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롱거리 '아베노마스크' 구매 계약도 은폐…5년만에 "공개하라"

변휘 기자 2025. 6. 5.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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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억엔(약 3800억원)대 예산을 들이고도 코조차 제대로 가려지지 않는 일명 '아베노마스크'로 질타받았던 일본 정부가 당시 마스크 조달 절차를 은폐하려 했지만, "공개하라"는 법원의 명령이 나왔다.

5일 아사히신문 보도에 따르면, 오사카지방법원 재판부(토쿠치 아츠시 재판장)는 아베노마스크 제공업체와의 계약 과정을 담은 문서를 공개하라며 헌법학자 카미와키 히로시 코베학원대 교수가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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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알 권리' 소송에…日 정부 "구두 계약, 자료 삭제" 주장
직원 PC 100여통 메일 드러나… 재판부 "공개할 문서 있다"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AFPBBNews=뉴스1


400억엔(약 3800억원)대 예산을 들이고도 코조차 제대로 가려지지 않는 일명 '아베노마스크'로 질타받았던 일본 정부가 당시 마스크 조달 절차를 은폐하려 했지만, "공개하라"는 법원의 명령이 나왔다. 아베노마스크 사태로부터 5년여만의 결정이다.

5일 아사히신문 보도에 따르면, 오사카지방법원 재판부(토쿠치 아츠시 재판장)는 아베노마스크 제공업체와의 계약 과정을 담은 문서를 공개하라며 헌법학자 카미와키 히로시 코베학원대 교수가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코로나19 대유행 초기였던 2020년 4월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약 5000만 가구에 각각 2장의 천 마스크를 배포하겠다는 대책을 발표했다. 당시 품귀 현상이 빚어진 방진마스크도 아닌 천 마스크를, 사람당 2장도 아니고 가구당 2장을 배분하겠다는 정책에 비판 여론이 폭발했다. SNS(소셜미디어)에서는 '아베노믹스'를 비꼰 '아베노마스크(アベノマスク)'란 해시태그와 아베 총리를 비꼰 각종 밈이 유행했다.

실제 배포 후 논란은 더 커졌다. 마스크의 크기가 성인의 코와 입만 겨우 가릴 뿐 턱과 볼살이 드러날 정도로 작아 전 세계적인 비웃음을 샀다. 더욱이 일본 정부는 아베노마스크 예산이 200억엔 규모라고 밝혔으나 실제로는 466억엔이라는 폭로가 나왔다. 5000만 가구당 2장씩 총 1억 장이므로 장당 200엔꼴이었어야 했지만, 실제로는 466엔이었다는 것. 이에 일본 언론에선 '착복이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결과적으로는 총 3억엔의 마스크가 조달됐으나 8300만장이 재고로 남게 됐다.

이에 카미와키 교수는 "거액의 세금이 사용된 계약으로, 정부는 그 과정을 국민에게 설명할 의무가 있다"며 아베노마스크가 배포된 2020년 4월부터 여러 차례에 걸쳐 정보공개 청구를 했고, 이를 통해 계약서 및 견적서 일부를 확보했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마스크 사업자와의 메일이나 면담 기록 등 문서가 존재하지 않아 추가로 공개할 기록이 없다고 주장했고, 2021년 2월 카미와키 교수의 제소로 재판이 시작됐다.

지난해 8월 공판에 증인으로 나선 당시 '정부 합동 마스크팀'의 일본 후생노동성 직원은 "얼마나 빨리 마스크를 확보할 수 있느냐가 과제였기 때문에, 프로세스에 시간을 할애할 여유가 없었다"며 "주로 구두로 소통했다"고 증언했다. 당시 업무차 주고받은 메일 등은 "용량이 한정돼 2~3일마다 지웠다"고 주장했다. 재판장마저 "단가나 매수 등이 잘못되면 큰 일인데, 일일이 기억해 구두로 보고했느냐"고 의문을 제기했으나 증인은 "그렇다"고 답했다.

결국 정부 측 증언은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났다. 아사히 보도에 따르면 원고 측이 사업자로부터 입수한 메일에는 정부 합동 마스크팀 직원과 면담한 기록이 남아있었고, 재조사 과정에서 후생노동성 직원 2명의 PC에 100통 이상의 당시 메일이 남아있었다.

아사히는 "소송의 쟁점은 계약 과정을 보여주는 기록이 정말 없는가, 남아있는 메일은 공개 대상이 아닌가였다"며 재판부가 이날 "당시 급박한 상황을 고려하더라도 정부가 공개할 문서가 없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문서 공개를 명령했다고 전했다.

변휘 기자 hynew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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