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시대, 달라지는 경기도 정책은… 지역화폐 ‘파란 불’ 경기북부 분도 ‘빨간불’
“시기상조” 언급한 경기북부 분도는 먹구름
기회소득 위축, 남북 교류사업 새 물꼬 전망도
경기도, 정부 국정기획위에 현안들 반영 건의

이재명 정부의 출범에 따라 민선8기 경기도 정책에도 적잖은 영향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도지사 시절부터 본인의 ‘시그니처’ 정책으로 키워낸 지역화폐는 몸집을 키우겠지만, 김동연 현 도지사의 역점 사업인 경기북부특별자치도(이하 경기북도) 설치와 기회소득 등은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예측된다.
5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는 이재명 정부 국정기획위원회에 경기도 현안 등을 정리해 정부 정책에 반영해줄 것을 요청할 계획이다. 이는 지난달 대선 국면에서 경기도가 대선 공약에 포함해줄 것을 건의했던 ‘새 정부 출범 대비 경기도 현안 건의’ 자료 내용을 바탕으로 한다. 해당 자료를 보면 경기도는 우수 시책 45개를 꼽아 전국 단위 확산을 건의했고 지역 공약으로는 27개를 요청했다.
경기도 우수 시책에는 경기 RE100·기후보험·기후위성 등 기후경제 기반 조성 사업, 360º 돌봄체계 구축, AI(인공지능) 인재 양성, 청년 기회 사다리, 경기북부 대개발, 더(THE) 경기패스 등 교통정책, 기회소득, 반려동물 인프라 확대 등의 내용이 담겼다. 지역 공약에는 김 지사의 역점 사업인 경기북부특별자치도(이하 경기북도) 설치, 경기국제공항 구축부터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 경기도 접경 지역의 기회발전특구 지정 등 국비 지원이나 법령·제도 개선이 필요한 것들이 포함됐다.
이번 대선 과정을 거치며 ‘빨간불’이 확실히 켜진 것은 경기북도 설치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대선 선거운동 기간 중 의정부를 찾아 “경기북부를 분리하면 규제가 완화된다는 것은 사기”라며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도지사 재직 시절에도 ‘분도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이었는데, 이를 유지한 채 선거 기간 날선 발언으로 지역을 술렁이게 했다.
이 때문에 경기북부 분도가 어려워졌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 가운데 김 지사는 이미 윤석열 정부에서부터 경기북도 설치를 위한 주민투표 실시 결정이 미뤄지며 사실상 추진에 난항을 겪었던 터라, 그 대안으로 내놓은 ‘경기북부 대개조 프로젝트’로 북부 개발 취지를 살릴 예정이다.
김 지사의 ‘시그니처’ 정책으로 불리는 ‘기회소득’도 존폐의 갈림길에 섰다. 이 대통령의 시그니처 정책인 ‘기본소득’이 경기도를 넘어 전국적으로 확대되고, 농촌뿐만 아니라 각 분야로 확장된다면 기회소득이 설 자리가 좁아질 수밖에 없다. 당장 이 대통령의 도지사 재직 시절 경기연구원장을 지내며 도의 기본소득 도입과 확대를 이끌었던 이한주 민주연구원장이 새 정부 운영의 청사진을 그릴 국정기획위원회를 총괄하게 됐다. 기본소득이 보편적 복지의 성격을 갖는다면, 기회소득은 선별적 지원 성격이라는 차이가 있다.
경기국제공항의 경우 의외의 활로를 찾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대통령의 지역 공약 중 수원 공약에 ‘수원 군공항 이전 및 이전지 개발 지원’이 담겨서다. 도가 경기국제공항 후보지 선정부터 난항을 겪고 있는 와중에, 수원 군공항 이전과 맞물려 경기국제공항을 함께 추진할 명분이 생겼다는 반응이 나온다.
김 지사의 역점 사업과는 별개로, 전직 도지사였던 이 대통령이 경기도에 남긴 정책들은 전국으로 확대되거나 몸집을 더 키울 것으로 보인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지역화폐다. 지역화폐의 국비 지원을 의무화하는 내용의 ‘지역화폐법’ 개정이 성사돼 지역화폐가 활성화될 가능성이 크다. 새 정부가 곧바로 추가경정예산 편성 작업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지역화폐 관련 예산이 포함될 예정인 것으로 전해진다.
얼어붙었던 남북 관계도 새 정부 출범을 계기로 개선될 가능성이 제기돼, 접경 지역을 품고 있는 경기도에도 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 당선이 확실시된 직후 이 대통령은 국회 앞 연설을 통해 “확고한 국방력으로 대북 억제력을 확실하게 행사하되, 남북간 대화하고 소통하고 공존하고 협력해서 공존·공동·번영하는 길을 찾아가겠다. 한반도 정세를 최대한 신속하게 안정화해서 ‘코리아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안보 때문에 국민들의 위험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사실상 중단되다시피 한 경기도의 남북 교류 협력·지원 사업이 다시 활발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일고 있다. 평화경제특구 조성과 함께, 관련 사업의 범위가 커질 수 있다. 여기에 경기도 균형 발전을 위한 경기 북부 규제 완화 역시 새 정부가 기회발전특구 지정 등으로 물꼬를 터줄 것이라는 기대도 커진다.
김 지사의 임기가 1년 남은 상황에서, 새 정부와의 호흡이 김 지사의 민선 8기 성과 및 향후 행보를 가를 ‘키’가 될 것이라는 분석까지 나온다. 이와 관련, 경기도 관계자는 “(이 대통령의 정책 기조와 맞는) 돌봄, 기후 정책과 경기도에서 전국 최초로 시행한 정책들 위주로 강조하려고 한다. 또한 경기북부 발전을 위한 규제 완화, 인프라 확충, 특구 지정 등에 초점을 맞춰서 (정부 정책 반영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영지 기자 bbangzi@kyeongin.com
Copyright © 경인일보 All rights reserved.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