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법관 증원, 충분히 의논하고 신중하게 결정하라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현재 14명인 대법관 정원을 30명으로 늘리는 방안이 국회에서 추진되고 있다.
지금은 민주당이 대법관 증원을 주장하지만, 한때는 국민의힘 전신인 한나라당 아젠다였다.
행정부와 입법부를 거머쥔 민주당이 이 시점에 대법관 증원을 밀어붙이려는 의도에 많은 국민은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민주당 안대로 대법관을 증원하면 전체 30명 중 최대 26명까지 이 대통령이 임명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상고심 구조개편 연계해 숙고 필요
현재 14명인 대법관 정원을 30명으로 늘리는 방안이 국회에서 추진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통령 취임 당일인 지난 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어 법원조직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공포 후 1년 유예기간을 거친 다음 대법관을 1년에 4명씩 4년간 16명 증원하자는 것이다. 법안이 이대로 확정되면 늘어나는 16명 모두 이 대통령 임기 내에 임명이 가능해진다. 이에 반발한 국민의힘 의원들은 전원 퇴장했다. 남은 절차는 법사위 전체회의와 본회의 뿐이다.

대법관 증원은 여당이든 야당이든 필요성 자체는 인정해온 사안이다. 대법관 업무량이 지나치게 많기 때문이다. 상고허가제 폐지 이후 대법원 접수 사건은 연간 3만~4만 건에 이른다. 대법관 1인당 사건 수가 연 3000~4000건이나 된다는 뜻이다. 대법관 업무 과중의 실질적인 피해는 재판 지연으로 나타난다. 지금은 민주당이 대법관 증원을 주장하지만, 한때는 국민의힘 전신인 한나라당 아젠다였다. 하지만 대법관 증원은 전원합의체 운영방식을 포함해 상고심 전체 심리구조 변경과 맞물려 있어, 정치권은 번번이 세부사항에 합의를 보지 못하고 여기까지 왔다.
행정부와 입법부를 거머쥔 민주당이 이 시점에 대법관 증원을 밀어붙이려는 의도에 많은 국민은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이 대통령의 사법리스크를 완전히 없애기 위한 방편이 아니냐는 것이다. 안 그래도 민주당은 법원조직법 개정 외에, 허위사실공표죄에서 ‘행위’를 삭제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 대통령 임기 중 재판을 중단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 조희대 대법원장 특검법 등을 추진하고 있다. 모두 ‘이재명 방탄법’이라 불리는 법안들이다. 민주당 안대로 대법관을 증원하면 전체 30명 중 최대 26명까지 이 대통령이 임명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 행정·입법에 이어 사법부까지 민주당이 3부를 완전히 장악하게 되는 것이다. 특히 대법원은 대선 직전 이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유죄 취지로 파기 환송을 결정했다. 사회적 합의 없는 일방적인 대법관 증원은 대법원 판결에 대한 보복이라는 인상을 준다. 대선 후보 시절 이 대통령은 본인의 대법원 재판 내용을 미리 언질받았다는 취지로 말해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사법부의 정점에 있는 대법원 구성을 어떻게 변경할지는 국민 삶과 직결된다. 대법관 숫자 못지 않게 다양성도 중요하다. 주요 대법원 판결이 있을 때마다 해당 대법관이 누구에 의해 임명된 인물인지 분석하는 게 이미 일상이 됐다. 대법관 증원은 규모와 방법, 방향이 본질이다. 파장이 막대한 만큼 충분한 숙의와 국민적 합의가 필수다. 조희대 대법원장도 “공론장이 마련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힌 마당이다. 민주당이 대통령 공약 사항이라는 이유로 전광석화처럼 처리할 문제가 아니다. 국민의힘도 무기력하게 반대만 외칠 게 아니라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토론해야 한다.
Copyright © 국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