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티봉이 전하는 강한 여인의 사랑과 복수… "'시대음악' 아닌 나만의 음악으로"
아말리스 앙상블과 음악극 '마법사의 불꽃'
13회 한화클래식 6·8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음악가는 악보에 충실할 의무가 있지만 하나의 원단이 패션이 되듯 자신만의 음악을 자유롭게 창조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한국 청중이 그저 바로크 음악이 아닌 자신만의 음악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무대가 되길 바랍니다."
넓은 음역대와 뛰어난 기교로 호평받는 프랑스 소프라노 파트리샤 프티봉(55)이 처음 한국을 찾았다. 프티봉은 프랑스를 대표하는 고음악 단체 아마릴리스 앙상블과 6, 8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13회 한화클래식 '마법사의 불꽃'을 선보인다. 4일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프티봉은 "과거의 음악이라고 해서 박물관에 두면 안 된다"며 "바로크 음악과 같은 오랜 레퍼토리에도 활력을 불어넣으려 노력한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지휘자 니콜라우스 아르농쿠르(1929~2016)와 함께한 오페라 모차르트 '루치오 실라'(2006)의 주니아 역으로 큰 명성을 얻었던 프티봉은 "'모차르트를 부를 때 프랭크 시나트라라고 생각하고 해변에서 서핑한다고 생각하라'던 아르농쿠르에게서 배운 것은 '시대음악'의 틀 안에 갇혀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분야 매몰되기보다 다양한 음악 연주"

이번 공연은 륄리와 샤르팡티에, 라모 등 17~18세기 프랑스 바로크 음악가들이 작곡한 오페라와 기악곡을 모아 하나의 음악극으로 재창작한 무대다. 프티봉은 남편 이아손에게 복수하기 위해 자식을 죽이는 샤르팡티에의 '메데이아', 글라우코스의 사랑을 뺏은 스킬라를 바위로 만들어 버리는 데 마레의 '키르케'의 아리아 등을 소화한다. 프로그램을 기획한 아마릴리스 앙상블의 예술감독 엘로이즈 가이아르(53)는 "사랑과 복수가 공존하는 강한 여성의 이야기와 혼란스러운 상황에 어울리는 기악곡인 르벨의 교향곡 '원소들' 중 '카오스' 등을 엮었다"며 "독특한 화성적 시도와 춤과의 연관성 등 프랑스 바로크 음악의 특징을 담았다"고 말했다.
리코더와 오보에 연주자인 가이아르와 프티봉은 파리 국립고등음악원에서 함께 공부한 30년 지기다. 가이아르는 "이 프로그램을 소화할 유일한 소프라노"라고 프티봉을 치켜세웠다. 그는 "비극에서 희극으로 빠르게 전환되는 '대비'가 바로크 음악의 미학"이라며 "저음과 고음을 오가는 아름다운 목소리와 극적인 연기력 변화 면에서 대비적인 부분을 누구보다 잘 소화해낼 수 있는 사람이 프티봉"이라고 말했다.
프티봉은 특히 바로크 음악부터 현대음악까지 폭넓은 레퍼토리를 소화하는 소프라노로 인정받고 있다. 대표적인 20세기 오페라인 베르크의 '룰루'로도 호평을 받았다. 프티봉은 "운명적으로 (고음악 거장) 윌리엄 크리스티(81)와 인연을 맺으면서 바로크 음악을 우연히 하게 됐고 식물에 매일 물을 주듯 바로크 음악은 내 목소리를 편안하게 해 줬다"며 "목소리는 다양한 레퍼토리를 탐구하는 과정에서 성장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어느 한 분야에 매몰되기보다 더 많은 작품 연주를 추구한다"고 말했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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