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실용·통합의 깃발 들고 출범한 이재명 정부

중부일보 2025. 6. 4.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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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21대 대통령으로서의 첫발을 내디뎠다. 그리고 취임사를 통해 "진보도 보수도 없다"며 "실용적 시장주의 정부"를 선언했다. 일단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의지로 읽혀진다. 언급한 대로 이 대통령은 민생 회복과 경제 재건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통합과 실용을 국정운영의 핵심 기조로 내세운 일은 국민 모두에게 무척 고무적이다. 지금같이 정치적 양극화가 극단으로 치닫고 경제사회 전반이 불확실성에 휩싸인 대한민국의 현실을 고려할 때 분명 주목할 만한 방향 제시라는 점에서다. 이 대통령의 취임사는 무엇보다 과감한 전환을 예고하고 있다. 이념의 유산으로 남은 박정희식 개발주의도, 김대중식 복지·정보화 정책도 필요하고 유용하면 구별 없이 쓰겠다는 뜻이다.

우리는 무엇보다 과거 정치권이 보여준 진영논리에 대한 탈피 선언에 주목하고 있다. 기존 정부가 주도한 시장 통제에서도 시장 지원에서 정부 격려로의 전환을 다시 말해 적극적 정부이되 시장 친화적 태도를 취하겠다는 얘기다. 이런 그의 국정 철학이 바로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구조적 문제에 대한 하나의 해법이 될 수 있다. 다만 실용은 방향이 아니라 태도에 가깝다. 실용은 현실에 기반한 유연한 정책 조합을 뜻하지만 이해관계가 상충하는 현실 정치 속에서 실용은 결단의 정치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실례로 경제 위기 대응을 위한 비상경제대응TF 가동, 네거티브 규제 전환, 사회안전망 확충, 첨단산업 투자 등은 그 결단의 구체적 내용일 수 있다.

통합의 정치가 필요하다. 이 대통령은 "5천200만 국민의 5천200만 가지 열망"을 언급하며, 자신이 특정 지지층이 아닌 모두의 대통령임을 강조했다. 물론 정치적 통합은 선언만으로 이뤄지지 않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진정한 통합은 반대 진영의 목소리를 제도와 정책 속에 담아낼 수 있어야 한다. 여소야대의 국면에서는 입법적 협치를 끌어내는 능력이 통합의 진정성을 입증할 시험대가 될 것이다. 외교·안보 분야에서도 이 대통령은 '실용'과 '국익' 중심의 외교 노선을 분명히 했다.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한미일 협력을 강화하되 중국과 러시아 등 주변국과의 관계도 실리적으로 재편하겠다는 전략이다. 북핵 문제에 있어서는 억지력 기반의 안보태세를 유지하면서 대화의 창을 열어두겠다는 '강온 양면 전략'을 제시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깊고 큰 상처 위에 희망을 꽃피우라는 준엄한 명령"에 응답하겠다고 했다. 이 말이 공허하지 않기 위해서는 상처를 직시하고 치유하려는 용기와 진정성이 뒷받침돼야 한다. 정권 교체가 인사 교체에만 그치지 않기를 바란다. 이제 첫걸음을 뗐다. 민생과 경제, 통합과 개혁, 실용과 정의가 교차하는 시대에서 대통령이 약속한 진짜 대한민국은 구체적 성과로 증명돼야 하는 출발점에 서 있다. 국민 삶에서 체감되는 변화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통합과 실용의 성패는 실행력과 설득력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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