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라노 파트리샤 프티봉 “지르지 않고 말하듯 노래하는 게 고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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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러대는 방식이 아니라 조곤조곤 말하면서 노래하는 창법이랄까요." 처음 내한한 프랑스 정상급 소프라노 파트리샤 프티봉(55)은 고음악의 특성을 이렇게 표현했다.
"고음악은 희극과 비극적 성격을 모두 드러내는 연기력을 지니면서 고음과 저음을 넘나들어야 하는데, 이런 대조적 성격을 완벽하게 소화할 수 있는 사람은 프티봉 말고 찾기 어려워요." 프티봉에 대한 가이야르의 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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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8일 서울 예술의전당서 한화클래식 공연

“질러대는 방식이 아니라 조곤조곤 말하면서 노래하는 창법이랄까요.” 처음 내한한 프랑스 정상급 소프라노 파트리샤 프티봉(55)은 고음악의 특성을 이렇게 표현했다. 곡이 작곡된 시대의 악기로, 당대의 주법을 살려 연주하는 방식이 고음악이다. 프티봉이 6일과 8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여는 한화클래식 ‘마법사의 불꽃’ 공연엔 엘로이즈 가이야르(53)가 이끄는 고음악 단체 아마릴리스 앙상블이 함께한다.
“준비 과정이 2년이나 걸렸어요. 아주 못된 여성 캐릭터가 다 응집된 작품이죠.” 지난 4일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프티봉은 “정말 공을 많이 들인 공연”이라고 강조했다. 특유의 치렁치렁한 빨간 머리에, 평상의 복장이었다. 이번 공연은 17~18세기 프랑스 오페라에서 뽑은 곡들로 재구성한 일종의 ‘1인극 오페라’다. 신화 속의 사랑과 배신, 복수 등 강렬한 이야기들을 엮어 하나의 극음악에 담아내는 형식이라 노래 실력 못지않게 연기력이 중요한 공연이다.
프티봉은 음역이 넓고, 고음악부터 현대음악까지 폭넓은 레퍼토리를 아우르는 소프라노다. 그는 자신을 고음악으로 이끈 인물로 고음악 거장 윌리엄 크리스티(81)를 꼽았다. “미국인인 크리스티가 프랑스 고음악 발굴에 앞장서자 반발도 있었는데, 마치 인디아나 존스처럼 밀고 나가셨죠.” 프티봉은 “운명처럼 크리스티를 찾아가 고음악을 하게 됐다”고 떠올렸다. 크리스티는 2017년 ‘레자르 플로리상’을 이끌고 내한해 한화클래식 무대에 올랐다.
고음악의 선구자이자 대부 격인 니콜라우스 아르농쿠르(1929~2016)도 프티봉에게 커다란 영향을 끼친 인물. “아르농쿠르 선생님은 ‘모차르트를 부를 때 바닷가에서 서핑한다는 느낌으로 하라’고 하셨어요. 그 시대에 갇히면 안 된다는 가르침이었죠.” 프티봉은 “고음악이지만 현대적이고 진보적인 느낌으로 노래하고 싶다. 관객들도 그런 부분을 느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프티봉과 호흡을 맞추는 아마릴리스 앙상블 지휘자 가이야르는 파리 음악원 재학 시절부터 친하게 지낸 ‘30년 지기’다. “고음악은 희극과 비극적 성격을 모두 드러내는 연기력을 지니면서 고음과 저음을 넘나들어야 하는데, 이런 대조적 성격을 완벽하게 소화할 수 있는 사람은 프티봉 말고 찾기 어려워요.” 프티봉에 대한 가이야르의 찬사다. 두 사람의 협업은 이번이 다섯번째다.
한화클래식은 2013년 바흐 음악 권위자 헬무트 릴링을 시작으로, 콘체르토 이탈리아노(2014), 18세기 오케스트라(2015), 마르크 민코프스키와 ‘루브르의 음악가들’(2016) 등 당대 최고의 고음악 단체들을 국내에 소개했다. 2017년 윌리엄 크리스티에 이어 2018년엔 카운터테너 안드레아스 숄과 잉글리시 콘서트 오케스트라, 2019년엔 영화 ‘세상의 모든 아침’의 음악을 맡았던 조르디 사발이 무대에 올랐다. 코로나 시절인 2020년과 2021년엔 고음악 소프라노 임선혜와 서예리가 나서 명맥을 이었고, 2022년엔 소프라노 율리아 레즈네바와 베네치아 바로크 오케스트라, 2023년엔 조반니 안토니니가 이끄는 ‘일 자르디노 아르모니코’ 공연이었다. 지난해엔 ‘아카무스’(베를린 고음악 아카데미)와 리아스 실내합창단이 바흐와 헨델의 종교 음악을 들려줬다.
임석규 기자 sk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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