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부동산 시장도 日처럼 깊은 수렁에
집값 떨어지면 부실 부채 ‘뇌관’
지방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깊어지면서 집값 하락에 따른 부실 부채가 우리 경제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주택 매수 수요가 끊긴 지방에선 집값이 속절없이 내리고, 새로 공급되는 아파트는 청약 미달로 미분양 물량으로 쌓이는 현실이다. 2020~2021년 부동산 호황기 때 서울보다 더 뜨겁게 달아올랐던 일부 지역은 이제 ‘거품 붕괴’ 수준으로 주택 경기가 고꾸라졌다. 일각에서 “부동산 버블이 꺼지고 장기 침체에 빠진 일본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5일 KB부동산에 따르면, 5월 기준 부산 해운대구 아파트값은 1년 전보다 4.8% 내렸다. 같은 기간 서울 강남구 아파트값은 15.8% 상승했다. 전국적으로 부동산 호황기였던 2021년, 부산 해운대구는 1년 만에 아파트값이 28%나 올라 서울 강남구(12.3%)나 서초구(16%) 상승률을 웃돌았다. 그러나 지난 4년 사이 서울 강남권은 갖은 규제에도 계속 집값이 올랐지만, 부산 해운대를 비롯해 대구 수성구, 광주 남구 등 지역을 대표하는 부촌도 집값이 맥을 못 추고 있다. 부산의 한 분양 관계자는 “3~4년 전 고점에서 대출로 집을 산 ‘영끌족’은 집을 팔고 싶어도 사겠다는 사람이 없어 못 파는 지경”이라며 “이제 실수요자들은 매수를 꺼려 전세나 월세를 알아보고, 투자 수요는 죄다 서울로 몰려간다”고 했다.
더 심각한 문제는 미분양 물량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4월 말 기준 지방 미분양 아파트는 5만1888가구에 달한다. 이 중 42%에 달하는 2만1897가구가 집을 다 지었는데도 팔리지 않는 ‘악성 미분양’이다. 2022년 말 기준으로 지방 악성 미분양은 6226가구였는데 2년 반 만에 251% 급증했다. 기존 집값이 떨어지면서 주택 수요가 줄고, 새로 공급되는 아파트는 분양 시장에서 외면받는 악순환이 벌어지는 것이다. 이날 한국부동산원 발표에 따르면, 지방 아파트값은 2023년 11월 말 이후 79주째 계속 내리막이다. 전주 대비 보합(0%)을 기록한 것도 단 두 번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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