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생 반대" 미 난임 클리닉 테러 공모 '한국계 추정 30대' 체포
유영규 기자 2025. 6. 5. 09:24

▲ 지난 5월 차량 폭발로 파손된 캘리포니아 팜스프링스의 난임 클리닉
지난달 미국 캘리포니아주 팜스프링스의 난임 클리닉에서 일어난 차량 폭발 사건의 공범이 약 2주 만에 붙잡혔습니다.
미 연방 검찰청은 지난달 범행을 저지르고 숨진 폭탄 테러범에게 폭탄 원료 등 물적 지원을 제공하고 도운 혐의로 워싱턴주 켄트 출신의 남성 대니얼 종연 박(32)을 체포해 기소했다고 4일(현지시간) 밝혔습니다.
뉴욕포스트 등 미 언론은 박 씨가 미국 시민이라고 전하면서 그를 "워싱턴주 출신 남성"으로 지칭했습니다.
박 씨가 한국의 고유한 성씨이며 그의 중간 이름이 한국식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한국계 미국인으로 추정됩니다.
그는 지난달 17일 캘리포니아주 출신 가이 에드워드 바트커스(25)와 함께 팜스프링스에 있는 난임 클리닉을 폭파하려 공모한 혐의를 받습니다.
바트커스는 사건 당일 폭발물을 실은 자신의 차량을 난임 클리닉 건물 앞에서 폭발시켜 건물 일부를 파손시키고 인근에 있던 사람 4명을 다치게 했습니다.
바트커스 본인은 현장에서 숨졌습니다.
당시 주말이라 난임 클리닉이 문을 열지 않아 병원 직원이나 환자와 관련된 피해는 없었습니다.
검찰은 바트커스와 박 씨가 극단적인 '반(反)출생주의'를 공유하는 온라인 모임에서 처음 만났다고 밝혔습니다.
검찰에 따르면 박 씨는 2022년 10월부터 폭발 위험이 높은 물질인 질산암모늄을 대량으로 구매했으며, 올해 1월 바트커스의 집으로 질산암모늄 81.7㎏을 보냈습니다.
이후 박 씨는 바트커스의 집으로 찾아가 1월 25일부터 2월 8일까지 함께 지내며 폭발물을 만들어 실험했습니다.
검찰은 박 씨가 집에서 인공지능(AI) 챗봇을 이용해 강력한 폭발물을 만드는 방법을 검색한 기록이 있다고 전했습니다.
바트커스가 범행을 저지른 날(5월 17일)로부터 4일 뒤 박 씨는 비행기를 타고 유럽으로 달아났습니다.
팸 본디 미 법무부 장관은 지난달 말 폴란드 정부에 박 씨의 송환을 요청했으며, 지난달 30일 폴란드에서 현지 당국에 붙잡힌 박 씨는 전날 밤 뉴욕 공항을 통해 송환돼 미 당국에 체포됐습니다.
본디 장관은 "여성들과 모성을 돕기 위해 존재하는 시설에 폭력을 가한 것은 우리 인류의 중심을 공격하는 매우 잔인하고 역겨운 범죄"라며 "우리는 그를 법의 최대한도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박 씨의 혐의가 유죄로 확정되면 최대 15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을 수 있습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공소장을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박 씨는 2016년에 반출생주의를 긍정적으로 소개하며 이 이념에 동조할 사람을 모집하는 글을 소셜미디어에 게시했습니다.
박 씨 가족은 그가 고등학교 때부터 반출생주의뿐 아니라 죽음을 지지하는(pro-mortalist) 신념도 갖고 있었다고 수사 당국에 진술했습니다.
박 씨는 이 사건 발생 한 달 전인 4월에 소셜미디어에서 "지구 생명의 멸종 과정을 가속할 버튼이 있다면 누를 것인지" 질문을 받았을 때 "그렇다"고 답했다고 합니다.
이날 뉴욕 법원에 출석한 박 씨는 우크라이나 국기의 노란색과 파란색이 들어간 로고와 함께 "우크라이나인들처럼 싸우자"는 문구가 적힌 녹색 티셔츠를 입고 있었으며, 그의 한쪽 손에는 흰색 붕대가 감겨 있었다고 NYT는 전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유영규 기자 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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