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방첩사, ‘최강욱 라인 명단’ 작성…계엄 전 군 판·검사 정리 준비

강재구 기자 2025. 6. 5.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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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국군방첩사령부 수사를 통해 윤석열 정부의 방첩사가 군 인사에 개입하려 했던 정황이 드러났다.

5일 한겨레 취재 결과, 공수처는 지난달 29일부터 집행한 방첩사 압수수색영장에 여 전 사령관이 △비육사 출신 김상환 육군본부 법무실장(준장) 전역 방안 연구 △육군 장성 관련 인사 보고서 작성 △군사법원 장악 목적으로 이른바 '최강욱 라인 명단 작성' 등을 지시했다고 적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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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 윤석열에도 보고됐는지 수사 중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이 지난해12월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하고 있다.공동취재사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국군방첩사령부 수사를 통해 윤석열 정부의 방첩사가 군 인사에 개입하려 했던 정황이 드러났다. 군 법원·검찰에 포진해있다고 추정한 이른바 ‘최강욱 라인’을 정리하려 했다면 군 내 보안과 방첩을 임무로 하는 방첩사의 직무범위를 벗어나는 일이다.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을 직권남용 혐의로 수사 중인 공수처는 여 전 사령관이 구상한 ‘군 내부 숙청 작업’이 비상계엄 선포의 사전 작업으로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윤석열 전 대통령과 공유됐는지도 수사를 벌일 예정이다.

5일 한겨레 취재 결과, 공수처는 지난달 29일부터 집행한 방첩사 압수수색영장에 여 전 사령관이 △비육사 출신 김상환 육군본부 법무실장(준장) 전역 방안 연구 △육군 장성 관련 인사 보고서 작성 △군사법원 장악 목적으로 이른바 ‘최강욱 라인 명단 작성’ 등을 지시했다고 적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상환 준장은 육사가 아닌 고려대 법학과 출신으로 2001년 군 법무관에 임관했고, 방첩사가 작성한 이른바 ‘최강욱 라인 리스트’에도 포함됐다. 공수처는 지난 1월 방첩사 압수수색 과정에서 이 문건을 확보한 뒤 관련자를 조사하면서 여 전 사령관이 김 준장 전역 방안 연구와 군 장성 관련 인사보고서 작성을 지시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공수처는 방첩사 관계자들의 진술을 바탕으로 방첩사의 군내 각종 인사개입 문건이 더 있을 것이라고 보고 추가 압수수색 중이다.

공수처는 방첩사가 비상계엄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으로 이런 문건을 작성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계엄법에서는 비상계엄 선포 뒤 군사법원이 내란·외환 및 공무집행방해·국가보안법·소요 등의 재판을 담당하도록 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7년 방첩사의 전신인 국군기무사령부가 작성한 ‘전시 계엄 및 합수업무 수행방안’을 보면 육군본부 법무실장이 계엄사령부의 법무처장을 맡도록 돼있으며, 법무처장은 ‘계엄군사법원의 운영 및 그 밖의 법무에 관한 사항’을 총괄한다. 12·3 비상계엄이 성공했으면 비육사 출신인 김상환 육본 법무실장이 계엄사의 법무처장을 맡게 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비상계엄 선포와 함께 포고령 1호를 발령하면서 △정당 활동, 집회, 시위 등 일체의 정치 활동 △가짜뉴스, 허위선동 △파업·태업 △전공의 현장 미복귀 등을 금지했고, 이를 위반하는 경우 영장 없이 체포·구금이 가능하고 계엄법으로 처단한다고 밝혔다. 방첩사는 계엄 뒤 합동수사본부를 꾸려 포고령 위반자 등을 체포·수사하는 역할만 담담하기 때문에, 이후 이들을 입맛에 맞게 처벌하려면 각각 기소와 판결을 맡는 군사검찰과 군사법원 장악이 필수적이다. 방첩사가 비상계엄을 앞두고 미리 ‘윤석열 대통령에 충성하는 군 법원과 검찰’을 구축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는 이유다. 만약 비상계엄 당일 방첩사의 검거 최우선 대상이었던 이재명 대통령과 우원식 국회의장,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등이 체포됐다면 이들을 군검찰이 기소하고 군법원이 판결했을 가능성이 크다.

공수처는 방첩사 관계자들로부터 방첩사가 작성한 인사 관여 문건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게도 보고됐을 것이라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 전 사령관 김 전 장관, 윤 전 대통령은 충암고 동문으로 12·3 내란의 핵심인물이었다. 공수처는 이런 내용이 김 전 장관을 거쳐 윤 전 대통령에게도 보고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강재구 기자 j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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