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평선] 사람 살리는 '소년공 이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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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논설위원들이 쓰는 칼럼 '지평선'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문제의식을 던지며 뉴스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는 코너입니다. 한국일보>
"그럼요. 제 몸에 박혀 있지 않습니까." 2021년 이재명 대통령의 말이다.
소년공 시절 남몰래 훔친 눈물을 잊지 않고 노동자를 지키는 것, "인생의 밑바닥에서 기어올라 왔다"고 고백한 대통령을 국민이 선출한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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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논설위원들이 쓰는 칼럼 '지평선'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문제의식을 던지며 뉴스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는 코너입니다.

“그럼요. 제 몸에 박혀 있지 않습니까.” 2021년 이재명 대통령의 말이다. 건설현장에서 추락 사망한 노동자 유족에게 “사람 살리는 법을 만들어달라”는 간청을 듣고 그렇게 약속했다. “참혹한 기억의 공장에서, 대한민국 최초의 노동자 출신 대통령이 되려고 합니다.” 2017년 이 대통령의 말이다. 대권 도전 선언 장소로 고른 경기 성남의 시계공장에서 그는 소년공의 상처를 스스로 들추었다.
□ 이 대통령은 산업재해 피해자다. 가난한 집안 형편 탓에 중학교 대신 공장에 다니다 가죽 자르는 프레스기계에 팔을 물렸다. 16세 때였다. 제대로 치료받지 못해 왼쪽 팔이 영영 굽어버렸다. 노동권이라고는 없던 시절이라 보상금도 못 받았다. 한여름에도 짧은 소매 셔츠를 입지 못할 정도로 트라우마가 깊었다. 내색하지 못한 건 어머니 때문이었다. “잠자리에 들면 제가 깰세라 팔꿈치를 가만히 쓰다듬으시던 어머니 손길을 느끼며 (…) 저도 함께 속으로만 울었다.”(2021년 페이스북)
□ ‘소년공 이재명’이 사고를 당한 지 46년이 지났지만 노동자들은 여전히 억울하게 다치고 죽는다. 안전 기술·장비가 발달하고 법과 제도도 개선됐으나, 안전 책임이 원청에서 하청으로, 기업에서 현장으로 전가되는 구조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탓이다. 2018년의 김용균과 2025년의 김충현.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혼자 일하다 끼임 사고로 사망한 비정규직 하청 노동자의 이름이 그 부조리를 증언한다. “생명을 살리는 것만큼 절박한 근로조건이 어디 있습니까..." 용균씨 어머니 김미숙씨의 절규는 응답받지 못했다.
□ "과거가 현재를 돕고, 죽은 자가 산 자를 구했다." 불법계엄을 저지한 시민들을 상찬하며 이 대통령이 여러 번 인용한 한강 작가의 문장이다. 노동권이 세계 최하위(2025년 국제노동단체인 국제노총 평가)인 현재를 바로잡고, 노동자를 죽음에서 구할 힘이 이제는 '대통령 이재명' 손에 놓였다. 소년공 시절 남몰래 훔친 눈물을 잊지 않고 노동자를 지키는 것, "인생의 밑바닥에서 기어올라 왔다"고 고백한 대통령을 국민이 선출한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최문선 논설위원 moon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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