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코 쓰러지지 않은 비주류"…中이 본 이 대통령의 네 가지 숙제

이 대통령에 대한 분석에 있어 중국 공산당과 정부의 입이나 다름 없는 관영언론보다 민영언론의 분석이 더 눈길을 끄는건 중국 정치 상황 탓이다. 중국 정부는 친미 반중을 표방한 윤석열 정부의 붕괴에 대해서는 환영하고 있지만, 윤 정부 붕괴와 새 정부 수립 과정이 중국 여론에 어떻게 받아들여질지에 대해서는 극도로 촉각을 곤두세운다.
중국은 대선이 없는 1인 지배 체제다. 최고 통수권자가 비상계엄을 선포했다고 해서 곧바로 탄핵을 당해 권좌에서 끌려내려오고 자연스럽게 국민 총투표로 정권이 교체되는 일련의 민주주의적 정치 서사는 중국 정치구조 상 불가능한 일이다. 정치적 자유주의 유입을 가장 우려하는 중국으로서는 관영언론을 통해 해당 한국 상황을 자세히 전하기란 불가능하다.

그래서 영향력 있는 민영언론인 차이신의 '타불도적변연인' 분석이 이 대통령을 바라보는 중국의 가장 정확한 시선이다. 타불도적은 맞아도 넘어지지 않는 과녁이라는 의미로 각종 정치적 공격과 심지어 물리적 테러에도 쓰러지지 않은 이 대통령의 정치 역정을 평가한 말이다. 변연인은 비주류, 내지는 아웃사이더를 의미한다. 진보진영 내에서도 비주류로 출발해 이제는 권력 정점에 선 그의 행보를 역시 정확하게 평가하는 단어다.

신화통신이 정리한 이 대통령 대선 승리 세 가지 주요 요인은 △윤 전 대통령 탄핵으로 보수진영 이미지 타격 △정권교체 바라는 국민 여망 △보수진영 내부 분열 등이다. 가뜩이나 지지율이 낮았던 윤 정부가 탄핵 사태로 결정타를 맞았고, 시종 견제세력 역할을 하던 민주당에 대한 지지가 높아졌으며,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가 당내 경선을 통과한 과정도 갈등의 연속이었다는 거다.
네 가지 과제는 △정국 안정 △경제회복 △외교전략 재편 △한반도 정세 완화다. 뜯어보면 함의가 있다. 대부분 중국과 밀접하게 연관된 과제들이다.
특히 경제를 회복시켜야 할거라는 전망에서 이런 요소가 두드러진다. 신화통신은 "한국 경제가 1분기 마이너스 성장하며 적신호 앞에 섰다"고 했다. 미국과 관세협상이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라는 분석도 곁들였다. 한미 간 관세교섭이 예상보다 순조롭게 이뤄지지 않는다면 한중 관계가 가까워질 수 있는 조건이 된다.

한반도 정세 완화 과제도 중국의 역할론이 개입될 수밖에 없는 주제다. 신화통신은 "최근 한반도 긴장은 계속해서 고조되고 있다"며 "윤석열 정부가 북한에 강경 대응을 펼친 반면, 이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남북 간 군사 핫라인 복원, 대화 및 교류 협력 확대 추진" 등을 약속했다. 남북관계는 중국에도 민감한 주제지만 이 과정에서 중국이 중재자 역할을 할 여지도 분명 있다.
중국이 민영언론과 관영언론을 통해 각기 이 대통령에 대한 분석과 주문을 쏟아내는건 이 대통령이 취임 후 한미중 관계를 어떻게 설정하느냐가 중국의 향후 대미 전략 수립에 중요한 변수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미중 관세협상 시일이 얼마 남지 않았고 갈등이 재차 고조되는 상황이다. 이 대통령의 외교전략에 중국이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신화통신은 "새 정부에 대한 국민의 기대감 탓에 이 대통령은 시간에 쫓기는 상황에 놓여 있다. 집권 후 100일 이내에 국민의 신뢰를 얻는다면 5년 임기의 안정적 국정운영 기반을 다질 수 있겠지만, 기회를 놓친다면 보수 야당의 비판과 견제를 받게 된다"고 했다. 대중국 전략도 빠른 시일 내에 구체적으로 밝혀달라는 말의 다른 표현이다.
베이징(중국)=우경희 특파원 cheeru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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