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감학원 피해 항소심서 국가 손해배상액 80% 늘어

아동인권 침해 사건인 선감학원 피해자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의 항소심에서 위자료 인정액이 1심보다 최대 80% 증가했다.
서울고법 민사1-2부(재판장 이양희)는 4일 선감학원 피해자 강아무개씨 등 14명이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국가와 경기도가 피해자 1명당 4500만원에서 6억5000만원까지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1심보다 350만원~2억5000만원까지 늘어난 액수다. 재판부는 “위헌·위법한 부랑아 단속에 따라 원고들은 장기간 강제 수용되었다”며 “위법성의 정도가 매우 중하고 유사한 인권 침해 행위가 자행되지 않도록 억제·예방할 필요가 크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대부분의 원고들은 현재까지도 정신적·육체적 후유증으로 고통 받고 있고, 경제적으로도 취약한 상태”라며 “경기도는 피해자 지원 조례에 따라 일부 원고들을 대상으로 위로금 등을 지원하고 있지만, 대한민국은 현재까지 피해자들에 대해 공식적인 사과를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경기 안산시 선감도에 있었던 선감학원은 일제강점기 말기인 1941년 10월 조선총독부 지시로 설립돼 이른바 부랑아들을 수용했고 1982년까지 운영됐다. 피해자인 강씨 등은 2022년 12월 국가와 경기도를 상대로 1인 수용기간 1년당 1억2000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손해배상 소송을 청구했고, 지난해 1심 재판부는 국가의 불법책임을 인정하며 1년 수용 기간에 1명당 5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이를 토대로 국가와 경기도는 피해자 1명당 2500만원에서 4억원의 위자료를 지급해야 했다. 이는 선감학원 피해자의 국가 배상 소송 중 첫 1심 판결이었다.
1심 선고 1년여 만에 항소심 재판부는 대한민국과 경기도의 불법행위 책임을 더 폭넓게 인정했다. 재판부는 “대한민국이 추진한 부랑아 단속 정책에 따라 산하 경찰과 공무원들은 법률상 근거가 없음에도 조직적인 부랑아 단속을 실시했다 ”며 “그 과정 에서 구 아동복리법과 같은 법 시행규칙 등에서 정한 보호자 의견 청취와 통지 등의 기본적 절차를 준수하지도 않았다 ”고 봤다 .
이번 항소심에서 경기도는 “선감학원 운영 사무가 국가사무 로서 경기도지사에게 위임된 기관위임사무에 불과하다 ”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선감학원을 운 영하는 구성원은 경기도지사가 조직하고 임명하였으며 , 선감학원의 운영비용은 경기도의 예산으로 충당됐다 ”고 보고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
장현은 기자 mix@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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