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검찰 대수술, 일방적 밀어붙이기 안 돼” 속도 조절 주문 [새 정부에 바란다]
14명→30명 대법관 증원법
최고법원 기능 무력화·코드인사 우려
“독립성·중립성 지킬 보완책 마련해야”
민주당 발의한 재판결과 헌소 허용법
사실상 4심제·재판 지연 부작용 지적
검찰, 기소청 개편 ‘힘 빼기’
기소권만 남기고 수사는 중수청서
검사 자체 징계로 파면 가능도 공약
공수처 강화·경찰 인사 독립성 제고
“시민 불편 없도록 충분한 논의 필요”

◆대법관 30명으로 증원, 재판소원 허용
5일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집 등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대법관을 늘려 상고심 적체를 해소하고, 재판에 대한 헌법소원 허용과 판결문 공개 범위 확대, 공개변론 중계 의무화 추진, 법관평가위원회 설치 등을 공언했다. 민주당은 대법관을 ‘대법원장을 포함하여 14명으로 한다’고 규정한 법원조직법 개정을 밀어붙이고 있다. 민주당이 추진 중인 개정안은 4년간 매년 대법관을 4명씩 충원해 30명으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법원 재판에 관한 헌법소원심판을 허용하는 재판소원의 도입도 관심사다. 이 대통령의 공약집엔 담기지 않았으나 민주당 의원들은 재판소원 도입 등 내용을 담은 헌재법 개정안을 여럿 발의했다. 한 고법 부장판사는 “재판소원이 도입되면 소송 비용이 크게 늘고 재판이 지연되기 때문에 국민이 피해를 입을 것”이라며 “헌법 원리에도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헌법상 3심제가 사실상 4심제로 변질될 수 있다는 것이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사법부가 공정성·독립성·중립성을 지키려면 법관 ‘코드 인사’를 막아야 한다”며 “독립된 추천위원회가 법관 후보를 추천하고, 국회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동의로 결정하게 하는 방안 등을 고려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현 정부에서 전례 없는 ‘대수술’을 앞두고 있다. 검찰의 수사권·기소권을 분리하고자 조직을 둘로 쪼개는 게 골자다. 이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검찰청을 기소와 공소 유지 기능만 남긴 가칭 ‘기소청’으로 개편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기존 수사 기능은 가칭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을 신설해 넘기고, 수사기관 간 상호 견제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도 덧붙였다.
정부는 조직 개편과 별개로 ‘검찰 힘빼기’에도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의 공약에는 검사 징계 파면 제도 도입이 포함됐다. 현행법상 일반 공무원과 달리 검사는 탄핵 또는 금고 이상 형을 선고받은 때가 아니면 파면되지 않는데, 자체 징계만으로도 파면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형법상 피의사실 공표죄 강화와 수사기관의 증거 조작에 대한 처벌 강화, 조건부 구속영장제·압수수색영장 사전심문제 도입 등 공약도 있다.

최정규 변호사(법무법인 원곡)는 “지난 (문재인정부 때의) 검찰 개혁에서 고발인 이의신청권 폐지처럼 오히려 시민에게 불편을 끼치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는 만큼, 이번에는 시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신중히 접근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대근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검찰의 권력은 불기소에서 나오는 측면이 많다”며 “일정한 요건이 되면 반드시 기소를 하게끔 하고, 또 거기에 대한 다양한 통제를 두는 방식을 법제화하는 게 보다 본질적인 해결책 아닐까”라고 되물었다. 그는 “일관된 속도로, 어설프게 타협해 방향을 흐트러뜨리거나 악화시키지 말고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김주영·유경민·안경준·안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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