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도착한 李대통령 "꼭 무덤 같다"
'늘공' 대통령실로 복귀 지시
◆ 이재명 시대 ◆

용산 대통령실 주인이 바뀌면서 4일 대통령실 청사는 하루 종일 분주하게 돌아갔다. 대통령실 경호처는 더불어민주당에서 사전에 넘겨받은 핵심 인사 80여 명에 대한 신원 조회를 실시하고 대통령실 임시 출입증을 발급했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김현지 전 이재명 의원실 보좌관 등 핵심 인사들이 이날 대통령실 출입증을 수령했다. 대통령 비서실과 안보실 정원은 총 490명인데, 이 중 시설 관리·수송관 등 특수고용직군을 빼면 400여 명이 근무한다. 이 가운데 절반에 해당하는 국회 등 정치권 출신의 전 정권 '어공(어쩌다 공무원)'들은 모두 지난 3일부로 대통령실을 떠났다. 따라서 민주당에서 넘어온 100여 명의 선발 인력이 아직 남아 있는 일부 부처 파견 '늘공(늘 공무원)'들과 협업하며 정부 과제를 추진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오후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인사 발표에 앞서 전 정부의 인수인계가 전혀 없다는 점을 토로했다. 그는 "꼭 무덤 같다. 아무도 없다. 필기도구를 제공해줄 직원도 없다. 컴퓨터도 없고, 프린터도 없고 황당무계하다"고 답답함을 표시했다. 또한 "결재할 시스템이 없다. 그래서 손으로 써서 지장을 찍어야 할지, 지장을 찍으려니 인주도 없다. 이걸 어떻게 해야 하나 지금 고민"이라고 말했다.
다소 농담을 곁들인 발언이었지만, 앞선 대통령실 직원들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표시한 것으로 읽힌다.
이후 이 대통령은 대통령실에서 근무하다 소속 부처로 돌아간 일반 공무원들의 즉시 복귀를 지시했다. 새 정부와 상의 없이 자의적으로 부처로 복귀했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 취임 첫날인 이날 오전에는 지난 4월 초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직후 내려간 봉황기가 다시 올라갔다. 윤석열 정부 때 대통령실 본관 정면에 걸려 있던 '다시 대한민국, 새로운 국민의 나라'라고 적힌 대형 현수막도 철거됐다. 이 대통령은 앞서 청와대로 대통령 집무실을 옮기겠다는 입장을 밝혀왔지만 당분간 용산 대통령실을 사용할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언론 인터뷰에서 "국정 책임자의 불편함 때문에 수천억 원을 날리는 게 말이 되느냐"며 "잠깐 (용산에서) 조심해서 쓰든지 하고 청와대를 최대한 빨리 보수해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오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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