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첫날 빨강·파랑 섞인 넥타이…李 대통령, 국회 미화원부터 챙겼다

성승훈 기자(hun1103@mk.co.kr) 2025. 6. 4. 19:54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오전 6시 21분 임기 시작한 뒤
인천→동작→여의도→용산行
시민들 배웅 속 인천 자택 출발
첫 공식일정 서울현충원 참배
단식때 도움 준 미화원 만나고
계엄 날 국회 지킨 방호직 격려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4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지도부와 함께 현충탑 참배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 이승환기자]
이재명 대통령의 취임 첫날은 쉴 새 없는 일정으로 긴박하게 흘러갔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4일 오전 6시 21분 대통령 당선을 의결하면서 이 대통령의 시계도 숨 가쁘게 돌아갔다. 임기 첫날에만 △군(軍) 통수권 이양 △국립서울현충원 참배 △취임선서 △인선 발표 △주요국 정상 통화 등을 소화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 32분 인천 계양구 귤현동 자택에서 김혜경 여사와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사저 앞은 이웃 주민들과 지지자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이 대통령은 10분간 지지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당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후에는 대통령 전용 차량인 벤츠 승용차를 타고 국립서울현충원으로 향했다.

당선이 확정되자마자 이 대통령은 국가 의전 서열 1순위에 오르면서 경호가 최고 수준으로 올라갔다. 계양구 사저 앞에도 경호원들이 주요 동선마다 배치됐으며 경찰특공대와 폭발물 탐지견도 삼엄한 경계 태세를 갖췄다. 사저부터 아파트 정문까지는 약 100m 구간에 철제 펜스까지 설치됐다.

역대 대통령들과 마찬가지로 첫 공식 일정은 국립서울현충원 참배였다. 오전 10시 15분께 국립서울현충원에 도착한 이 대통령은 순국선열 헌화·분향·묵념 순으로 참배하고 방명록에 “‘함께 사는 세상’ 국민이 주인인 세상, 국민이 행복한 나라, 국민과 함께 만들겠습니다”란 메시지를 남겼다.

이 대통령 부부는 오전 10시 50분에 우원식 국회의장과 함께 국회 로텐더홀에 들어섰다. 이 대통령이 국회에 도착하자 양옆에 도열한 더불어민주당 당직자들이 박수를 쏟아냈다. 이 대통령은 국민 통합 의지를 선명히 밝히고자 파란색·빨간색·하얀색이 섞인 넥타이를 맸다.

취임선서 행사에는 5부 요인과 국회의원을 비롯한 주요 내빈 360여 명이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웃으면서 조희대 대법원장과 악수하기도 했다. 조 대법원장은 이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2심을 선고한 원심 판단을 뒤집고 유죄 취지로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던 바 있다.

취임선서에 앞서 야당 대표들과는 따로 악수를 못하자 “들어오면서 못 봬서 악수를 못했는데 오해하지 말아 달라”며 여유 있는 표정을 보이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오전 11시 8분부터 취임사를 읽기 시작했다. 24분간 이어진 취임사에는 이재명 정부의 국정 운영 철학이 고스란히 담겼다.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취임선서식을 마치고 청소근로자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선서 직후에는 국회 청소노동자와 의회 방호직원을 만났다. 이 대통령이 2023년에 단식하는 과정에서 여러 도움을 줬던 당대표실 담당 미화원 최성자 씨를 찾아 나서기도 했다. 아울러 12·3 비상계엄령 선포 당시 국회를 지켰던 방호직원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취임 첫날부터 자세를 낮추며 국민 곁으로 다가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후에는 국회의사당 잔디광장에 모인 국민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했고, 국회 사랑재에서 야당 대표들을 만났다.

우 의장과 박찬대 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를 비롯해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 김선민 조국혁신당 당대표 직무대행, 김재연 진보당 대표, 한창민 사회민주당 대표,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가 참석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취임 첫날부터 야당 당사를 찾을 수도 있다는 뜻을 내비친 바 있다. 직접 상대 정당을 찾지는 않았지만 사랑재 오찬을 통해 국민통합·포용 메시지를 낸 것으로 풀이된다. 첫 번째 상견례인 만큼 오찬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이뤄졌다.

점심식사를 마친 이 대통령은 곧장 용산 대통령실로 향했다. 신용산역·삼각지역 일대에는 이 대통령을 환영하는 현수막이 내걸렸다. 이 대통령이 처음 용산 대통령실에 들어선 시간은 오후 1시 25분이다. 대통령실 의전비서관으로 내정된 권혁기 전 민주당 당대표 정무실장이 이 대통령을 직접 맞았다.

집무실에 도착한 이 대통령은 업무를 살펴보고 오후 2시에 내각·대통령실 인선을 발표했다. 브리핑룸에 서서 언론과 직접 소통했다. 이 대통령은 용산에 들어선 소회로 “꼭 무덤 같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필기도구·컴퓨터·프린터도 없어서 황당무계하다”며 “결재 시스템도 없고 지장을 찍으려 해도 인주가 없다”며 열악한 현실을 토로했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