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 심은 데 콩 나는' 이재명 정부가 되려면 [뉴스룸에서]

박상준 2025. 6. 6. 0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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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다 득표로 21대 대선에서 이겼지만 이재명 대통령은 기뻐할 겨를도 없이 어려운 숙제들을 풀어야 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던진 관세 폭탄에 수출로 먹고 사는 한국은 다른 나라들보다 더 많이 휘청거린다.

절대 대통령이나 정부가 뭘 해줬다는 식으로 생색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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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다 득표로 당선된 이재명 대통령
최악 경제 살리고 성장 동력 찾는 숙제 안아
대중소기업, 자영업자들이 맘껏 일하게 해야
대통령은 주인공 아니라 조연 역할에 만족했으면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에서 열린 1호 행정명령 비상경제점검TF(태스크포스) 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역대 최다 득표로 21대 대선에서 이겼지만 이재명 대통령은 기뻐할 겨를도 없이 어려운 숙제들을 풀어야 한다. 누가 뭐래도 가장 급한 건 경제 살리기.

한국 경제는 폭싹 주저앉았다. 조선과 방위산업을 빼면 대부분 산업 분야가 대기업·중소기업 가리지 않고 최악이다. 한국 경제의 주춧돌이었던 철강·석유화학에서는 공장 폐쇄까지 일어나고 있다. 해결책이 안 나오니 차라리 정부가 구조조정을 해줬으면 한다는 말도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던진 관세 폭탄에 수출로 먹고 사는 한국은 다른 나라들보다 더 많이 휘청거린다. 심지어 '투 톱' 반도체, 자동차마저 흔들린다. 자영업자, 소상공인들은 작년 12월 3일 윤석열 전 대통령이 불법 계엄 사태를 일으킨 이후 6개월 넘게 최악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얼마 전까지 장사하던 가게 자리에서 '임대 문의' 안내문을 자주 본다.

이는 숫자로도 잘 드러난다. 1분기(1~3월) 기준 국내 자영업자들이 금융사에서 대출 받고도 갚지 못한 돈이 13조2,000억 원인데 계엄 직후인 지난해 연말의 11조3,000억 원보다 16.7%나 늘었다. 올해 경제성장률을 예상한 국내외 41개 기관 중 절반 이상(21개)이 0%대 전망치를 내놓고 있다.

쓰러진 경제를 일으키고 새로운 성장 엔진도 만들어야 하는 이재명 대통령. 그는 후보 시절 '콩 심은 데 콩 나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말을 자주 했다. 그러기 위해선 콩을 맘껏 심을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

실용적 시장주의자를 강조해 온 이 대통령에게 두 가지를 바란다. ①'취임 선물' 성격의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받지 않겠다고 선언하기. 그동안 대기업들은 새 대통령이 나오면 수조~수백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마지못해 내놓는 경우가 많다. 투자 계획은 시장과 주주들 보라고 하는 것이지 새 정부 눈치 보고 점수 따기 위한 수단이어서는 안 된다. 더구나 윤 전 대통령이 3년 전 취임했을 때 삼성 SK 현대차 LG 등은 1,000조 원 넘게 투자하겠다 했고 미국 대통령들이 미국 현지에 투자하라 압박하는 바람에 주요 그룹들은 당장 큰돈 쓸 새 계획을 짜기도 버겁다. 차라리 새 대통령에게 바라는 걸 정리해서 달라고 하면 어떨까.

②멋져 보이는 거 말고 현장이 원하는 거 챙기기. 경제 활동의 주인공은 대·중소 기업인, 자영업자, 소상공인이다. 정부는 그들이 아프면 돌봐주고, 비 오면 우산 씌워주고, 불량배가 괴롭히면 지켜줘야 한다. 절대 대통령이나 정부가 뭘 해줬다는 식으로 생색내선 안 된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인수위원회 시절 전남 대불공단의 전봇대를 뽑은 뒤 큰 숙제를 해결 해준 듯 뽐냈고 박근혜 전 대통령은 취임 초 '손톱 밑 가시' 같은 규제를 뽑자 했지만 말잔치로 끝났다. 인공지능(AI)을 등에 업고 디지털 전환(DX)이 빨라지면서 적은 비용으로도 플랫폼을 활용해 사업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지만 기존 사업자들과의 갈등으로 날개를 펴지 못하거나 해외로 눈을 돌리는 이들이 많다. 타다, 닥터나우, 직방, 로톡 등이 그랬다. 더불어민주당도 그 과정에서 표 계산 하느라 기득권 편에 서기도 했다. 이 대통령이 그들을 만나 쓴소리와 무엇이 필요한지 들어보면 어떨까.

경제 주인공들이 신나게 일하는 나라. 이재명 정부는 꼭 해냈으면 좋겠다.

박상준 산업부장 buttonp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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