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김밥 한줄 놓고 3시간40분 '마라톤 회의'
관가 '일하는 방식' 대전환 예고
현안 파악 집중…장관도 의견 개진
해수부 부산 이전 준비 지시
공정위·고용부 인력충원도 언급
농식품부엔 물가안정 대책 주문
공백없는 국정운영 강조
李 "행정편의 벗어나라"
전날 비상TF 이어 국정 드라이브
'李 스타일'에 공직사회 초긴장

이재명 대통령은 5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이 임명한 국무위원들과 첫 국무회의를 했다. 기업 간 불공정 거래 조사를 담당하는 공정거래위원회에 조사 인력 증원을 주문했고, 고용노동부에는 근로감독관 확충을 지시했다. 이 대통령이 ‘1호 공약’으로 경쟁력 강화를 약속한 인공지능(AI) 관련 부처 장관에게는 “행정 편의주의에서 벗어나달라”고 했다.
60일간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활동 없이 대선 승리 다음날 곧바로 대통령 업무에 들어간 이 대통령이 윤석열 정부에서 임명된 국무위원과라도 일단 집권 초반 국정 운영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됐다. 이날 국무회의는 이례적으로 긴 3시간40분가량 진행됐다.
◇“해수부 부산 이전 조속히”

이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경제·산업 관련 부처로부터 주요 현안을 보고받았다. 사회 및 외교안보 분야 부처도 애초 보고 대상이었지만 경제 현안과 관련한 논의가 길어져 비경제 부처 보고는 추후로 밀렸다. 국무회의는 이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지시하는 방식이 아니라 장관이 현안 보고를 하면 이 대통령이 질문하고, 의견을 주고받는 형태로 진행됐다고 한다.
이 대통령은 개별 부처 장관들에게 구체적인 업무 지시를 내렸다.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국가AI컴퓨팅센터 구축 사업과 연구개발(R&D) 현황을 보고하자 “행정 편의주의에서 벗어나길 바란다”고 했다고 강유정 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또 불공정 하도급 거래와 기업 간 담합 조사 등을 담당하는 공정위 조사 인력과 근로기준 관련 법 및 제도를 준수하는지 사업장을 관리·감독하는 고용부 근로감독관 증원 필요성을 언급했다. 해양수산부의 조속한 부산 이전 준비도 지시했다. 농림축산식품부에는 농산물 등의 물가 안정 대책을 지시했다. 강 대변인은 “업무보고를 한 장관들과 국정 현안에 대해 격의 없는 대화가 이어졌다”며 “장관들도 의견을 개진했다”고 했다.
◇‘김밥 회의’ 공직사회 긴장
이 대통령이 주재한 이날 국무회의는 오전 10시 시작해 점심시간을 훌쩍 넘겨 오후 1시40분까지 진행됐다. 이 대통령과 참석자들은 김밥 한 줄로 식사를 때웠다. 이 대통령은 첫머리발언에서 “체제 정비가 명확하게 되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데 그 시간 동안도 국민은 어려운 상황에서 고생한다”며 “최대한 그 시간을 줄이고 싶다”고 했다. 이어 “여러분이 헌법기관으로서 법률에 의해 할 일들이 또 있지 않냐”며 “현 상황을 여러분이 각 부처 단위로 가장 잘 알 것이기 때문에 그 범위 내에서 의견을 듣고, 드릴 말씀은 드리고자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여러분이 가진 권한, 책임도 한순간도 소홀할 수 없지 않냐”고 했다.
이 대통령은 취임 당일인 전날 저녁에도 ‘1호 행정명령’으로 구성을 지시한 비상경제점검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약 2시간20분간 주재했다. TF 회의에는 경제 관련 부처 차관과 1급 실무자들이 참석해 현안 보고를 했다. 재정 투입의 효과가 높은 추가경정예산안을 어떻게 편성할지 집중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은 국무회의 직후 열린 안전치안점검회의를 주재하며 “앞으로는 국가의 무관심이나 부주의 때문에 국민이 목숨을 잃거나 집단 참사를 겪는 일은 절대 생기지 않도록 하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국가의 존재 이유 중 가장 큰 게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이라며 “발생을 막을 수 있었는데 부주의나 무관심으로 사고가 발생한 경우에는 엄정하게 책임을 묻자는 생각이 들었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의 이런 행보는 탄핵 정국에서 자칫 느슨해졌을 수 있는 공직사회 기강을 다잡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대선 유세 때도 “공직자의 일은 하자면 끝이 없다”며 “중앙 공무원들도 각오해야 한다”고 했다.
여권 관계자는 “성남시장과 경기지사를 할 때도 이 대통령은 공무원의 복지부동 문화를 깨고, 그들이 일을 하는 문화를 만드는 데 집중해 공직사회에서 ‘이재명은 공무원을 다룰 줄 안다’는 말이 나왔다”며 “당분간 공직사회의 분위기를 바꾸기 위한 행보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형규/한재영/최해련 기자 k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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