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웰다잉’ 마지막을 존엄하게 (1)품위있는 죽음, 어떻게 맞을 것인가

박준하 기자 2025. 6. 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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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일흔이 된 김모씨(광주광역시)는 얼마 전 병원에서 만난 친구의 모습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친구는 늘 "99세까지 건강하게 살다가 아프면 짧게 앓고 조용히 떠나고 싶다"고 말해 왔지만, 그의 모습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이씨는 "죽음은 누구에게나 예고 없이 찾아올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며 "이번 체험으로 삶의 유한성을 실감하며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진지하게 고민하게 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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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다잉, 마지막을 존엄하게’ 연재 시작

올해 일흔이 된 김모씨(광주광역시)는 얼마 전 병원에서 만난 친구의 모습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인공호흡기와 링거에 의지해 힘겹게 숨을 쉬는 친구는 그에게 큰 충격이었다. 친구는 늘 “99세까지 건강하게 살다가 아프면 짧게 앓고 조용히 떠나고 싶다”고 말해 왔지만, 그의 모습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김씨는 그런 순간이 자신에게 오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면서도, 마음 한편으론 그것이 피할 수 없는 운명처럼 느껴졌다.

삶의 시작은 축복과 기대 속에서 맞이하지만 그 끝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흔히들 “태어날 때는 순서가 있어도 갈 때는 순서가 없다”고 말한다. 계절이 자연스럽게 바뀌듯 생의 마무리도 그렇게 되길 희망하지만, 마지막 순간은 우리 바람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질문보다 어려운 질문은 “어떻게 죽고 싶은가”일지도 모른다. 이미지투데이

우리나라는 지난해 말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20%를 넘어서며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이는 고령사회(14%)로 들어선 지 불과 7년 만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사망자의 72.9%는 병원에서 생을 마감했고, 자택에서 임종을 맞이한 경우는 14.7%에 불과하다. 많은 사람이 낯선 병실에서 인공호흡기와 심폐소생술에 의존하며 마지막 순간을 보내고 있다. 과연 이것이 우리가 원하는 삶의 마무리일까?

초고령사회로 접어들면서 삶의 마침표를 어떻게 찍을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성인 10명 중 9명은 임종기에 연명의료를 중단하겠다고 했다. 10명 중 8명은 ‘조력 존엄사’ 합법화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2018년에 시행된 연명의료결정법으로 무의미한 연명 치료를 중단할 권리가 생겼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은 죽음을 준비하는 데 익숙하지 않다. 올해 4월까지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한 사람은 약 284만명으로 매년 늘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연명의료 중단 결정을 실행한 사람은 42만2528명으로 의향서 작성자의 15% 남짓이다.  

자연장지 형태의 잔디장을 한 표지석을 승화원 직원이 관리하고 있다. 농민신문DB

최근 ‘웰다잉’에 대한 관심이 고령층뿐만 아니라 젊은 세대까지 확산하고 있다. 올해 83세를 맞이한 연극배우 박정자씨는 5월25일 강원 강릉에서 ‘생전 장례식’을 열어 많은 사람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박씨의 부고장에는 “꽃 대신 기억을 들고 오세요. 오래된 이야기와 가벼운 농담을, 우리가 함께 웃었던 순간을 안고 오세요”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밝고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는 그 자리는 죽음이 반드시 어둡고 슬픈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려줬다. 오히려 죽음을 돌아보는 과정이 남은 삶을 더욱 풍성하게 만드는 계기가 될 수 있음을 일깨운다.

죽음은 비단 노인만의 문제는 아니다. 30대 초반 직장인 이모씨는 최근 친구와 함께 서울 용산구에 있는 홍철책빵을 찾아 ‘관짝방 체험’이라는 독특한 경험을 했다. 카페 내에 마련된 ‘관’ 모양의 공간에서 잠깐 죽음을 간접적으로 체험하며 처음으로 자신의 삶을 되돌아봤다. 이씨는 “죽음은 누구에게나 예고 없이 찾아올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며 “이번 체험으로 삶의 유한성을 실감하며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진지하게 고민하게 됐다”고 전했다.

“어떤 죽음을 맞이하고 싶은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하는 ‘웰다잉, 마지막을 존엄하게’ 연재는 죽음을 준비하는 과정이 현재의 삶을 더욱 소중히 여기는 계기가 될 수 있음을 강조한다. 삶의 끝을 미리 생각하는 사람은 오늘을 진심으로 살아갈 수 있다. 연명의료의 의미와 한계, 임종 체험과 유언장 작성 그리고 존엄사와 안락사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심도 있게 다루고, 스위스와 일본 등 해외 사례를 통해 다양한 죽음의 방식을 짚어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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