에 의견을 밝힌 전문가들은 한국도 지렛대가 충분하므로 조급함을 버리고 당당하게 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무역업계에서는 지난달 대미 수출이 8.1% 감소한 점을 들어 협상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조성대 한국무역협회 통상연구실장은 수출이 더 빠르게 축소될 수 있으니까 “정부는 피해 최소화를 위해 협상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 실장은 전에는 미국 수입 업체들이 재고 확보로 관세 충격을 완화했지만, 이제는 다르다며 “불확실성이 커지면 기업들은 경영 계획을 세우기 어려워 보수적 경영을 하고, 그러면 경제 자체가 어려워진다”고 했다.

이런 상태에서 미국은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7월9일부터 상호관세를 발효하겠다고 압박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시간에 너무 쫓기면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여한구 전 통상교섭본부장은 “쫓길 필요는 없다”며 “미국 내 정치·경제 상황, 상호관세에 대한 법원의 무효 판단 등으로 불확실성이 크므로 새 정부는 선의로 최선을 다하되 당당하게 협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구경현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무역투자정책팀장은 미국의 세계 전략 등을 고려하면 중장기적 대응이 더 중요하고, 협상 타결을 “미루는 전략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했다.

한국이 중요한 협력 파트너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이어지고 있다. 여 전 본부장은 “미국이 협상 중인 주요 무역 상대국들과 비교하면 한국은 협상 카드가 많다”며 “제조업 부흥, 에너지, 첨단 기술 개발 협력 등에서 미국에 꼭 필요한 중요한 파트너라는 점에서 협상의 레버리지(지렛대)를 찾아야 한다”고 했다. 구 팀장도 “미국이 원하는 것은 산업 유치를 통한 일자리 창출과 중국 견제이기 때문에 한국이 활용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비슷한 의견을 나타냈다.

일방적 관세 부과에 대해 지나친 양보에서 해법을 찾으면 안 된다는 주문도 나왔다. 김흥종 전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은 “비관세 장벽을 풀어줄 수 있는 것은 풀어주되 국내 저항이 크고 문제가 클 수밖에 없는 분야는 양보하지 말아야 한다”며 “상호관세뿐 아니라 품목별 관세도 자유무역협정(FTA)이 출발점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에 따르면 대부분의 품목은 관세율이 0%라는 점을 근거로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미국이 자유무역협정을 맺지 않았는데도 영국에 자동차 관세율을 27.5%에서 10%로 낮춰준 점도 대응 논리로 삼아야 한다고 했다.

미국 쪽은 최근 실무협의에서 쌀시장 추가 개방, 30개월령 이상 쇠고기 수입 허용, 자동차 환경 규제 완화 등을 통해 한국의 비관세 장벽을 대폭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협상 추이에 따라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농축산업 등의 분야에서는 물러서면 안 된다는 주문도 있다. 서영석 전국한우협회 정책지도국장은 “축산과 농업 분야는 자유무역협정으로 가장 큰 희생을 치르고 있다. 지금 한우 농가들은 사료 가격 등 생산비 증가로 적자를 보고 있다”며 쇠고기 수입 제한 폐지는 불가하다고 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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