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케티와 샌델의 한목소리 “불평등 구조 해소해야” [.t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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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정치철학자 샌델과 프랑스의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가 지난해 5월 파리경제대학에서 만났다.
샌델은 지나친 상품화는 돈을 더 중요한 것으로 여기게 하고 경제적 불평등 속에서 교육과 의료, 정치적 발언에 이르는 기본재에 대해 접근할 수 없게 한다며 피케티의 주장에 동의했다.
피케티의 말대로, 인류 공동체에 몰아닥친 새로운 도전에 대응하는 유일한 길이 불평등 구조의 해소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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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정치철학자 샌델과 프랑스의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가 지난해 5월 파리경제대학에서 만났다. 전 세계 차원의 불평등 심화에 대한 우려, 그리고 이를 해결할 방안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두 사람 책을 즐겨 읽어왔지만, 교집합을 생각해 보지는 않았다. 철학과 경제학으로 전공이 다르고 정치 지향점 역시 다르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 사람의 짧지만 심도 있는 대담은 전 세계 차원에서 깊이 고민하고 서둘러 실천해야 할 과제를 안겨 준다.
첫번째 주제는 소득과 부의 재분배에 관한 것이다. 이 분야는 피케티의 전문이라 귀담아들을 말이 많다. 다른 무엇보다 교육에 대한 포괄적인 접근성을 높인 것처럼, 현대 사회가 평등으로 나아간 덕에 더 높은 번영을 이루었다는 점을 힘주어 말한다. ‘21세기 자본’에서 방대한 사료를 동원해 입증한 주장을 한마디로 요약한 발언이다. 이어서 교육과 의료, 주택 같은 기본재는 ‘탈상품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샌델은 지나친 상품화는 돈을 더 중요한 것으로 여기게 하고 경제적 불평등 속에서 교육과 의료, 정치적 발언에 이르는 기본재에 대해 접근할 수 없게 한다며 피케티의 주장에 동의했다.
샌델은 피케티의 ‘사회적 국가’를 더 강화된 누진 세제, 더 완전한 복지국가, 모두를 위한 유산을 보장할 수 있는 상속세라고 정리한다. 피케티는 최저임금은 물론 최고임금도 한도를 정하고, 일정 소득 수준을 넘어가면 80~90퍼센트의 소득세율을 적용해야 한다고 보충 설명한다. 그리고 한발 더 나아가 ‘참여 사회주의’를 내세운다. 기업의 의결권 중 적어도 50퍼센트를 노동자 대표에게 주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샌델은 특유의 공동체주의 철학에 기반해, 누진세제를 지지하는 도덕적 토대는 정체성과 소속감, 일체감, 공동체, 연대라고 말한다.
두 사람은 불평등이 낳은 정치력의 차이에도 관심을 기울였다. 샌델은 대의정부에 더 많은 여성이 진출하는 데는 어느 정도 성과를 보였지만, 대학을 나오지 않은 사람이 의회에 진출하지 못하는 현실은 토론의 대상이 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학력과 계급을 고려해 의회의 사회적 구성을 개선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피케티는 인도의 사례를 들어 대안을 제시했다. 1950년 이후 인도는 선거구의 25퍼센트를 무작위로 골라내고, 해당 선거구에서는 모든 정당이 불가촉천민 계급과 피차별 소수 출신의 후보를 내도록 했다. 두 계층이 인도 사회의 하위 25퍼센트를 차지한 까닭이다.
두 사람은 유럽과 미국에서 극우주의가 득세하는 원인에 대해서도 견해를 같이했다. 샌델은 진보적 주류와 중도좌파 세력이 시장 메커니즘이 공공선을 규정하고 성취하기 위한 주된 도구라는 기본적인 전제에 도전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피케티는 가장 힘센 경제 주체가 민주적 통제에 책임지게 하고, 공공재의 재원 조달에 기여하게 만드는 평등주의 의제를 포기한 데 원인이 있다고 덧붙였다.
우리 사회의 불평등 역시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다. 주력 정당들은 이 의제를 주요하게 다루지 않거나, 설혹 문제 제기가 있어도 ‘지금’이 아니라 ‘다음에’라며 정치적 부담을 회피한다. 하지만, 이 문제는 마냥 미뤄 둘 미래의 과제가 아니다. 피케티의 말대로, 인류 공동체에 몰아닥친 새로운 도전에 대응하는 유일한 길이 불평등 구조의 해소이기 때문이다.

도서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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