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텐트 치고 휴식, 반려견은 묘비에 ‘실례’… 현충원 방문객 ‘눈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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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과 대전에 있는 현충원이 도심 안에서 우거진 녹음을 즐길 수 있는 산책로로 각광받으며 방문객이 과거보다 크게 늘었다.
지난달 27일 대전현충원 자유게시판에 한 네티즌은 "주말에 캠핑 온 것처럼 텐트를 치고 의자 놓고 그늘에서 쉬는 사람들이 있었다. 오늘은 반려견과 둘레길을 걷는 사람을 보았다"면서 관리를 강화해달라고 요청했다.
배우 최민수씨와 아내 강주은씨가 2023년 8월 서울현충원에 방문해 반려견과 산책하는 사진을 올렸다가 논란이 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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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현충원 방문객, 2020년 102만명→2024년 217만명

서울과 대전에 있는 현충원이 도심 안에서 우거진 녹음을 즐길 수 있는 산책로로 각광받으며 방문객이 과거보다 크게 늘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순국선열이 묻혀 있는 이곳에 함께 산책한다며 데려온 반려동물이 크게 짖고, 심지어는 묘비에 ‘실례’를 하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어떤 방문객은 마치 공원처럼 텐트를 치고 그늘에 누워 쉬기도 한다. 민원이 끊이지 않지만, 현충원 측은 ‘면적이 넓은데 직원은 부족해 관리하기 쉽지 않다’고 했다.
5일 오전 10시쯤 서울 동작구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에서는 가벼운 옷차림으로 무리 지어 걷고 있던 행인 중 한 사람이 “산책하기 너무 좋은 날씨다”라고 말했다. 일행은 “봄·가을에는 꽃이 펴서 좋다. 산책 명소다”라고 맞장구 쳤다. 한 남성 노인은 스피커로 트로트 음악을 크게 틀어놓은 채 현충원 안에서 빠르게 걸음을 옮겼다. 나무 밑 벤치에 누워서 휴대전화로 영상을 보는 방문객도 있었다.
이날은 현충일 전날이라 행사 준비가 진행되고 있어 비교적 산책 인파가 적은 편이라고 한다. 작년 서울현충원 방문객은 217만명으로, 2020년(102만명)의 두 배 수준으로 늘었다. 서울현충원 내에서 청소 업무를 하는 관리원 A씨는 “가끔 사람들이 차에 숨겨서 반려견을 데리고 들어오곤 한다”고 했다.

이 같은 일은 대전 유성구 갑동 국립대전현충원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지난달 27일 대전현충원 자유게시판에 한 네티즌은 “주말에 캠핑 온 것처럼 텐트를 치고 의자 놓고 그늘에서 쉬는 사람들이 있었다. 오늘은 반려견과 둘레길을 걷는 사람을 보았다”면서 관리를 강화해달라고 요청했다.
지난달 18일에는 ‘둘레길에 반려견 동반 막아주세요’라는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어떤 아주머니가 반려견을 동반하고, 목줄을 2m 이상 길게 늘어뜨리고 걷고 있더라”면서 “당연하다는 듯이 산책을 시키고 있는데, 단속을 철저히 해달라”고 했다.
한 네티즌은 작년 2월 “부모님 성묘를 하기 위해 대전현충원에 갔다”면서 글을 올렸다. 작성자는 “성묘를 마치고 나오는데 어떤 분이 개를 데리고 성묘를 하더라”면서 “개는 옆 누구인가의 묘비에다가 오줌을 (누었다). 충격이다”라고 썼다. 방문객들이 현충원 안에서 담배를 피우고 바닥에 아무렇게나 꽁초를 버리고 가니 단속해달라는 글도 올라와 있다.

국가보훈부는 현충원에서 텐트를 치거나 반려견과 함께 입장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서울현충원은 홈페이지에 올린 공지사항에서 “음주가무, 유흥, 원내 흡연, 애완동물 동행, 쓰레기 투기, 세차 등은 엄격하게 금하고 있고, 그늘막 및 텐트 설치는 삼가 달라”고 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넓은 현충원에서 반려견과 동반해 산책하는 사람을 제지하기는 어렵다. 서울현충원은 144만㎡(약 44만평), 대전현충원은 322만㎡(약 97만평) 규모다. 배우 최민수씨와 아내 강주은씨가 2023년 8월 서울현충원에 방문해 반려견과 산책하는 사진을 올렸다가 논란이 일기도 했다. 강씨는 이후 몰랐다는 취지로 해명하면서 “우리 부부같이 실수하지 마시길”이라는 글을 올렸다.
시민들이 현충원이 어떤 곳인지 의미를 잊고 사람이 드문 공원으로 보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한 네티즌은 작년 8월 대전현충원 자유게시판에 “자녀와 함께 현충원에서 장난감 드론을 날릴 수 있느냐”며 문의글을 남기기도 했다. 남편이 서울현충원에 안장돼 있다는 장모(78)씨는 “이곳은 나라가 위기일 때 돌아가신 분들을 모신 곳인데, 개를 데리고 오는 것은 안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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