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패배, 지하로 간 국힘…권성동 "李 리스크 잡음없는 민주당 배워야"
權, 계엄·탄핵·선거참패 등 친한계發 문책·사퇴론 거부
"적과 싸워야하는데 내부 향해…절대적으로 '사라져야'"
정작 金 "민주주의 없어" 작심발언…계엄·후보교체 비판

12·3 비상계엄, 윤석열 전 대통령 만장일치 파면, 4·2 재보궐선거와 조기 대선 참패까지 반년간 국민의힘 투톱 자리를 고수한 권성동 원내대표가 "더불어민주당이 하는 것을 배워야 된다"고 말했다. 탄핵 반대, 계엄옹호 세력 절연 거부 등을 문책하며 사퇴를 요구한 친한(親한동훈)계에 거꾸로 '반성'을 촉구했다.
친윤(親윤석열)계 권성동 원내대표는 4일 오후 여의도 중앙당사 지하1층 다목적홀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선거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 공동선대위원장 일원으로 "이번 대선을 치르면서 뭐 여러 가지 패인이 있었겠지만 우리 당이 공동체의식을 회복해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나와 생각이 다르단 이유로 이런 저런 요구하면서, 우리가 적을 향해서 싸워야되는데 내부를 향해서 싸우는 이런 모습은 '절대적으로 사라져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우리가 분열, 분열 말로만 하지 말고 정말 어렵고 힘들 땐 민주당이 하는 것을 배워야 된다"고 했다. 당내 비판을 소위 내부총질로 규정한 모양새다.
특히 "이재명 후보(대통령 당선)가 도덕적·인격적 결함과 법적 리스크가 얼마나 많은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보로 선정하고 또 후보의 당선을 위해 잡음 하나 없이 뛰는 모습을 우리가 타산지석으로 삼아야될 것"이라며 "그런 점에서 우리 모두 반성을 해야 되고, 철저하게 성찰을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지난 제20대 대선과 21대 대선까지 민주당 후보였던 이 대통령에 대해 지자체장 시절 범죄 혐의와 전과, 방탄국회 공세로 도덕적 우위를 점하려 해왔다. 그러나 헌법재판소로부터 전원일치로 위헌 판단까지 받은 윤 전 대통령발(發) 비상계엄 사태 공식 사죄와 쇄신론 등 당내 자정 노력은 거부한 셈이다.
권 원내대표는 다만 "우리 김문수 후보님께서 어려운 과정을 딛고 아주 열심히 싸워주셨다"며 "너무 고생 많았고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계엄이다. 하지 말아야 할 계엄을 했기 때문에, 우리가 이러한 어려움에 처했다. 이런 선거패배 원인에 대해선 제가 따로 한번 시간을 갖고, 소상하게 말씀드릴 기회를 갖겠다"고 했다.
그러나 권 원내대표와 '대선후보 강제 교체' 파동으로 대립했던 김문수 전 후보가 마지막 발언 순서에서 쓴소리를 했다. 그는 "오늘 이재명 대통령 취임식을 보면서 '제가 정말 너무나 큰 역사적인 죄를 지었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면서 참석자들에게 큰절로 사과의 뜻을 표했다. 대선 참패 원인도 공개적으로 짚었다.
김 전 후보는 "첫째는 우리 당이 지금 민주주의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와 신념, 그것을 지키기 위한 투철한 사명이 없다"며 "그게 바로 계엄이란 '상상할 수 없는 일'로 나타났다"면서 "우리 당이 그 계엄을 했던 우리 대통령을 뽑았고 대통령의 뜻이 당에 많이 일방적으로 관철된 것에 대해 깊은 자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란 건 목표도 중요하지만, 그 수단이 매우 중요한데 전혀 적절치 않은 수단을 쓰도록 우리가 말릴 수 없었던, 또 그것을 제어하는 힘이 우리 내부에 없었다는 점에 대해서, 매우 큰 문제가 있다"고 했다. '두번째 이유'로는 "우리 당내 민주주의가 무너졌다"며 한덕수 전 국무총리로의 강제 단일화 논란을 소환했다.
김 전 후보는 "우리가 '과연 어떤 사람을 당대표로 뽑느냐, 또는 누구를 공직후보자로 뽑느냐' 민주주의가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 삼척동자가 보더라도 말이 안 되는 방식으로, 우리가 공직 후보를 뽑지 않았나"라며 "과연 민주주의가 살아있나. 민주주의가 아직 숨을 못 쉬는 당이란 점에서 깊은 성찰과 개혁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또 "경제와 민생에 대한 우리 당의 투철하고 확고한 자기 역할이 필요하다"며 "외교안보에 대해서도 핵무기와 한미동맹, 한미일 외교 또는 여러가지 부분에서도 우리가 확고한 우위를 주고 있느냐"고 전문성과 현장 밀착을 강조했다. 당내 의견차이 조율에 관한 "좀 더 민주적이고 허심탄회한 룰"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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