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한부 같았다"…셔터 소리에 짓밟힌 연예인들의 사생활 [리폿-트]

[TV리포트=이지은 기자] 카메라는 기억을 기록하는 도구일 뿐, 누군가의 삶을 훔치는 무기가 되어선 안 된다. 팬을 가장한 누군가의 비정상적인 접근 속에서 스타들의 삶은 파편처럼 부서지고 있다. 불법 촬영은 범죄다. 그 대상이 유명인이든 아니든, 피해자의 고통은 똑같이 깊다. 셔터가 울리면 누군가의 자유가 깨어진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이 모든 것은 사랑이 아닌 폭력이다.
연예인의 사생활이 공공재라는 착각은 어디서 비롯되었을까. 피해자들은 자신이 피해를 입었다는 사실조차 쉽게 드러내지 못한다. 자칫 ‘별거 아닌 일’로 축소되거나, 오히려 ‘프로 의식 부족’으로 비난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들에게는 고통을 호소할 자유조차 ‘이미지 관리’에 가로막혀 있다. 이는 연예계가 여전히 인간보다 상품을 앞세우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룹 에픽하이 타블로는 목욕탕에서 불법 촬영을 당했다고 밝혔다. 29일 ‘에픽하이’ 채널에는 ‘미쓰라가 10년 동안 숨겨둔 맛집 강제 공개 (감자전 + 닭발 ㄱㄱ)’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이날 타블로는 “(찜질방에서) 탕에 들어가기 전에 옷을 벗었는데 어떤 초등학생이 와서 나를 찍고 갔다”고 털어놨다. 그는 “진짜 멘붕이 온 게 그때가 내가 예능 제일 많이 할 때다. 시트콤에 나오고 이럴 때다. 대박인 게 내가 옷을 바지부터 벗고 티셔츠를 벗으니까 얼굴이 잠깐 가려졌을 거 아니냐. 딱 벗어서 티셔츠를 올리자마자 앞에서 초등학생이 ‘찰칵’하고 도망갔다. 벌거벗은 채로 막 쫓아다녔는데 못 찾겠는 거야. 나는 그 사진이 존재하는 걸 아는 거잖아. 이 XX가 제대로 찍었다”고 떠올렸다.
이어 “내가 진짜 6개월 동안 시한부 같았다. 방송은 계속 잡히고 계속 더 유명해지고 있는 거야. 내 이름이 1위를 할 때마다 그 아이가 보고 나쁘게 마음먹고 이때다 싶어서 관심받으려고 올리지 않을까 싶었다”고 토로했다. 타블로는 “타진요 사건 터졌을 때 더 두려웠다. 그 아이가 자랐을 거 아니냐. 사건을 통해서 내가 이미 충분히 무너진 걸 보고 더 잃을 거 없을 텐데 하고 그 상황에서 그 사진을 올렸으면 난 진짜 더 이상 돌아올 수가 없다”고 속마음을 전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개그우먼 이세영은 자택에서 불법 촬영 피해를 당했다고 고백했다.
29일 채널 ‘영평티비’에는 ‘전남친이 사줬던 일본여행 돈키호테 추천템’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에서 이세영은 일본 여행 중 잡화점에서 구입한 화장품과 간식류를 소개하는 콘텐츠를 찍었다. 그러나 촬영 도중 앞집에서 플래시를 터트리며 사진을 찍는 모습을 발견하곤 말을 잃었다.
이세영은 “저 사람 뭐 하는 거지? 왜 쳐다보는 거지?”라며 “지금 반대편에 있는 사람들이 내가 영상을 찍고 있는 것 같으니까 계속 쳐다본다. 내가 크리에이터라는 사실을 알았나? 그래서 카메라로 찍나? 너무 무섭다”라고 호소했다.
이어 “제가 눈치 챈 것 같으니, 커튼 뒤에서 카메라만 빼내 찍는 모습도 봤다. 지금 너무 무서워서 커튼을 사야겠다. 앞집에서 여기를 찍고 있다”며 급하게 영상 촬영을 종료했다.

배우 박하선은 과거 지하철에서 불법 촬영을 당했다고 토로했다.
지난해 MBC 에브리원 ‘히든아이’에 출연한 박하선은 “대학생 때 지하철 에스컬레이터에서 이상함을 느꼈고, 치마 밑을 찍고 있던 남성을 발견했다”며 “휴대전화를 낚아채 사진첩을 보여달라고 요구했고, 범인은 ‘지울게요, 지울게요’라고 변명을 이어갔다”고 밝혔다. 박하선은 범인이 도망가자, 긴장이 풀려 주저앉았다고.
전문가들은 불법 촬영을 하는 행위가 성도착증의 하나인 ‘관음증’에서 비롯한 것으로 분석한다. 관음증은 성도착증의 일종으로 옷을 벗고 있거나 벗은 사람, 성행위 중인 사람을 몰래 관찰하거나 상상하는 것이 주된 증상이다. 이로 인해 주거침입이나 성범죄 등과 연관될 가능성이 높아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연예인은 연기하고 노래하고, 예능을 이끄는 사람이지, 타인의 관음증을 해소해 주는 대상이 아니다. 불법 촬영으로 인해 사생활이 공개되고, 의도치 않은 영상이 돌아다니고, 그로 인한 불안과 수치심을 겪으면서도 “직업이니까 참아야지”라는 말 앞에 멈칫하는 이들. 카메라 뒤에 숨어 셔터를 누르는 그 짧은 순간, 이들의 존엄은 무참히 무너지고 있다.
이지은 기자 lje@tvreport.co.kr / 사진= TV리포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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