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 성지’ 종로5가 약국…결제액과 방문자 수 20대에서 가장 크게 늘었다
5일 오후 서울 종로5가 한 건물은 2030으로 북적였다. 3일간 황금 연휴를 앞두고 이들이 찾은 곳은 클럽이나 술집이 아닌 탈모 치료 병원과 약국이었다. 종로5가가 비교적 저렴하게 탈모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탈모 성지(聖地)’로 뜨면서 젊은 탈모인들이 몰리는 것이다.
이들은 유명 몇몇 병원에서 ‘3분 진료’를 받은 후 탈모약을 처방받아 인근 약국에서 약을 산다. 병원에서 나오면 길바닥에 ‘탈모 처방’이라고 쓴 종이가 보이는데 이를 따라가면 ‘365일 연중무휴’라는 간판이 붙은 약국이 나온다. 탈모인에게 최적화한 ‘공장식’ 시스템이라 비교적 약값이 싸다는 후문이다.

한 20대 남성은 “남모르게 고민만 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아야겠다는 생각에 왔다”며 “A병원에서 처방받고 B약국을 가는 코스를 추천받고 왔다”고 했다. 그는 “벌어서 쓰는 돈 중에 (탈모 약값이) 가장 아깝지 않다”고 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이 남성과 같은 국내 탈모 환자 수는 약 25만명 규모다. 특히 젊은 층에서는 탈모를 질병으로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치료 받으려는 수요가 크다.
◇20대 결제액, 방문자 증가율 가장 높아
6일 BC카드 신금융연구소가 이러한 흐름에 맞춰 종로5가 소재 약국들의 카드 결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실제로 20대들의 결제 금액 증가세가 다른 연령대보다 월등히 높았다. 20대 방문자 수 증가율도 모든 연령대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종로5가 약국 방문자 수 증가율(전년 대비)을 연령대 별로 살펴보면, 20대(25.1%)가 가장 높았고 40대(10%)와 50대(7.9%)가 그 뒤를 이었다.
결제 금액 증가율(전년 대비)도 20대가 34.5%로 가장 높았다. 30대, 40대, 50대, 60대 이상 등 모든 연령대의 증가율이 10% 내외에 머무른 데 비하면 20대 결제 금액이 매우 큰 폭으로 늘었다.

◇약값 한 번에 7만~19만원
올해 1분기 기준 한 번 종로5가 약국을 갈 때 긁는 금액은 7만~19만원대로 조사됐다. 가장 많은 돈을 쓰는 연령대는 60대 이상(19만1764원)이었다.
이어 20대(9만8743원)도 한 번에 약국에서 10만원 가까이 썼다. 30대(7만9631원), 40대(7만3410원), 50대(6만1012원)는 비슷한 금액을 썼다.
다만 이 분석 자료는 탈모 치료를 위한 결제 건을 따로 분리하지는 않았다. BC카드 관계자는 “탈모약 전문으로 유명한 종로5가 일대 약국을 선별해 뽑은 결제 데이터이기 때문에 탈모 치료 관련 소비로 추정할 수 있다”며 “건당 결제금액도 통상적인 약값보다 비싼데 한 번에 탈모약을 처방 받았기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탈모인의 ‘불금’은 종로5가에서
종로5가 약국의 요일별 소비 데이터를 보면 금요일이 가장 활발하다. 탈모인에게 종로5가가 ‘불금’을 보내는 장소로 뜨고 있다는 의미다.

올해 1분기 종로5가 약국 매출금액 비중이 가장 큰 날은 금요일(20.4%)이다. 일요일(3.8%)이 가장 적고 나머지 평일(월~목)과 토요일은 15% 내외로 조사됐다.
결제 건수와 방문자 수도 비슷하게 금요일이 각각 19.5%, 18.9%로 5분의 1 가까이 차지했다. 이 항목 역시 일요일(4.8%, 5.3%)을 제외한 나머지 요일도 비슷하게 15% 내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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