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5번 외친 李 "분열은 무능"... 내란 세력엔 '단죄' 천명[李 대통령 취임사]
"모두의 대통령" 정치복원 강조
과반 득표 달성 실패 의식한 듯
통합 언급 안 했던 尹과 차별화
내란 세력 진상규명, 처벌 강조
野 대표들에 "잘 모시겠다" 협치

이재명 대통령은 4일 취임사에서 "이번 대선에서 누구를 지지했든 크게 통합하라는 대통령의 또 다른 의미에 따라 모든 국민을 아우르고 섬기는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거듭 다짐했다. 12·3 불법계엄 사태와 탄핵을 거치면서 진영 갈등과 국론 분열이 극심해진 만큼 통합과 협치로 '정치복원'을 이루겠다는 의지를 강조한 것이다. 대선 승리에도 예상과 달리 과반 득표를 달성하지 못하며 이 대통령에 대한 견제 심리가 여전히 만만치 않다는 점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회에서 취임선서를 마친 뒤 발표한 '국민께 드리는 말씀'에서 "통합은 유능의 지표이며 분열은 무능의 결과"라며 "분열의 정치를 끝낸 대통령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국민통합 없이는 민생도 챙길 수 없다며 통합이 국정운영의 기본 원동력이라고 천명했다.
이 대통령이 5차례나 통합을 강조한 데는 윤석열 정부와 차별화 의도도 깔려 있어 보인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통합과 협치는 아예 입에 올리지도 않았다. 대신 나라를 위기에 빠트린 주범으로 '반지성주의'를 공격하며 자신과 생각이 다른 세력을 모두 적으로 규정했었다. 이를 겨냥한 듯 이 대통령은 "국민 삶을 바꿀 실력도 의지도 없는 정치 세력만이 권력 유지를 위해 국민을 편 가르고 혐오를 심는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낡은 이념은 이제 역사의 박물관으로 보내자"고 양극단의 정치 대결을 중단하자고 제안했다. 특히 통합에서도 실용의 가치를 접목시켜 "박정희 정책도, 김대중 정책도 필요하고 유용하면 구별 없이 쓰겠다"고 했다.
다만 선거 기간 수차례 강조했던 '정치보복을 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명시적 언급은 빠졌다.
윤 전 대통령을 비롯한 계엄 세력에 대한 단죄 의지는 분명히 했다. 이 대통령은 "국민이 맡긴 총칼로 국민주권을 빼앗는 내란은 이제 다시는 재발해선 안 된다"며 "철저한 진상규명으로 합당한 책임을 묻고, 재발방지책을 확고히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앞서도 "봉합과 통합은 다르다"며 경계해왔다. 이날 이재명정부를 "정의로운 통합정부"라고 언급한 것도 원칙 있는 통합을 강조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다만 정치권 일각에선 내란 척결이 사법이 아닌 정치의 영역에서 악용될 경우 향후 사회 통합을 그르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협치 관련해선 "소통과 대화를 복원하고 양보하고 타협하는 정치를 되살리겠다"는 원론적 의지를 표명했다. 우원식 국회의장, 여야 대표들과 비빔밥 오찬에서는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를 향해 "제가 잘 모시도록 하겠다. 자주 뵙기를 바란다"며 야당과 활발할 소통에 나설 뜻을 피력했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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