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국익 중심의 실용외교' 공약 설계한 위성락, 초대 안보실장에

문재연 2025. 6. 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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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4강·북핵 외교 베테랑'
대선 국면서도 백악관 인사들과 수시 소통
비공식 채널 통해 일본 정부에도 협력 필요성 강조
중국·러시아에 이재명 정부 외교안보 기조 설명
러시아는 '소통 채널' 구축 먼저 제안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새 정부 첫 인사 발표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종석 국가정보원장 후보자,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이 대통령,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 위성락 안보실장, 황인권 대통령경호처장. 연합뉴스

4일 이재명 정부의 초대 안보실장에 위성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탁됐다. 그는 이번 대선 과정에서 이 대통령의 외교안보 공약을 직접 설계하는 등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외교가에서 최고의 전략가로 꼽혀온 그는, 대통령안보실을 맡아 이끌며 이 대통령의 '국익 중심의 실용외교'가 성공적으로 안착하도록 빈틈없이 챙길 예정이다. 위 실장은 이미 이재명 정부 출범을 위한 '대외 네트워크'도 마련해 둔 것으로 알려졌다.


주변 4강·북핵 외교 전담한 외교부 내 최고 전략가… 선거 때부터 미측과 물밑 소통

위 실장은 36년 동안 한반도 주변 4강과 북핵 외교 업무를 맡았던 베테랑 외교관 출신으로, 외교 분야 최고의 지략가로 꼽힌다. 차분하고 진중한 성격인 그는 외교부에 있을 때부터 정보 수집과 분석 역량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원칙주의적이고 자신에게 철두철미한 면모로 '외로운 군계일학'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의 전략은 이번 대선 선거운동 과정에서도 효과를 발휘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대선에서 그의 조언대로 외교안보 분야에서 구체적인 정책을 약속하기보단 방향에 집중하는 '전략적 모호성'을 택했다. 그러자 구체성은 떨어졌지만 이념적으로는 더 유연해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재명 정부 출범을 위한 '대외 네트워크' 마련도 그의 몫이었다. 그는 지난해 미국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과 백악관 진출 인사들을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선거운동 기간 필요할 때마다 트럼프 측근들과 소통하며 이 대통령의 외교안보 정책 기조를 설명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대통령의 대일외교 기조를 의심해온 일본 정부에도 비공식 채널을 통해 소통하며 협력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대선 후보 외교안보 보좌관 역할을 맡았던 위 실장은 중국도 방문해 이 대통령의 외교안보 공약을 설명하기도 했다고 한다. 이외에도 러시아 측에서는 위 실장에게 '직접소통 채널'을 구축하자는 제안을 이미 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위 실장은 이에 대한 본보 문의에 "후보자의 외교안보 보좌관으로서 필요한 소통을 해왔다"고만 답했다.


"6·25전쟁 이래 최대 외교 위기"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인사브리핑에서 새 정부 첫인사 발표를 하는 가운데 위성락 안보실장이 서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위 실장은 평소 주변 4강(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에 실용적이며 총체적으로 접근하는 '한국형 외교 좌표'가 필요하다는 지론을 펼쳐왔다. 이를 위해 집권 엘리트‧관료‧정치인‧학계‧언론‧시민단체 등 6대 외교 행위자들의 개혁이 필요하며, 초당파적 외교를 위한 협의 체계가 구축돼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실제 위 실장은 2024년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로 뽑혀 국회에 발을 디딘 후 국회 연구단체인 '선진 외교를 위한 초당파적 포럼'을 꾸리기도 했다. 상임위도 자신의 전공을 살려 외교통일위원회와 정보위원회에서 활동했다.

이제 위 실장이 강조해온 '한국형 외교좌표'는 이재명 정부 출범과 함께 즉각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당장 한국은 미중 패권경쟁과 우크라이나 전쟁, 북러조약 등으로 그 어느 때보다 진영 구도가 강한 지정학적 위기에 놓여 있다. 위 실장은 지난달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6·25전쟁 이래 최대 외교 위기"라고 평가할 정도로 외교 분야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 위 실장은 첫 공무 일정 중 하나로 이 대통령과 트럼프 미 대통령과의 정상 통화를 보좌하며, 미국의 관세조치와 주한미군 기능 조정 등 굵직한 안보·경제 현안을 푸는 데 앞장설 예정이다.

문재연 기자 munja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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