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광종의 차이나 別曲] [350] 중국인의 상인 기질

유광종 중국인문경영연구소장 2025. 6. 5.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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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박상훈

사람들 쉬어 가는 우물이 있었기 때문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일반 저잣거리를 흔히 시정(市井)이라는 말로 부른 적이 있다. 사람들이 물건과 화폐 등을 서로 교환하는 곳이다. 요즘의 시장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그곳에는 ‘상인(商人)’이 있다. 이 말은 중국의 옛 왕조인 상(商)에서 비롯했다는 설이 있다. 그 상인의 대표적 호칭 하나는 상고(商賈)다. ‘상’과 ‘고’는 조금 다르다. 돌아다니며 상거래하는 이와 한곳에서 장사하는 사람이다. 앞은 행상(行商), 뒤는 좌고(坐賈)로도 적는다. ‘행상좌고’라는 성어 표현도 있다. 상인들의 통칭에 가까운 말이다. 저잣거리인 시정에서 활동하는 상인들은 시쾌(市儈)라 부르기도 했다. 거래를 붙이는 거간꾼의 뜻이다.

이빨을 가리키는 아(牙)를 쓸 때도 있다. 서로 거래를 한다는 뜻의 호(互)라는 글자가 잘못 쓰이면서 비롯했다는 설이 있다. 아쾌(牙儈), 아랑(牙郎) 등이 모두 그 지칭이다. 정부 허가를 받으면 관아(官牙), 그렇지 않으면 사아(私牙)다.

예로부터 상인은 폭리를 취하기로 유명했다. 속임수도 쓰는 상인들의 기질은 무간불상(無奸不商)이다. 간사함이 상인의 속성이라는 말이다. 줄여서 아예 간상(奸商)이라고도 했다. 저잣거리 무리라는 뜻의 시정도(市井徒)라는 비칭도 있다.

오랜 상업의 역사를 간직한 중국이다. 중국인의 특성을 언급할 때도 ‘상인 기질’은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주판(珠板)의 발명자답게 이런저런 셈에 능해 제 것을 남에게 함부로 내주지 않는 태도로도 매우 유명한 중국인들이다. 그러나 ‘상업’에 몰두하다 ‘산업(産業)’을 그르치는 경우가 많다. 왕성했던 중국 전기 자동차 산업계는 정부 보조금과 출혈 경쟁 등 단기 이익에 탐닉하다가 부동산 업계가 그랬던 것처럼 이제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다. 중국인의 잽싼 상인 기질이 꼭 축복만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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