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선거 개표방송 해설 코너, 진행자·패널 '전원 남성'

윤유경 기자 2025. 6. 5.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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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3사 대선 선거방송 해설 코너, 여성 출연진은 약 26%
MBC '전원 남성', KBS 여성 2명 뿐…SBS 유일하게 성비 균형 맞춰
"단순한 숫자 문제 아냐…뉴스가 여성 시민 관점 반영하지 않는 것"

[미디어오늘 윤유경 기자]

▲MBC는 개표 해설 방송 '토론M' 출연진 5명 전원을 남성으로 채웠다. MBC 유튜브 갈무리.

MBC가 제21대 대통령선거 투표 마감을 전후해 진행한 선거방송 해설 코너에서 지상파 3사 중 유일하게 출연진 전원을 남성으로 채웠다.

지난 3일 투표 마감을 전후로 진행된 지상파 3사 해설 방송 출연진은 총 23명이었다. 이중 여성은 6명, 남성은 17명으로, 여성은 약 26%를 차지했다. 진행자 기준으로는 전체 4명 중 여성 2명, 남성 2명으로 같았다. 패널은 전체 19명 중 여성은 4명, 남성은 15명으로 여성은 약 21%였다.

특히 MBC는 개표 해설 방송 '토론M' 출연진 5명 전원을 남성으로 채웠다. '토론M'의 진행은 권순표 앵커가 맡았고, 패널로는 유시민 작가, 정규재 전 한국경제신문 주필,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참여했다. 유시민 작가의 경우 직전 여성혐오 발언으로 비판을 받았으나 계획대로 출연했다.

▲ KBS 개표 해설 방송 유튜브 방송화면 갈무리.

KBS는 개표 해설 방송 진행자를 이승현·김용준 앵커로 여성과 남성 한 명씩 뒀다. 그러나 패널은 압도적으로 남성이 다수였다. 이소영 민주당 의원 한 명을 제외하고는 7명의 패널(우상호 민주당 공동상임선대위원장·권영진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조직총괄본부 전략기획본부장·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김성태 국민의힘 선대위 국민소통위원장·김상욱 민주당 의원·김재섭 국민의힘 의원·김진 전 중앙일보 논설위원) 모두 남성이었다.

▲SBS 개표 전 해설 코너 '썰통령' 유튜브 방송화면 갈무리.

SBS는 MBC·KBS에 비해 여성 출연진 비율이 높았다. SBS는 개표 전후로 해설 코너 '썰통령'과 '대선직썰'을 나눠 진행했는데 두 코너 모두 정유미 기자가 진행을 맡았다. '썰통령'에서는 여성(박성민 민주당 전 최고위원·백지원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대변인)과 남성(오창석 민주당 중앙선대위 전략자문단 부단장·박민영 국민의힘 대변인) 패널을 각각 2명씩 동수로 채웠다. '대선직썰' 패널은 여성 1명(배현진 국민의힘 의원), 남성 2명(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이철희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었다.

“단순한 숫자 문제 아니야…뉴스가 여성 시민 관점 반영하지 않는 것”

선거방송 패널의 성비 불균형은 고질적인 문제다. 지난해 4·10 총선 투표 마감 직후부터 메인 뉴스 편성 시간대인 오후 8시 사이 지상파3사·종편 4사의 해설 코너 출연진 중 여성과 남성은 3대7의 성비를 보였다. 이때는 KBS가 유일하게 출연진 전원을 남성으로 채웠다. 2022년 20대 대선 당시에도 MBC·KBS·SBS·JTBC 4개 방송사의 개표방송에 참여한 패널 중 여성 비율은 17.3%에 불과했다.

권순택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처장은 5일 미디어오늘에 “일반 TV토론을 보더라도 여성은 구색 맞추기식으로 포함되는 경우가 많다”며 “쏠림도 아니다. 여성 시사평론가 실종처럼 느껴진다. 방송사의 인식 속에 여전히 정치는 공적인 영역으로 남성의 역할이라고 보는 시각이 남아있는 게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권 사무처장은 “언론사는 '여성 정치평론가가 없다'고 항변할지 모르겠으나, 적극적으로 찾지 않는 것”이라며 “기회 제공 여부의 문제다. 기회의 평등에서 여성은 늘 배제됐고 그 연장선상에서 TV토론에서 여성을 찾아볼 수 없는 현재가 됐다고 보는 게 옳다”고 했다.

선거방송의 성비 불균형은 방송에서 다루는 의제와 시각이 편중될 수밖에 없는 문제로 이어지기 때문에 중요하다. 특히 이번 대선은 여성·성평등 정책 부재가 줄곧 지적돼 온 선거였다. 권 사무처장은 “TV토론에서 여성 패널이 다수였다면 당연히 주요 언론사 선거방송에서 여성 의제 부재가 논의 주제로 등장했을 것”이라며 “이번 선거에서 언론이 아젠다 세팅을 전혀 하지 못했다는 비판과 같은 맥락의 문제”라고 했다.

김지경 전국언론노동조합 성평등위원장도 같은 날 미디어오늘에 “대선 보도에서 남성 패널 비율이 현저히 높은 건 단순히 숫자의 문제가 아니다. 뉴스가 여성 시민의 목소리와 관점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는 것이고 민주주의의 대표성을 훼손한 것”이라며 “정치는 남성의 영역이라는 편견이 여전히 존재하는데, 그런 편견을 강화시키고 가족과 함께 대선 방송을 지켜보던 우리의 미래세대에까지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BBC는 2017년 '50:50 The Equality Project'를 제시했다. 사진=BBC '50:50 The Equality Project' 홈페이지 갈무리.

BBC는 2017년부터 뉴스·음악·스포츠 프로그램 등의 출연자 성비를 동등한 수준으로 맞추는 '50:50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는데, 유럽·호주 등 26개국 100여개 방송사로 확산됐다. KBS 성평등센터는 2022년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성평등 라운드 테이블'을 개최해 선거방송의 성비 불균형 관련 반성과 개선점을 밝혔으나, 실질적 변화는 드러나지 않은 셈이다.

관련해 권 사무처장은 “BBC에서 50:50 프로젝트를 진행한 건 여성을 위한 것이 아니다. 해당 방송사에서 더 많은 이슈를 더 폭넓게 다양한 관점을 제시하기 위한 방편이었다”며 “그것이 언론의 본령”이라고 말했다. 김지경 위원장도 “KBS 등 언론사 내부에서도 문제제기가 공론화된 적이 있지만, 아직까지 방송사 내부에서 '성비를 지켜야 한다'는 공통의 합의나 지속적 제도는 마련되지 않았다”며 “국내 언론도 공정한 공론의 장으로 기능하기 위해 출연자 성비를 고려할 수 있는 제도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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